최무배 과연, 프라이드에서 통할 것인가
선수라 불리우기엔 어색한 이름 "최무배"
최무배 감독(최무배 레슬링체육관/34)이 오는 15일 [PRIDE BUSHIDO VOL.2]에 출전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출전이 확정된 만큼, 이제는 선수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최무배 선수”라는 어감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아마추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국가 대표 출신이자 MMA(종합격투기)팀인 ”팀 태클”의 헤드코치를 역임하고 있는 최무배 선수. 엘리트 스포츠인 레슬링의 저변화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고 있는 그가, 갑작스럽게 세계적인 MMA 대회인 [PRIDE BUSHIDO VOL.2]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현역 선수가 아니라는 점, 게다가 국내대회가 아닌 세계적인 무대라는 점에서 그 궁금증은 더할 것이다.
그런 팬들의 궁금증은 크게 2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진다. 과연 최무배 선수가 그런 세계적인 대회에서 얼마나 좋은 시합내용을 보여 줄 것인가가 그 첫번째이고, 나머지 하나는 왜 갑작스럽게 PRIDE에서 무명 파이터에 가까운 한국의 최무배 선수를 선택했는가이다.
최 선수가 링에서 맞닥뜨릴 상대는, 1999년 아시아 레슬링 선수권대회 4위 및 2000년 전일본 레슬링 선수권대회 우승에 빛나는 이마무라 유스케(타카다 도장/27) 선수이다. 그의 MMA 전적은 2승 4패이고, 작년 10월에 열린 [PRIDE BUSHIDO]에도 출전이 검토되었으나, 실력 미달로 결국 참전하지 못했다.
비록, 이마무라 유스케의 MMA 전적이 신통치 않다고는 하나, 그는 PRIDE 및 KOTC에도 참가한 경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다. 또한 최 선수가 서게 될 무대는 프로 격투가라면 누구나가 서고 싶어하는 PRIDE의 링이다. 따라서, 이번 최 선수의 [PRIDE BUSHIDO VOL.2]의 참전은, 그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국내 팬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일대 사건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최 선수의 경기 예측보다는, 그의 [PRIDE BUSHIDO VOL.2]에의 참전이 갖는 의미와 그 배경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우연찮게 맞닥드린, 효도르와의 대결(?)
최 선수의 참전 배경은 타 언론에서 알려진 것 처럼, 최 선수가 지난해 11월 프라이드 관전을 위해 일본에 간 것이 계기가 됐다. 경기 전날, PRIDE는 한국팬들을 위해 효도르, 마크 콜먼 등의 유명 격투가를 초청한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PRIDE의 파이터들이 팬들을 위해 시범 기술을 선보이는 시간이 있었는데, 최 선수의 균형감각과 힘으로 인해 현 PRIDE 헤비급 챔피언인 에밀리안코 효도르 선수가 기술을 걸기에 꽤 힘이 들었다고 한다.
이 후에 PRIDE 관계자들이 최 선수가 한국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번에 국내 이종격투기 단체인 스피릿MC측에서 PRIDE측에 최 선수의 출전을 추천하면서 꿈의 무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최 선수의 이번 PRIDE 링 참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격투기 팬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위와 같은 기사를 보면, “아,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구나. 재밌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격투기 팬, 나아가 MMA팬들이라면, 상기의 기사만으로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그들은, 세계최대의 MMA 이벤트라고 평가받는 PRIDE의 링에 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드로 가는 험난한 길.
그렇다면, PRIDE의 링에 서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잠깐 살펴보자.
1.PRIDE 본선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저명한 MMA대회에서 충분히 기량을 점검 받은 선수에 국한된다. 가령 UFC, KOTC, PANCRASE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 받아야 하는 것이다.
2.프로 격투기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인 경우라면, [PRIDE CHANLLENGE]라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이 [PRIDE CHANLLENGE]는 올해 1월 18일에 제1회 대회가 개최되었고, 3월 28일에 2회째를 맞이한다고 한다. PRIDE라는 본선 링에서, 세계 강호를 상대로 일본인 파이터들이 연일 고배를 마시자, PRIDE 주최측에서 자국의 MMA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고안해 낸 이벤트이다. 따라서 당연히 참가 대상은 일본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3.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해외에서 프로 경력이 있는 파이터라면, PRIDE의 등용문 이벤트인 [THE BEST]에서 기량을 인정받아야 한다. [THE BEST]는, 해외에서 개최되는 MMA 대회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둔 선수들만을 초청하여 서로의 기량을 겨루는 대회이다. 물론 이 무대는 일본의 프로 격투기 선수들도 참전한다.
(2003년에 벌어졌던 [PRIDE GP OPENING]에서, UFC에서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척 리델 선수를 상대로 선전하여 국내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알리스타 오베림” 선수도 이 [THE BEST]에 참전한 후, PRIDE 링에 올라간 케이스이다. 알리스타 오베림 선수는 이 [THE BEST VOL.2]에서 이번에 최무배 선수와 대결하는 이마무라 유스케를 꺾은 바 있다.)
4.마지막으로 [PRIDE BUSHIDO]대회가 있다. 이 [PRIDE BUSHIDO]는 작년 10월 5일에 신설된 이벤트로서, 본래 취지는 경량급 선수들의 기량의 장으로 개설된 것이다. “BUSHIDO(무사도를 의미)”라는 이벤트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대회는 일본인 탑파이터 vs 세계의 탑파이터라는 컨셉으로 열린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외적에게 대해,일본의 진정한 무사(사무라이)도를 보여주자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1회 대회(2003/10/5)에서는, “그레이시 일족 vs 일본 팀, 5 대 5 대항전”이라는 타이틀 아래 행해졌고, 이번 2월 15일에 열리는 [PRIDE BUSHIDO VOL.2]에서는, “슈트 박스 vs 일본 팀, 3 대 3 대항전”의 컨셉 아래 개최된다. 따라서 [PRIDE BUSHIDO]대회는, 이미 어느 정도 기량을 인정 받은 선수들만이 참전한다는 점에서, PRIDE의 등용문 성격의 대회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대회 컨셉에서 비켜나 있는 선수들에게는 PRIDE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등용문의 성격도 어느 정도 가미되어 있다.
한국 MMA의 새로운 장을 열다.
이렇듯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겨우 설 수 있는 곳이 PRIDE의 링이다. 하지만, 이번 최무배 선수의 경우는 상기 1), 2), 3)을 순식간에 뛰어넘어 갑자기 4)로 직행한 것이다.
물론, 이번의 최무배 vs 이마무라 유스케전은 [PRIDE BUSHIDO VOL.2]의 정규 매치메이크의 성격보다는 이벤트성이 짙은 경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해외로 중계되는 PPV에는 이 경기가 생략될 것이고,상대가 지명도가 없는 이마무라라고 본다면, 일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도 하이라이트 정도로 방영될 것이다.
허나 최 선수의 PRIDE 참전은, PRIDE 주최측과 한국의 MMA계로 볼 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PRIDE로서는,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자신들의 링에 한국 선수를 등장시킴으로써,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의 격투기 붐의 촉매제 역할을 하여, 장기적으로도 PRIDE 시리즈에 대한 한국 팬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지속시키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현역 선수가 아닌, MMA 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 발굴에 힘쓰고 있는 최무배 선수를 선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현역 선수의 참전과 최무배 감독(?)의 참전이 갖는 의미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스포츠가 활성화되려면, 반드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스타가 필요하다. 그 스포츠가 지금 막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현역 선수라면, 그가 한국 MMA계를 이끌어 나갈 위치에 서기 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PRIDE로서는 지금 당장 한국 MMA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인물이 필요하였을 것이고, 최무배 선수의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 및 아마추어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그의 활동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최무배 선수의 이번 [PRIDE BUSHIDO VOL.2]의 참전 동기는, 국내 레슬링의 대중화 및 MMA 활성화를 조속히 이루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는, 97년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후부터 아마추어 레슬링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따라서, 그의 이번 [PRIDE BUSHIDO VOL.2] 참전은, PRIDE의 이런 의도와 최 선수의 계획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양측의 야심찬 합작품이 계획대로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경기에서는 최 선수가 멋진 기량으로 승리를 거둬, 국내에 MMA가 보다 빨리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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