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치빈 '최강 스트라이커' 타이틀 아슬아슬

『스트라이킥 데이토나』 최강자전 열려
위기의 순간이었다. (사)한국격투기연맹 16전 무패 8KO승의 강자, 부산 사나이 심정식의 저돌적인 인파이팅에 임치빈은 완전히 승기를 놓친 듯 보였다. 판정으로도 심정식이 유리한 상태. 2라운드를 끝내고 자기 코너로 돌아간 임치빈에게 득달 같이 달려들어 이것저것 어드바이스를 던지는 코칭스텝의 표정에도 위기감이 역력하다.

2라운드 종료 후 바빠진 임치빈 코너 모습
27일 삼성동 김미파이브 특설링에서 펼치진 『스트라이킥 데이토나 최강자전』 메인 경기였던 임치빈 대 도전자 심정식 전. 앞선 두 경기가 조금은 싱겁게 끝난 탓에 메인 경기에 거는 관중들의 기대는 더욱 컸다. 특히 최강 스트라이커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며 링에 선 임치빈이 얼마나 강렬한 플레이를 보여줄 지 모두들 주목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링에 올라온 임치빈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원래 받아치기로 게임을 풀어가는 선수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상대의 공격을 기다리며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는 듯 했다. 게다가 한 눈에 보기에도 지난 9월 스트라이킥 경기 때보다 몸의 근육량이 줄어들었음을 눈치챌 수 있어 경기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임치빈 측 관계자들은 “치빈이가 사실 운동을 제대로 못했다. 게다가 지난 경기 이후 쉬면서 체중이 많이 불어서 갑작스럽게 잡힌 경기 일정에 맞춰 좀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하다보니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리틀 탱크 심정식
반면 심정식은 이번 경기가 무려 5년 만에 처음 갖는 복귀전으로,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이니 최선을 다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부터 전혀 주저함 없이 과감한 공격을 펼쳐나갔는데, 다부진 몸매와 강한 힘을 실은 공격으로 집요하고 파고드는 심정식의 모습은 마치 작은 탱크를 보는 듯 했다.

5년 만의 복귀전임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준 심정식
특히 그는 임치빈을 상대로 상당한 준비를 많이 한 듯, 가드를 잘 내리는 임치빈의 버릇을 놓치지 않고 큰 펀치를 여러 차례 임치빈의 안면에 적중시키며 몰아부쳤고, 임치빈은 간간이 심정식을 잡고 맞받아치려 했으나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로프에 밀렸다가 빠져나오기를 반복했다. 근접전에서는 오히려 몸이 작은 심정식이 유리했던 것이다.
사실 경기 전에 심정식 선수를 처음 직접 봤을 때는 생각보다 더 키가 작다는 느낌이었고, 상대적으로 더 두터워보이는 근육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무리하게 파워 위주로만 트레이닝하여 스피드와 유연성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했었다. 그러나 경기 중에 보여준 그의 움직임은 임치빈을 놓치지 않고 따라붙었고, 중단과 상단을 적절히 공략하는 유연한 발차기를 선보였다.
승자와 패자 뒤집힌 희비 교차
그러나 3라운드에 들어서자 갑자기 양상이 뒤바뀌었다. 시종 유리하게 경기를 이끈 심정식은 약간 방심했는지 방어보다 공격을 강화하는 모습이었는데, 임치빈은 팔을 뻗어 심정식에게 접근할 여지를 주지 않고 로우킥과 중거리에서부터의 무릎 공격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유효했다. 안면 펀치가 봉쇄당한 심정식은 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임치빈의 거리 안에서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임치빈은 마치 3라운드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심정식의 목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거나 밀고 당기며 복부와 얼굴에 연속적으로 무릎차기를 질러넣었다.

3라운드 시원스런 무릎차기로 승기를 잡은 임치빈
완전히 판도가 뒤집힌 3라운드까지 마친 결과, 판정은 30 -29 심판 전원 일치로 임치빈의 승. 비록 이기긴 했지만, 국제 무대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임치빈으로서는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경기 후 임치빈은 “운동을 제대로 못한 결과가 드러났다. 좋지 못한 경기를 보여드려서 팬 여러분을 실망시킨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루 빨리 제 실력을 찾도록, 아니 더 나은 모습으로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스트라이킥의 한 관계자도 “원래 이 다음 경기를 태국에서 가질 계획이었고 K-1 MAX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상태로는 국내 경기만으로도 힘들어 보인다.”라며 앞으로 훈련 강화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심정식 측은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세가 등등하다. 경기를 끝낸 직후 인터뷰에서 심정식은 “5년만의 복귀전이기도 하거니와, 사실 말은 안 했지만 다리에 부상도 입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라운드 들어 발차기를 내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임치빈 선수와 붙어보니 그다지 힘든 상대가 아니였습니다. 제 컨디션을 완전히 찾는다면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을 듯 합니다. 가능하다면 재도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창석 더욱 강해졌다
한편 태권도 출신 파이터 박창석은 지난 대회 이후 글러브 테크닉을 집중 훈련한 듯, 격투기 주니어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의 상대를 펀치와 로우킥으로 공략, 1라운드에 쓰러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겨우 2전 째의 선수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펀치와 로우킥이었다. 그런가 하면 예의 뒤돌려차기도 두세 차례 선보이며 링에 적응하는 태권도라는 자기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었고, 태권도를 응원하는 일반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링에 적응하고 있는 태권도 파이터 박창식
그러나 두 번 째 경기에서 출전한 합기도 선수 최성우는 안면 펀치를 맞아본 경험이 전무한 지 경기 시작하자 마자 강현구 선수의 펀치를 맞고 그대로 다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어이없이 패하고 말았다. 선수 수준이 검증되지 않은 미스 매치 메이킹이었다. 『스트라이킥 데이토나』는 현재까지 열린 입식타격 경기에 대한 관중들의 호응에 힘입어 앞으로 김미파이브에서 매일 경기를 하는 대회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같은 미스매치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 수급에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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