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TO TALK 『입식타격, 활로를 찾아라』

새로이 개설된 코너 ‘MOOTO TALK’는 무토기자단을 주축으로, 때로는 외부 인사들과 함께 현 무술-격투기계의 흐름과 주요 사안에 대해 짚어보는 진솔하고 부담없는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최근 사회적으로까지 큰 주목을 끌고 있는 종합격투기에 비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입식타격계 종목과 대회들이 왜 지금과 같은 현상에 부딪혔으며,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극복하고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진행
류운 (무토기자단 회장)
● 참여 패널
남세우 (무토신문 편집국장)
박성진 (무토기자단 부회장)
박수용 (무토기자단 총무)
조영주 (입식타격 전문기자)
이성호 (격투기 전문기자)

입식타격 흥행 부진의 원인은?
류운: 스트라이킥, 코마 등 입식타격대회들이 좋은 평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일본 K-1도 예전의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지요.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남세우: 우선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스타는 고사하고 선수나 대회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경기에 몰입이 힘들죠.
조영주: K-1이 흥행 부진을 겪기 시작한 것도 초기 스타들의 부진, 그 중에서도 앤디 훅의 사망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애초에 K-1 초기에 정도회관이 앤디를 스타로 키운 것도 대회 흥행을 고려한 전술적 선택입니다.
이성호: 하지만 우리나라는아직 선수들의 실력이 신체적으로 대등한 조건의 외국 선수와 크게 차이가 나니 현재의 역량만 가지고 스타가 될만한 선수 나오기가 쉽지 않은 듯 해요. 물론 실력은 발전 가능한 부분이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생각한다면 덩치를 부풀리기보단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조영주: 현 국내 입식타격계 선수들의 실력이 관중의 눈을 만족시키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는 데에는 동감입니다. 예를 들어 코마에서 쌈코나 뿌아카오의 화려한 경기를 본 사람은 다음 대회도 또 찾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박수용: 비슷한 이야기인데, 아무리 실전 어쩌고 하더라도 관중들은 격투기에서 진지하고 정교한 공방보다도 화려하고 강렬한 볼 거리를 원하죠. 남삭노이의 기술은 뛰어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거든요.
류운: 맞아요, 종합격투기는 그 룰과 기술적 개방성 때문에 관중 입장에서 생소한 기술도 자주 나오고 승부에 의외성도 높아 볼 거리가 많은 편입니다. 반면 입식타격기는 나올 수 있는 기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정교함을 추구하게 되죠. 따라서 실력이 엇비슷해지면 큰 기술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보는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요. 물론 관중 수준이 따라와준다면 별개의 문제이지만.
남세우: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재정적 빈곤에서 야기되는 것 같아요. 현재 선수들이 생업과 운동을 병행하므로 전문적인 선수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죠. 선수들 생계가 보장된다면 운동에 전념할 수 있고 그 중에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조영주: 하지만 그런 사정은 일본도 비슷합니다. K-1 MAX에서 우승한 마사토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단편적으로 알기를 모델 활동도 하는 부유한 선수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델 활동으로 버는 돈은 많지 않고, 일과 운동을 병행합니다. 심지어 막노동 일도 한적이 있고요. 환경 탓으로만 돌린다면 실력 성장은 어려운 것 아닌가요? 링에 오르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대회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선수가 경기에 임하고 승리를 했을 때 만족감을 채울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조성해야 합니다. 동기 부여가 있어야죠. 그런데 우리나라 대회들은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박수용: 만족감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는 금전적인 측면을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조영주: 프로 파이터에게 금전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그 대회에 나가서 링 위에 선다는 자긍심이 더 크죠. 그리고 그런 무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영광이 되는 거죠.
류운: 으음, 현재 각 대회들이 그런 이미지 메이킹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데에는 대부분 대회 주체들이 자본력이 약하고 스폰서에 의존하는 탓이 가장 큰 듯 합니다. 단발 스폰서를 구해 겨우 진행하고 선수들에게 파이트머니 지급하는 것도 벅찬 지경이니까요. 사업적인 안목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싶어도, 당장의 소득을 바라보는 스폰서가 투자를 줄여버리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죠.

썰렁한 관중석, 이 곳을 가득 메꿀 방법은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관중을 끌어들여라
류운: 자, 이제 슬슬 이야기가 다음 단계, 즉 대안을 이야기할 때인 것 같습니다. 결국 문제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것이로군요.
박성진: 저는 태권도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우승은 아니더라도 태권도의 기술과 무술로서의 우수성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무술하면 딴 나라 이야기 같아도 태권도하면 우리 것 같은 게 한국사람 정서 아닌가요.
류운: 좋은 생각입니다. 지난 스트라이킥 때에도 구광모나 박창석 등이 태권도를 주 종목으로 출전해 좋은 반응을 얻었죠. 특히 구광모 선수가 태권도 경기에서만 통할 것 같았던 나래차기를 성공했을 때는 다들 열광이었어요. 이 선수들은 개인 수련생들이었습니다만, 태릉 출신 태권도 파이터라도 출전한다면 상당한 이슈가 되겠는데요.
박성진: 하하, 저도 ‘태릉’ 출신 아닙니까.
일동: 정말이요?
박성진: 네, ‘태릉’ 고등학교. ^^;
일동:-.-; (잠시 정적이 흐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금 쉬었다 하죠.
(담배연기와 한숨소리가 한동안 기자단 사무실 앞마당을 뒤덮은 후에야 토의는 속개됐다.)
조영주: 어떤 종목이 되었든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거물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K-1경기를 갖기로한 타이슨의 경우도 이미 복서로서는 한물간선수이지만, 과거 핵주먹으로 군림하던 그를 알고 있으니 적어도 이번 대회만큼은 흥행에 성공하겠지요.
이성호: 동감입니다. 타이슨과 동등한 실력을 가졌지만 산에서 내려왔는지 바다에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선수의 경기라면 이와 같은 이슈가 됐을까요?
박수용: … 전 그게 더 기대되는데요.
(전원 웃음)
이성호: ㅡ_ㅡㆀ 아무튼! 그냥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궁금해하고 관심을 갖게끔 홍보하는 전략이 좋은 선수 매치메이킹 만큼이나 필요하다고 봐요. 그것이 새로운 관중과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법이고, 대회가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박성진: 흥미유발의 기회를 만드는 일은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가능하겠죠. 무술전문기자단인 우리도 역시 거기에 한몫을 해야할 것이고요.
조영주: 일본의 예를 들자면 선수 밀착 기사나 영상을 통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적 동화를 유도해내요. 기대주일 뿐인 신인에서 대형 스타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인간적 고뇌와 슬픔, 실생활을 매체를 통해 노출시키므로 팬들로 하여금 선수나 시합에 같이 몰입하게 해주는 겁니다.
남세우: 지난번 스피릿MC 결선 때 제 아내와 함께 관람했는데, 선수에 대해 잘 모르던 아내도 제가 설명을 해주니 훨씬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어떤 선수가 이길지 예상도 해보고 말이죠.
복합적인 대회 운영 시스템 갖추어야
조영주: 현재로선 선수들의 실력, 주최측의 대회 능력, 대중들의 관심 등 복합적인 문제점이 산재해있습니다. 이것은 입식타격계는 물론이고 종합격투기 시장에도 통용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어느 한 부분의 급작스런 개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죠. 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각자 분야에서 노력할 때 머지않아 그 결과가 드러날 것입니다.
류운: 결국 입식타격계의 활로를 찾는 것이 무술계 전반의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선수나 대회를 발굴하고 알리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단지 대회 결과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겠지요. 자, 입식타격계의 활로에 대한 주제로 시작되어 약 두 시간에 걸쳐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수고들 하셨고, 좋은 의견들 많이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사범들의 활동에 대해 몇 분 초대 손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술계의 문제점이나 관심사를 전문기자들의 시각으로 접근해보는 ‘MOOTO TALK’에 많은 격려와 관심 바랍니다. 다음 주제도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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