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자원봉사자=아르바이트생?
사스(SARS)로 인한 외국 관광객 감소, 경기침체로 인한 각종 행사축소 및 예산감축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각 시,도,지방단체 주최의 행사의 경우 이벤트 대행사를 대신하여 관공서 직원 혹은 자원봉사자들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물론 자원봉사의 취지에 맞게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고 가는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지신의 고장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 참가해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고 때로는 친구가 되어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원봉사자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일부 대회 운영자들의 태도가 때로는 그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국제규모의 태권도 대회에 참가한 한 자원봉사자가 대회 공식 페이지의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 뭔가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우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았고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일도 해 봤고 말이죠. 그런데 이번 자원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자원봉사자들이 마치 부하직원 부려지듯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희 부서는 그다지 할 일이 없어서 이것저것 할 수도 있지만 말을 할 때 주의해서 해주시길 바람니다. 그러고 기왕 하는 말인데 자원봉사자를 뽑고 나서 효과적인 배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부서는 바빠서 뛰고 있는데 저는 아무 할 일도 없이 앉아 있거나 경기를 보고 있으려니 눈치가 보이더군요. 다음 경기 때는 효과적인 업무분담을 부탁 드립니다."
대회 혹은 행사에서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비 상업적인 행사의 경우 예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부산 국제영화제와 같이 인기있는 상업적인 행사의 경우는 자원봉사자 경쟁률이 10:1을 넘었다고 하지만 무술계에서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는 지역소재의 대학이나 관공서, 무술협회 등을 통해 수급하는 실정이다. 예전에는 이벤트 대행사들이 자체적인 인력을 수급,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며 행사진행을 맡아 왔다. 그러나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요즈음 각종 무술 행사의 경우 궁여지책(?)의 일환으로 자원봉사자들을 뽑아 행사진행을 하고있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에게 숙련된 행사진행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하여 한국에 온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아 줄 수 있는 뜨거운 애국심과 지역사랑, 그리고 무술에 대한 애착을 저평가 하거나 비하하기 위함이 아니다.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주최측은 보다 성숙하고 세련되게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키고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행사진행이 보편화 되어있으며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서 행사 진행에서 자문 역할까지도 하면서 일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보다 성숙한 국제규모의 무술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아르바이트생>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도우미>라는 인식을 갖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이 진정 순수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한 분들이나 행사를 진행한 대회 주최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자원봉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변화를 바라며 보다 많은 전문 무술인들이 이러한 각종 국제규모의 무술행사에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기를 바라며 아울러 주최측 또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이들을 행사를 보조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 도우미로의 인식의 전환과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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