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파이트 어디까지 망가지려나?
MMA 대회이기를 포기한 네오파이트
지난 20일 열린 네오파이트 『Into the Fire 2/2』 경기를 보고 온 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이 제목에 동감할 것이다. 개회 전 막간을 이용한 2류 가수의 트로트 공연, 무려 40여 명에 이르는 내빈 소개 등 전체적인 대회 진행이 형식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모두 마치 1980년대 무술대회로 회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펼쳐진 헤비급 16강전과 미들급 4강 및 결승전의 경기 진행에서조차 더 이상 MMA의 색채는 보이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스탠드에서건 그라운드에서건 교착 상태에 들어가면 무조건 다시 시작하도록 하는 경기 진행 방식이었다. 물론 그라운드 시간을 짧게 규정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다이도주쿠(大道塾)에서 주관하는 호쿠토오기(北斗旗) 오픈토너먼트 대회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나 그것은 호쿠토오기 대회의 베이스가 가라테이고, 또 그에 따라 추구하는 ‘서서 싸우는 격투기’라는 방향성이 분명하기 때문이며, 거기에 어울리는 포인트 규정이 있다.
그러나 네오파이트는 원래 MMA를 추구하며 그라운드 기술을 적극 허용했던 대회이다. 더구나 대회 방향성의 수정 등에 대해 앞선 공지는 없었고, 그 날 서성일 대표의 인사말에서 “경기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교착 상태에서에서는 무조건 스탠드 상황에서 재시작하겠다.”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이는 MMA의 속성을 부정하는 발언이었다. 게다가 막상 경기 중에 심판들의 대처는 참으로 어이없는 것이었다. 그라운드 공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스윕해서 마운트 포지션을 차지한 순간이나 관절기를 시도하려는 순간에 경기를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교착 상태도 아니고 지루한 가드 포지션에서의 손싸움도 아니었다.
무책임한 경기 진행에 얼룩진 선수들의 투혼
더 큰 문제는 이 대회를 MMA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온 선수 그리고 MMA 경기를 기대하고 온 관중 모두에게 적잖이 당황스러운 것이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와타나베 다이스케 선수는 1차전에서 마운트 포지션을 차지하고 파운딩 펀치를 치고 있을 때 심판이 중지시키자 의아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세컨들도 “30초 룰인 것 같다!”라며 상황을 이해시키려 했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가 하면 막상 심판이 경기 종료를 선언했을 때에도 같은 상황(마운트 포지션에서 파운딩)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이겨서 경기를 중단시킨 것인지, 아니면 다시 시작해야하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심판들은 경기를 진행시키는데 있어서 일관성이 없고, 거의 매 경기마다 심판이 경기를 끝내는 타이밍이나 상황 판단이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펀치 러쉬나 사커킥에 후두부 등을 가격당하는 등 정말로 선수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는 지켜만 보고 있다거나 한 발 늦게 경기를 종료시키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반면 충분히 선수가 의식이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펀치 한 방에 경기를 종료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일부 주심은 링 밖에서 외치는 부심의 스탠드 시키라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것은 아예 그라운드 상황 자체를 이해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주심은 단지 구호를 외치고 이긴 선수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링에 서는 존재가 아니다. 가장 선수들과 가까운 위치에서 선수를 보호하고 경기를 최선의 상태로 진행시켜야 하는 것이 주심의 임무이다. 그런 주심이 전혀 경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날 경기 중 가장 관중들로부터 많은 야유를 받은 경기는 메인 게임이었던 홍주표와 오쿠다 마사카츠의 미들급 결승전이었다. 오쿠다 마사카츠는 그라운드에서 여러 차례 유리한 포지션과 결정적인 서브미션을 시도했으나 주심에 의해 스탠드 상황으로 돌아가야 했고, 결국 마운트 포지션도 아닌 하프 가드 상태에서 홍주표의 파운딩 펀치 러쉬로 인해 별다른 데미지를 입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레프리 스톱으로 승리를 빼앗겼다. 성급한 판단이었다. 더군다나 이 경기 주심은 충분히 심판으로서의 소양을 갖추고 있었던 이였기에, 경기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결국 한국 선수를 이기게 하기 위한 편파 판정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패배에 허망해 하는 오쿠다 측 코너
이날 와타나베 선수의 세컨으로 동행한 판크라스의 스타 스즈키 미노루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여기에는 여기 나름대로의 강함이 있는 것 같다.”라며 경기 진행 방식에 대해 우회적으로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오쿠다 마사카츠가 패한 후에는 “이건 MMA도 무엇도 아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다. 오쿠다가 불쌍하다.”라며 불만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21세기 한국 최초의 격투기 코미디 - 이효필 스페셜 매치
그러나 이 날 최악의 경기는 따로 있다. 바로 스페셜 매치로 준비된 이효필 전. 그의 상대 선수였던 27살 무에타이 챔피언은 어디로 가고 연세가 아무리 젊게 봐줘도 마흔은 되어보이는 러시아 동포를 상대로 경기를 벌인 것이다. 상대 선수가 링에 올라왔을 때 관중석에서 터져나오는 실망 섞인 한숨과 야유는 너무나 컸다. 게다가 그 선수를 원래 대전하기로 했던 선수보다 훨씬 강한 선수라고 소개한 점, 그런 상대를 쓰러뜨려놓고 꽃다발과 글러브를 관중석으로 던지며 기뻐하는 그의 모습은 한 편의 코미디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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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자체는 논외로 하더라도, 더욱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1회 때에 이어 네오파이트가 또 다시 관중을 우롱했다는 점 때문이다. 1회 대회 때에도 네오파이트 측은 마크 콜먼이 경기를 가지며, 리얼 파이트를 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사실 마크 콜먼은 리얼 파이트를 할 예정이 아니었고, 이 점은 경기 전 기자회견 때에도 확인된 부분이었다. 그러나 네오파이트 측은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었으며 “우리는 끝까지 마크 콜먼에게 리얼파이트를 요구했다.”는 변명으로 경기 현장에서야 시범 경기를 펼질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 때에는 그래도 마크 콜먼의 훌륭한 플레이로 무마가 되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할 말이 없다. 도대체 네오파이트는 언제까지 이런 사기극을 계속 해댈 생각인가.
돈과 힘에 휘둘리는 요식적인 대회 진행, 피와 땀으로 정정당한 승부를 내기를 바라는 선수와 관중을 우롱하는 판정, 무조건 한국이 우승해야 한다는 낡은 사고 방식… 이 모든 것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네오파이트는 앞으로 또 어떤 자극적인 미끼를 던져놓는다 한들 이 나라 격투기 팬들의 외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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