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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앞으로 100일 ② (장광석 기자 2000.6.8)

3인의 지도자가 본 한국 대표팀


시드니 올림픽을 100일 남겨둔 시점에서 한국에서 유명 실업팀과 대학팀을 이끌고 있는 3인(주신규 한국가스공사 감독, 문원재 한국체육대학교 감독, 임신자 인천시청 감독)의 지도자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해봤다. 이는 물론 이들의 개인 의견이지만 이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인정받는 사람들이기에 충분히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김제경(삼성 에스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자(문원재)"다. 한국 대표팀이 최종 구성되기 전까지 그가 대표가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국제무대를 그 어떤 도전자도 허용하지 않은 채 독주해왔다.

그러나 김제경은 "부상의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주신규)"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그는 지난 4월말 최종 선발될 때까지도 은퇴설이 기정사실로 보도될 정도로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려왔다.

그가 왼쪽 다리 부상을 훌륭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그가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지를 좌우할 전망이다. 주신규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시범경기 때도 한국에선 그의 금메달 입상 전망을 어둡게 봤으나 그는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며 김제경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제경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라이트급 세계 최강 조향미를 꺽고 시드니행 티켓을 거머쥔 이선희(삼성 에스원)에 대해서는 "국제경기 경험 부족(문원재)"을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임신자 감독은 이선희가 "중국 선수들과 스페인의 엘레나를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엘레나는 최근 벌어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웰터급 2위를 차지했고 현재 웰터급 세계랭킹 1위다.

이선희는 사실상 국제무대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오랫동안 조향미를 대비해 훈련해 왔을 선수들에게는 의외의 복병이다. 기량으로만 본다면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선희지만 큰 무대에서의 부담을 이길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 하나만은 커다란 부담이 될 것 같다.

문원재 한체대 감독은 "7월에 예정돼 있는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선희는 과연 단 몇 개월 사이에 자신보다 신장과 체력이 월등한 유럽과 중국 선수들을 만나 잘 싸울 수 있을까?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해 한국 대표팀에 한 가닥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는 선수는 또 한 명 있다. 바로 남자 68Kg 이하 급에 출전하는 신준식(경희대)이다. 지난해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고등학교 1년 선배 노현구를 누르고 시드니에 가게 됐지만 시드니에서 만나게 될 그의 진정한 적들에 대해 그는 거의 모른다.

신준식은 시드니에서 이란의 하디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신준식과 같은 체급의 남자 라이트급 세계 랭킹 1위인 하디는 이란이 금메달을 장담하고 있는 선수다. 신준식은 국제경기 경험 부족과 함께 신장이 작다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순발력이 좋고 경기운영 능력이 괜찮아(문원재)" 지금부터 대비하면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대세다.

정재은(한체대)은 나이는 아직 21세에 불과하지만 이선희, 신준식과는 달리 국제경기 경험은 풍부한 편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97년 홍콩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차지했던 정재은은 신장과 체력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비록 차분한 경기운영 능력으로 이기는 경기를 잘 하는 정재은이지만 지난 99년 캐나다 에드먼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그쳤던 것을 보면 확실히 믿을만한 카드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선수들이 다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 된다"고 말하는 임신자 감독은 "주위에서도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선수들이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주신규 감독은 "사실 시드니 올림픽 무대에 등장하는 모든 선수가 다 지역예선을 뚫고 올라 온 경계 대상 선수"라 마음을 쉽게 놓을 수는 없지만 "금메달 4개를 모두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임신자 감독은 현재 한국 대표팀의 구성과 국제적인 추세, 자신이 몇 년간 지켜봐온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금메달 2개에 머무르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들 3인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그 어떤 한국 경기 지도자도 한국 대표팀이 시드니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면모를 지킬 수 있을 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한국의 대한체육회는 이들 태권도 대표팀에게 4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어 전체 순위 톱 텐(TOP 10)에 들게 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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