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내가 사랑하는 태권도
‘안타깝다.’
사람들은 화려한 무술을 좋아한다. 물론 자신들이 할 수 없는 동작에 대한 신비함과 부러움 등을 느낀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인 사람들은 태권도를 ‘시시한 운동’이라 생각하고 있다.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그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어렸을 때 태권도를 한 사람들이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현재까지 수련을 해온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끝까지 하는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다.
어렸을 때는 거의 어머니나 아버지의 강요 아닌 강요로 ‘학원’을 다닌다는 생각으로 태권도장을 찾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저 오래가야 검정 띠 까지만 따고 그만두는 아이들이 거의 대다수다.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태권도는 격투술이 아닌 ‘기합’, ‘마음가짐’ 그리고 적당한 수련에서 오는 몸의’건강함‘이다.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 태권도를 하고 그만둔 사람들은 태권도는 대충 발차기만 ’어이! 어이‘하는 식에 무술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물론 그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어릴 적 자신들이 배워온 태권도가 그들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태권도의 전부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찬양하는 무술 중 대다수가 ’ 중국무술(우슈) ‘ 같은 종류다. 중국무술(우슈)는 영화나 만화 등 대중매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활약(?)하며 사람들에게 중국무술(우슈)에 대한 환상을 크게 주입시켰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공중에서 발차기를 수십 번 해대고 등등~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화면편집기술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른 체 하고 있다.
충주세계무술축제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소림사에서 온 어린아이가 자신의 소림무술의 ’품새‘를 현란하게 구사했다. 나 역시 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나중에 그 아이와 ’택견‘을 하는 아이를 대련을 붙였을 때 소림동자의 의외의 행동이 본 기자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소림동자는 조금 전 보여주었던 화려한 품새는 다 어디 가고 어기적어기적 거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니었는가?
우슈라는 무술에도 태권도의 ’겨루기‘와 같은 ’산타‘라는 종목이 있다. 그 경기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태권도 시합의 뻥뻥거리는 호구소리가 그리워(?)진다. 멋모르는 대다수의 중국무술 찬양론자들이 이런 ’산타‘를 보고도 계속 중국무술을 찬양할 수 있을까? 이런 중국무술의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람들 눈에 태권도는 과연 어떻게 보일까?
그러나 태권도는‘강하다.’
우리나라인구 대다수가 태권도를 접하고 있는 곳이 ‘태권도학원’이다. 이곳은 수련생 한 명당 7~8만원 정도의 월 회비를 받고 운영되는 한마디로 ‘직장’이다. 이곳의 관장과 사범은 가장 첫째로 목표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도장이 꾸준히 운영될 수 있는 ‘수익‘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망하지 말자‘가 급훈인 셈이다. 이러다 보니 ’태권도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 대다수가 무도로써 혹은 스포츠로써의 태권도가 아닌 놀이로써의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그랬듯이 나도 대학에 오기 전까지 ’월급쟁이사범‘을 해서 알지만 어떤 때는 하루 내내 놀기만 하고 가는 날도 있다. 물론 아주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는 태권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유아체육‘만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물론 관장 지시 하에...)
태권도 선수들이 배우는 일명선수발차기(스텝)는 실전 격투는 물론 다른 유파의 무술과의 대련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술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을 배우려면 힘든 훈련이 필요하다. 그나마 몸이 어느 정도 성숙한 중학교 3학년 이상 되는 아이들에겐 시간대를 성인 부로 올려 보내고 선수발차기를 가르친다. 물론 학교선수부가 배우는 것처럼은 안 돼도 수련부분엔 최선을 다해 맞추고 있다. 재미있는 호신술과 더불어...
갑자기 변하는 수련프로그램에 이 아이들은 힘들지만 오히려 태권도가 이렇게 격한 무술이었나 하며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오히려 더욱 열정적으로 태권도를 배우길 희망한다.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태권도 회비를 내는 아이들도 간혹 있었다.) 이 이마저도 우리나라 학벌 문제 중 최고봉인 고등학교 문제로 태권도를 잠시 접는 아이들도 대다수지만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절대 태권도를 업신여기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태권도
태권도 시합을 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하는 말이 ‘왜 저렇게 뜸들이고 있냐?’,‘ 날라차기 같은 것 좀 차보고 그러지...’ 라는 말들이 많다. 물론 스포츠 태권도를 모르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볼거리가 없는 태권도경기가 지루하기는 할 것이다. 재밌는 건 일반사람들은 득점 인정이 아닌 공격이라도 다리가 높게 올라가거나 몸 전체의 스핀이 들어간 공격이나 점프공격 같은 것이 나오면 사람들은 환호를 한다는 것이다. 막말로 호구소리가 커야 장땡인 우리나라 태권도 시합에 그런 것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이제 곧 이런 일반사람들도 좋아할 태권도시합이 생길 것이다. 바로‘전자호구’ 도입이다. 원래는 지난 년도 종별선수권 대회부터 도입되기로 했지만 호구의 약간의 기술적 오류로 인해 대충 1년 정도 미뤄졌다. 이런 전자호구의 도입은 그간 어느 정도 무시되어 왔던 주먹공격을 포함해 실전적인 격투엔 효율적이지만 쓰이지 않았던 발기술들이 대거 등장하며 좀더 ‘볼거리’가 한층 많아진 태권도시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태권도는 그 어떤 무술보다도‘멋있는 무술’이다. 태권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더욱 태권도의 대중화가 이루어져 나와 같은 자부심을 느끼는 태권도인들이 많아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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