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태권도 기술체계란 무엇인가? - ③


기본동작과 품새는 상대가 필요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생명의 두드러진 현상을 끊임없는 변화와 무궁한 산출력에서 보고 있음이 잘 드러나고 있고 생명의 본질이 오묘한 힘〔신통, 신명〕에 있고 생명현상은 변화에서 드러난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생명에 대한 사랑이 엿보인다.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과 생명을 타고난 인간은 유가에서 말하는 인(仁)을 닦음의 요체로 여겨야 할 것이다. 우리가 몸을 갈고 닦는 다는 것은 단지 기술적 단련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마음을 닦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품새는 무적 기법의 닦음에서 한 차원 높은 경지로 진입해 마음, 정신의 깨달음에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가 수련에서 한 동작 한 동작에 얼마나 집중하고 궁리하며 땀 흘리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수련의 도가 향상됨에 따라 유단자 품새가 담고 있는 사상을 터득하며 바른 삶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실천이요 그 실천은 자기의 인생관을 펼치는 행동철학의 표상이 아니고 뭘까.

그러기에 기본동작과 품새는 상대가 필요 없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의미가 여기에 담겨 있다. 상대 없는 상대란 관념적 상을 일컫는 것이다. 형이상학적 의미가 담겨 있는 품새 수련은 그리하여 더욱 처절하고 원리와 사상의 이해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삶의 질적 의미를 찾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찾는 것은 삶의 질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아 있다는 인생의 경험이며 그 가치 있는 경험을 위해 자신의 인격을 높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품새는 사람됨의 길을 안내하고 그 사람됨의 길은 품새가 담고 있는 정신과 원리를 이해하며 한 인격체로서 지평을 펴고자 참된 인간 또는 생명관, 인간관에 입각해서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에 있다.


태권도 기술체계의 다음 단계는 겨루기이다.

겨루기란 상대와의 겨룸을 말한다. 일대 일 직접 내 앞에 마주한 상대와의 겨룸이 겨루기라 할 것이다. 상대와 겨룸에 있어 그 중간 매체는 바로 동작 기술이다. 우리는 동작기술을 매개로 하여 상대와 기량을 겨루어 보는 과정의 닦음이 태권도에서 말하는 겨루기라 하겠다. 그렇다고 겨루기는 형식과 규범을 떠난 겨루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겨루기에는 엄격한 규범이 따른다. 그것은 수련의 과제를 위한 단계가 있고 어떻게 기술을 구사해야 할 것인가 하는 규칙이 있다.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먼저 맞추어 겨루기이다. 맞추어 겨루기는 두 사람 간에 어떠한 동작을 두고 이루어지는 형태로서 약속이 전제된다. 누구 먼저 공격하고 어떠한 동작을 수행할 것인가와 어떻게 막아야 하는 것 등 순서와 요식적 행위가 수반된다.

맞춰 겨루기는 세 번 겨루기와 한 번 겨루기로 나뉘고 있다. 겨루기 입문자는 반드시 맞춰 겨루기를 숙달한 후 응용겨루기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맞춰 겨루기 숙련을 거치지 않고 하는 응용겨루기란 상정할 수 없다. 그만큼 맞춰 겨루기는 응용겨루기에 앞서는 상위 개념으로 학습의 전제가 되고 있다.

응용겨루기의 기초로서 맞춰겨루기는 실전을 위한 접촉적 학습의 관문이다. 그리하여 직접 접촉해 위로서 그 가능성의 기초는 맞춰겨루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맞춰겨루기의 수련과제는 본이 되는 기본동작, 품새에서 익힌 동작을 ‘동작 대 동작’이라는 형식으로 그 기술(동작)을 합목적적이게 맞추어 겨루어 보는 이식이며 행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맞춰 겨루기의 구성은 어떻게 문헌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일까?

“약속 겨루기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여기에서 간결하게 분류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겨루기 상대가 어떤 동작을 취할 것인가를 미리 아는 것이다. 대부분의 무예 영화나 드라마는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무예의 초보자는 흔히 약속 겨루기를 익히고 자유 겨루기를 행함으로서 기술을 익히게 된다. 1보 겨루기, 2보 겨루기, 3보 겨루기는 약속 겨루기이다.”(김대식, 김광성, 1987)

약속 겨루기는 오늘날 맞춰 겨루기를 일컫는다. 맞춰 겨루기의 원리적 실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실전을 위한 기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공방의 동작의 정확성이다.
- 둘째, 딛기와 때맞춤(타이밍)이다.
- 셋째, 공방자의 부위맞춤과 강도이다.
- 넷째, 기법의 선택이다.

기합은 공.방자 간의 신호체계이다. 기합은 적시적소에 넣어야 효과적이다. 이러한 원리적 실제에 기법의 프로그램은 필수적이다. 그 방법의 하나로서 예시해 보면, 시계방향으로 진행되도록 구성할 것, 기법의 체계화, 단순하되 다양한 기법, 학습단계의 세분화 등이다.

맞춰 겨루기를 크게 나누면 세 번, 한번 겨루기 외에 앉아 겨루기, 의자 겨루기, 짧은 막대 겨루기, 긴 막대 겨루기, 짧은 칼 겨루기, 긴 칼 겨루기, 권총 겨루기, 총검 겨루기 등 다양한 기법이 있다.

다음의 학습단계는 응용 겨루기이다. 전통적 개념의 용어는 자유겨루기이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자유겨루기라고 일컫기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태권도의 스포츠화로 겨루기를 시합겨루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시합 또는 경기 겨루기라고도 하는 응용 겨루기는 어디까지나 학습의 마당에서는 맞춰 겨루기와 응용 겨루기로 분류돼야 마땅하다는 견해이다.

응용 겨루기는 시공간적 개념이 강하다. 시간과 공간에서 지도자의 지시에 따른 학습마당에서 이뤄지는 응용 겨루기는 숙달한 기술을 응용해서 겨루기의진수를 맛볼 수 있는 학습이라 할 것이다. 이 겨루기에서는 어디까지나 수행자의 능력의 범위에서 이뤄지는 자유적 개념이있기에 그만큼 상해의 위험이 수반된다. 그러기 때문에 학습의 장에서 응용 겨루기의 서두름을 기피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고 또 기술의 정확성이 빈약한 토대도 고려대상이 된다.



- 다음회에 계속 -

댓글 2

코리안만세 2003.11.28
난 갠적으로 태권도 실력자가 이종격투기 대회에서 우승하여 우물안의 스포츠가 아님을 대외에 알려졌으면 한다 실전력을 수반한 실속있는 격투기라는 것을 증명받고 싶다 능동적으로!!!
불매향 2003.12.05
품새가 과연 그런가요? 너무 기존것을 고수 하고 싶으신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리 색동옷을 입히신다 해도 몸에 모자람은 겉으로 들어 나는것이지요. 온고이지신 이란 말씀도 있지요 하지만 서글픈 국수 주의가 생각남은 이 후학의 부학무치의 소치 일런지요 품새 변해야할 과정중에 하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