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The GRAP! 경기 결과 요약
순수 그래플링 대회가 가능하겠냐는 일부의 걱정스런 예상보다는 많은 선수들과 일반의 관심이 몰렸다. 4체급(-65, -75, -85, +85kg) 총 30여명의 참가선수들이 11시경부터 경기에 앞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룰에 관해 시범을 곁들인 사전 룰 미팅시간을 갖게 됐다. 애초에 발표된 제정 룰과 몇몇 가지 부분에서 첨가, 수정 보완된 부분이 있었기에 선수들은 주최측의 설명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최종적인 점검사항들을 선수들에게 숙지시키고 드디어 한국 최초의 순수 그래플링 대회의 막이 올랐다. 수상 내역 및 체급별 결승전 경기요약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한 남상웅선수
-65kg 급 우승 남상웅2위 박기훈
3위 정진석
경량급 경기 특유의 스피드나 기술적인 묘미는 조금 덜한 느낌이었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강자인 남상웅 선수의 존재감 때문인지 몰라도 호기 넘치는 댓쉬보다는 포지션 점유에 신경쓰고 포인트를 유지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조금 아쉬운 감이 남는다.
결승전 남상웅 vs 박기훈
BJJ출신의 동문대결이었다. 2차 전에서 강남정 선수를 맞아 플라잉 암바를 성공시켜 탭 아웃을 받아내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 남상웅 선수,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KPW 2회 대회 준우승자인 그의 실력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맞서는 박기훈 선수도 예선 1, 2 차 전에서 김기성, 최기석 선수를 무리 없이 제압하며 결승에 안착, 기대되는 결승경기였다.
심판의 시작구호와 함께 맞서는 두 선수,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듯 스탠딩 잡기 싸움부터 상당히 견제하는 모습이었다. 남상웅 선수의 태클에 이은 가드패스로 점수를 빼앗긴 박기훈 선수는 스윕을 성공시키며 포인트를 따라가지만 쉽사리 포지션을 빼앗기지 않는 남상웅 선수, 두 선수의 경기는 종료 2~3분 여 동안을 클로즈 가드 상황으로 이어졌고 포인트에서 앞선 남상웅 선수의 판정승. -65kg급의 우승자가 결정지어졌다. 우승자인 남상웅 선수는 경기 내내 그다지 무리한 댓쉬를 하지 않으며 포인트 지키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한편으로 아쉬웠다.
-75kg 급

이승재선수는 거의 모든 득점포지션을 소화해냈다.
-75kg 급 우승 이승재
2위 이영환
3위 김형광
가장 치열했고 힘, 스피드, 기술면에서 가장 조화로운 체급이었다. 한가지 이변이라면 노영암 선수의 1차 전 탈락을 들 수 있겠다. 메이저 급 MMA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며 차세대 테크니션으로 불리던 그를 제압한 건 BJJ소속의 이승재 선수, 이전까지 대회 출전 경력이 없기에 크게 주목을 하지 못했던 선수지만 1차 전 노영암 선수와의 한 경기만으로 결승자 한 명은 정해졌다는 느낌을 남겼다.
바로 옆 시드에 또 한 명의 강자 적호 김형광 선수 역시 1차 전에서 정주영 선수를 맞아 스탠딩 잡기 싸움에서 순간적으로 상대의 백 포지션으로 돌아가 가슴 께를 감아 크게 들어 메친 후 이어지는 암바로 대회 최단시간 승리 기록을 작성하며 또 다른 관심의 핵이 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준결승에서 이승재 선수에게 패하면서 3, 4위 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이승재 선수는 다름 아닌 내가 우승후보다라는 듯 두 명의 우승후보를 차례로 꺾으며 결승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결승 상대인 이영환 선수 역시 침착하고 힘있는 경기 운영으로 1, 2차 전을 무사히 통과하고 결승에 올라 이승재 선수와의 대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승전 이영환 vs 이승재
이전 경기에서도 그렇듯이 이영환 선수는 서브미션에 집착하지 않고 유리한 포지션을 먼저 선점하는데 중점을 둔 플레이를 보였다. 크게 실수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상대인 이승재 선수의 역량은 이영환 선수보다 전체적으로 한 단계 즈음 위인 듯했다. 이승재 선수는 테이크 다운, 마운트 포지션, 가드 패스, 니 온 벨리 등 포인트를 부가하는 포지션들을 고루 잡아내며 경기 룰을 제대로 숙지 한 듯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영환 선수와의 점수차도 약 10여 점 이상을 내며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대최 측에서 주는 특별상 격인 우수선수 상도 수상하며 The GRAP!의 룰에 가장 잘 대비한 선수임을 확인 시켜줬다.
-85kg 급

불리한자세에서 유연한 브릿지로 스윕을 시도하는 이정호선수
-85kg 급 우승 김동현
2위 김종국
3위 이정호
중량급이기에 출전 선수가 4명에 불과했지만 개개인의 실력은 가장 뛰어난 체급이었다. KPW 4회 대회 -85kg 우승자인 김동현 선수, 스피릿MC 1회 대회 출전자였던 김종국 선수, 암록을 거쳐 팀 태클에서 꾸준히 수련하고 있는 이정호 선수, BJJ 블루벨트인 이인수 선수 등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자였고 그만큼 치열했다.
1차 전 김종국vs 이정호 경기에서 아쉽게 동점상황에서 판정으로 패한 이정호 선수는 3, 4위 전에서 이인수 선수를 맞아 공세와 수세를 이어가다 순간적인 빈틈을 파고들어 트라이앵글 초크로 승리하며 결승행 좌절의 아쉬움을 달랬다. 전체적으로 중량급의 힘과 기술이 적절히 조화된 경기들이었다.

1차전 이인수선수와의 대전에서 리어네이키드 초크승
결승전김동현 vs 김종국
현역 합기도 관장인 김종국 선수는 나이답지 않은 힘과 균형을 결승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교착 상황에서 활발한 포지션 변화나 기술을 구사하기에 상대인 김동현 선수는 수월치 않은 상대였다. 비등한 포인트로 후반부까지 큰 기술이 나오지 않았으나 사이드 마운트를 점유한 김동현 선수가 김종국 선수의 오른 팔을 겨냥한 V1 암록으로 탭 아웃을 받아내며 KPW 우승자의 저력을 과시했다. 남상웅 선수와 마찬가지로 두 대회를 석권한 김동현 선수 앞으로 더 큰 선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보인다.
+85kg 급
+85kg 급 우승 김민수
2위 박주홍
3위 윤 철
무제한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현재 국내 사정으로는 가장 적은 참가자 수였다. 누구나 손꼽는 우승후보 김민수 선수는 출전자가 홀수인 관계로 추첨 대진에서 부전승으로 결승에 직행했다.
박주홍 선수와 윤철 선수의 예선에서는 경기 중반까지 포인트의 우세를 유지하던 윤철 선수가 가드포지션에서 일어서는 상대에게 크로스 암바를 시도했고 순간적으로 움찔한 박주홍 선수가 윤철 선수를 그대로 뽑아들어 매트에 꽂아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허나 이런 상황은 MMA룰에서 인정되는 부분이고 이번 GRAP 대회에서는 반칙으로 규정된 부분, 게다가 윤철선수는 경기 전에 오른쪽 늑골 쪽 부상으로 테이핑을 하고 나온 터인지라 순간적인 호흡곤란과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판정 결과 승리는 박주홍 선수에게 돌아갔다. 조금 판정에 시비가 있을 만한 부분일지 모르나 늑골부위에 부상이 경기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고 선수가 경기를 진행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심판부의 판정은 적절했다고 본다. 그리고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마지막 경기. 김민수 vs 박주홍 전이 다가왔다.

대회 첫 테크니컬 폴승 기록을 세운 김민수 선수
결승전 김민수 vs 박주홍
테크니컬 폴승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농담 섞인 말을 했던 김민수 선수. 실제로 대회 첫 테크니컬 폴승을 거두었다. 압도적인 포인트의 우위로 박주홍 선수와 20점 차를 벌여놓으면서도 득점 가능한 포지션을 두루 선보이는 여유를 보여 메이저급 선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불리한 포인트 상황에서도 끝까지 선전을 한 박주홍 선수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민수는 확실히 강했다.

개최자 참가자 관객들이 모두 함께~ 하나, 둘, 셋!!
4체급 총 25경기를 치루는 시간을 그리 지루하거나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5분 1라운드에 연장 3분 1라운드라는 룰이 주는 긴박감은 적절했다. 허나 처음 GRAP이 기획되던 당시에 의도했던 그라운드에서의 적극적인 공격과 실험적인 시도는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주지츠 색이 강한 포인트 제를 선택하면서 우려하던 교착상황도 많이 나왔고 그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감이 있다. 경기력이 어느 정도이상 되는 몇몇 선수는 토너먼트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포인트가 앞선 상황에서 경기 중반을 지나면 시계를 체크하며 클로즈 가드 상태에서 체력안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토너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하는 면이지만 좀더 적극적인 서브미션이나 테크니컬 폴로 유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선수들이 GRAP의 특성에 맞게 좀더 룰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노력이 다음 대회에선 많이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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