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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MT -성대 태권도부 (김민석 2000.6.9)

즐거운 MT -성대 태권도부


즐거운 MT였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했고 (개인적으로는 스무명도 안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25명이 참석) 예상을 빗나가 예산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토요일

AM 11:15
출발 15분전이다. 그러나 도착한 인원은 나, 동민, 지선, 동국이뿐. 결국 MT는 4명만으로 강행해야 하는가?제길 괜한 제안이었다.

AM 11:25
출발 5분전 하나둘씩 모여든 사람들이 10분만에 12명으로 늘었다. 다행이군. MT라는 생색은 낼수 있겠다. 원래 10시 30분까지 모이기로 했으나 제대로 나온 사람은 없었다. 태권도부 타임. 정말 없어져야 할 나쁜 습관.

AM 11:31
출발 시간이 지나가 철도원 아저씨의 보챔이 거세다. 환불하러 떠난 옥이 자식은 왜 아직 안오는거야. 결국 난 아저씨의 호통과 함께 옥이를 놓고 MT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옥이의 심한 욕설과 함께 시작된 MT.험난한 앞길을 예감할 수 있었다.
기차 안에서 우울하게도 사람들은 그저 고개만 떨구고 모두들 공자님을 만나러 여행중이었다. 예약을 늦게 해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고 세 자리로 분산된 나의 책임이리라.

PM 1:30
강촌에 도착. 이제부터 놀아야 하는데 잘 놀 수 있을까?공부만 해온 나로서는 놀아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계획된 대로 놀아야 겠군. 그러나 처음부터 순조롭지 못했던 MT. 역시나 숙박집의 무당벌레와 그에 대한 숙박집 아주머니의 태도에 홍양이하 여부원들은 분노했고, 그에 놀란 남부원들은 그저 여부원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벌레를 잡으라는 그들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 수 밖에 없었다.

PM 02:20
늦은 점심을 시작했다. 점심 메뉴는 라면. 남부원들은 장작패기로 기운을 뺀 뒤라 무섭게들 먹어대기 시작했고 옥이는 점점 사색이 되어갔다.

PM 03:30
점심을 먹고 공을 차러 갔다. 7:7의 힘겨운 축구. 밥하기와 설거지의 부담 때문인지 모든 부원들은 눈에 핏발을 세워가며 열심히 공을 찼다. 결과는 1:1 무승부. 작년도 MVP 최양은 팀을 바꿔달라며 A팀의 주장인 나를 핍박했고, 결국 소원대로 팀을 바꿨지만 그들은 이길 수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게는 최용수, 황선홍에 버금가는 투톱, 최자영, 엄용갈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1골을 엮어내 팀의 사기를 고조시키는 훌륭한 플레이 메이커로 활동했다.

PM 06:00
이제부터 저녁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저것들은 노느라 정신이 없다. 해서 최고 학번에, 최고 연령에, 최고 직위에, 아무튼 최고자 많이 들어가는 나는 머리나빠 게임에 참석하지 못한 성화와 함께 밥과 국을 만들어 그들에게 대령해야 했고, 그들은 맛있게 먹기만 했다. 또한 후발대로 참석한 희철이 이하 4명의 선수부들도 잘 먹겠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게걸스럽게 먹는데 동참하여 나와 성화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김민호 이자식은 왜 하필이면 밥먹을 때 전화해서 날 슬프게 하는거야.

PM 08:00
밥먹여 고기를 아끼겠다는 회계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MT비는 그들의 먹성을 당해내지 못했다. 그들은 10킬로그램 상당의 고기를 단숨에 먹어치웠고 그들의 웃음과 즐거움 속에 옥이 이마에는 주름만이 늘어갔다.

PM 09:00
정환형과 선영이가 뒤늦게 MT에 참가했다. 정환형은 지하철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치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MT에 참가해 뭇 부원들을 기쁘게 했다. 그러나 옥이의 세진에게 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부딪혀 수점의 고기만을 맛보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이제 캠프화이어 시간. 나는 누군가 제안한 파도타기의 마수에 걸려 자제력을 상실했고, 결국 캠프화이어에서 도망. 주방에 이불을 깔고 숨는 아픔을 겪는다.

PM 11:00
그들의 뱃속에는 거지가 들어있단 말인가?
밥과 고기, 술 30병을 위 속에 넣은 채 그들은 또다시 먹기 시작한다. 점점 사색이 되어가는 부장과 회계.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게걸스레 먹는 태권도부원들. 그들은 운동부라는 이름을 결국 빛내고 말았다. (소주 50병, 맥주 10명, 총인원 25명)

AM 04:00
태권도부 역사상 처음으로 MT에서 잠을 자다!
그렇게 무심하게 먹어대던 부원들은 결국 하나 둘씩 쓰러져 잠을 청했다. 끝까지 버티며 나의 애간장을 태우던 지혜, 남열 등 4명의 인간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쓰러져갔다.

다음날
AM 11:00
10여명 일어나서 자전거를 탔다고 하더군. 난 전날 오버한 덕에 11시까지 풀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해장술을 마시던 인간, 데이트하러 나간 인간, 잡담하는 인간 등 여러 형태로 놀고들 있었다.
놀고있네.

AM 11:50
이젠 집으로. 집으로 향하는 태권도부 부원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했고, 영수증을 손에 든 옥이의 얼굴에는 분노와 걱정만이 가득했다. 옥아 미안하다. 다음부턴 조금만 쓰마.

PM 03:00
드디어 서울 도착. 뒷풀이의 애절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찢어져야 살 수 있다고 판단.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집을 향해서, 기다리고 있는 예쁜 REPORT 및 시험을 향해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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