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태권도 기술체계란 무엇인가? - ②

품새는 두 번째 기술체계의 구성요소이다.


품새는 두 번째 기술체계의 구성요소이다. 먼저 『국기태권도교본』(1987)에 보이는 정의를 보자.

품새란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규정된 형식에 맞추어 지도자 없이 수련할 수 있도록 이어 놓은 동작이다. 따라서 품새는 공격과 방어의 기본동작을 연결, 수련함으로써 겨루기 기술향상과 동작응용능력배양 그리고 기본동작에서는 익힐 수 없는 특수기술의 연마(숙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품새는 품새선에 따라 수련하는데, 품새선이란 품새를 할 때 발의 위치와 그 이동방향을 선(線)으로 표시한 것을 말한다. 품새 수련 시에는 특히 시선. 몸의 중심이동. 속도의 완급. 힘의 강약.호흡 등에 유의해야 한다.(『국기태권도교본』, 1987:214)

품새는 모두 25개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유급자 품새는 태극과 팔괘로 각각 8개(장)로 구분된다. 그리고 유단자 품새는 9개이며 이름은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지태, 천권, 한수, 일여이다. 여기서 팔괘 품새는 오래 전부터 사장화돼 수련의 장에서 제외돼 있다. 품새에 대한 설명이 너무 일반적으로 단지 기술에 치중하고 있다. 동작을 엮어 놓은 것이 오로지 품새 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입장은 품새는 기술 숙련의 범주에서 마음을 닦는 요체로 그 범위를 확장, 해석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품새는 기술을 비롯하여 각기 품새는 고유한 사상과 정신을 담고 있다. 그로 인해 수련자는 품새 수련을 함으로써 품새가 담고 있는 기술성과 사상 그리고 정신을 함께 닦고 일깨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려 깊게 품새의 현묘한 경지에 들어가 보자.

태극 품새는 인간 생명의 탄생과정을 일컫는 생명관이 담겨 있고 유단자 품새는 생명의 탄생에서 인간됨의 과정을 강조하는 인간관을 담고 있다. 생명관이란 인간의 생명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의 탄생은 몸과 마음을 함께 하고 있다.


태극 품새에서 팔괘를 따른 이유는?

동양에서 보는 생명관은 서양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만물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생명의 힘을 받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동양의 생명관을 공통으로 묶고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태극은 생명의 씨앗과 같다. 그 씨앗 속에는 우주의 모든 원리와 모든 생명이 잠재되어 있다. 태극 품새는 태극의 원리에 따라 8괘로 나뉘고 인식 상에서 시간은 공간과 분리되어 변화로, 공간은 시간과 분리되어 물상으로 파악되며 그것이 태극 1장에서부터 8장으로까지 각기의 성질을 나타내며 명명돼 있다. 이 분리, 치환되는 시간과 공간의 연계 속에서 존재자를 새롭게 파악하려는 것이 역(易)의 괘효(卦爻)이다. 그리고 거기서 파악된 존재가 다름 아닌 생명으로 살아있음의 존재자인 것이다.

태극 품새에서 팔괘를 따른 이유는, “팔괘를 한 괘씩 품새에 배정하여 태권도 정신사상과 기술의 깊이와 넓이를 경건하게 받아들이게 했다.” 이와 연계해서 태극의 〔팔괘〕의미는 음양의 기운이 교합하여 생명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몸의 기관으로 본다, 둘째는 인간의 본성이다. 라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두뇌, 신경계, 호흡기, 장기, 골격과 근육 등 기관으로 구성된 유기체이다.각 기관들은 유기체적인 관계를 갖고 쉼 없이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의 몸은 생명체로서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인간의 본성이란 생명과 함께 하늘로부터 품부 받은 성명(性命)을 말한다. 『중용(中庸)』에 “하늘이 사람에게 명령하여 준 것을 성이라 하고, 그 성을 따라서 행동하는 것을 도라 하며, 그 도를 닦아 나가는 과정을 교육이라 한다.”

‘생명(生命)’이라는 말은 원래 ‘성명(性命)’이라는 말과 통하여 쓰였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생명을 천(天)이나 도(道)에서 얻은 것으로 보았다. 도가에서 도(道)는 천지만물의 근원이다. 생각건대, 8괘의 여덟 요소 중에서 땅.물.불.바람(공기) 4대는 신체를 이루는 원소요, 그 외는 그와 화합하여 의식작용을 하는 마음의 주체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팔괘적 요소는 바로 인간 생명의 근원으로서 몸과 마음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대저 동양 또는 한국의 생명에 대한 논의는 전일적(holistic) 또는 전체론적 시각과 관계론적 관점 아래에서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만물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생명의 힘을 받아 나누고 있다는 큰 생각이 다양한 생명관을 공통으로 묶고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동양문화권에서는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며 어우러져 천지인합일의 자연중심적 또는 자연동화적 삶을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하였다.(『우리말 철학사전 2』,2002:114-118)

이와 같이 우리는 태극 품새의 기술체계에서 팔괘적 요소에서 생명관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품새 수련을 한다는 것은 단지 기술성의 닦음이 전부일 수 없다는 논거가 여기에 있다. 몸을 닦는다는 것은 바로 마음을 닦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다음회에 계속 -

댓글 1

바보 2004.05.17
교수님의 글을 오늘 또 읽어보았습니다. 흠..질문이 많은데요.. 먼저 한가지만.. 품새는 기술을 비롯하여 각기 품새는 고유한 사상과 정신을 담고 있다. 그로 인해 수련자 는 품새 수련을 함으로써 품새가 담고 있는 기술성과 사상 그리고 정신을 함께 닦고 일깨 움을 얻을 수 있어야.....<----- 이부분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품새는 기술을 비롯하여 각기 품새는 고유한 사상과 정신을 담고 있다. 태극 품새에서 우리의 고유한 사상과 정신을 담고 있는 뜻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시고, 아니면 새롭게 다른 이론을 창시 하신건지..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있다면, 교수님께서 쓰신 이런 류의 글은 서점에 가면 찾아볼 수 있 는 글들입니다. 죄송하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알려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있네요.. 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