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MC 등용문 대회 스케치 (1) -80kg 미들급 경기
8월 16,17일 양일간 국내 격투기를 비롯한 각 무술단체의 이목을 집중시킨 SPIRIT MC‘등용문’대회엔 실전격투와 관련해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여러 단체의 선수들이 출전하기도 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한국 종가(宗家)’라 인정 받는 서울 유술아카데미와 브라질리안 주짓수 중앙도장에서 인증받은 유일한 단체라 자부하는 ‘정심관’ 선수들이 각각 경기를 펼쳤고 살상무술로 널리 알려진 특공무술에서 대거 선수를 참가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모두의 이목을 주목시킨 한 사람, 정병일 무예도의 도주 정병일씨가 직접 +80kg선수로 참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화제 꺼리였다.
우선 16일 열린 -80kg 미들급 경기부터 살펴보자.
특공무술의 담합?
-80kg 부문에 총 4명의 선수를 내보낸 특공무술은 대진 운이 없었는지 같은 무술을 수련한 이들끼리의 경기가 결정되었다. 그런데 32강 첫 경기였던 (김민수 vs 김현철)의 경기에서 부상이나 여타 경기 내적인 장애요인이 없어 보이는데도 김민수 선수가 시합전 기권을 선언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단순한 기우일까 했었지만 제 8경기 (변성식 vs 이정석)의 경기에서도 경기 전 기권은 이어졌다. 이정석 선수 역시 외관상 부상은 보이지 않았다. 기권을 선언하고 링을 내려가는 이정석선수와 상대방의 기권승으로 돌아서는 변성식 선수의 입가엔 뜻 모를 미소가 살짝 서려있었다. 물론 그럴리는 없기를 바라지만, 대외적인 홍보와 상대 선수를 위해 일부러 기권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 했다.32강 첫 경기부터 이어지는 힘 빠지는 기권은 관중의 야유를 피하기 어려웠다.

모두 한쪽의 경기 전 기권으로 승부가 난 특공무술 선수들끼리의 대전
링 위는 전장이다. 동료 기자분이 늘 하시는 말씀이다. 맨몸으로의 강자를 가리는 신성한 링 위에서 자신이 가진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옳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어떤 이유도 목적도 승부 앞에는 없었으면 한다. 기권승을 한 두 선수는 최종 8인을 가리는 2차전에서 모두 석패를 기록, 본인들에겐 대단히 아쉬운 결과를 남기고 대회장을 떠났다.
이 3인을 주목하라 - 내가 진정한 유술의 강자다!!??
첫 번째는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는 정심관의 실력을 증명한 이치성 선수. 비록 무에타이와 킥복싱을 주특기로 내세워 경기에 임하였지만 상대방에게 두 번의 탭 아웃을 빼앗아내는 뛰어난 유술기를 선보였다.
첫 경기에서는 인터넷 이종격투기 동호회 쌈박질 클럽(S.C)의 주인장으로 군 입대를 앞두고 도전해보겠다는 한신구 선수를 상대로 체격적으로도 우세했지만 초반부터 몰아치는 공격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 만난 유연식선수는 조금은 연약해 보이는 외모지만 32강 경기에서 킥복싱으로 다져진 우람한 전겸수선수를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제압, 관중을 놀라게 했었던 실력자. 첫 번째 경기의 승리처럼 체격의 우세로 덮어버릴 수는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백중세일 거라 생각했던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을까, 이치성선수는 유연하면서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는 유술기로 가드 포지션에서 순간적으로 유연식선수의 목을 감아 트라이앵글 초크를 시도했고, 곧 이어 풀 마운트 자세를 선점한 후 암바로 탭 아웃을 받아냈다.

수준급의 그라운드 파이팅을 보여준 정심관 이치성 선수
그리 길지 않은 경기 시간이고 상대방이 유술 전문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쉽사리 판단 내릴 수는 없지만 여지껏 논란이 되었던 정심관 유술기를 공개적으로 선보였기에 그의 전적은 주목할만 하다. 실전격투기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으면 논란은 사그러들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두 번째 브라질리안 주짓수 서울아카데미(이하 BJJ) 소속 이재선 선수는 1차전은 부전승을 거두고 2차전에서 특공무술 변성식 선수를 상대로 여유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역시 한국 유술계의 종가라는 평가가 무색하지않을만큼 상대방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돋보였다. 상대를 테이크다운시킨 후 안정된 스윕 동작으로 마운트 포지션을 점유하여 상대방의 공격을 봉쇄하고 분쇄! TKO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던 BJJ 소속 이재선 선수
세 번째 선수는 최무배 코치가 이끄는 팀 태클 소속의 노영암선수다. 1차전에서 태권도를 주특기로 나선 임윤식 선수를 상대로 경기 시작 약20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리, ‘명장 아래 약졸 없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2차전에서는 대한 합기도소속의 민성기선수를 맡아 연장 3분을 넘기는 체력전 끝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탭 아웃을 받아내 ‘노영암!! 노영암!!’이란 구호가 장내를 뒤덮게 만들었다. 이상 3인은 본 대회 예선에서도 눈여겨볼만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두 경기 모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팀태클 노영암 선수
프리스타일?
이종격투하면 쉽게 막 싸움이라 말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막싸움이 이종 격투기일까? 물론 아니라고 단언한다. 이종격투, 아니 종합격투는 여타 무술이나 스포츠보다 최소화된 룰로 서로의 강함을 겨루는 하나의 경기임을 잊으면 안 된다. 이전에 무술이나 스포츠를 몇 종목 섭렵해보고 체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프리스타일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몇몇 선수들에게선 그런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체계적인 수련보다는 본인의 강함을 과신하는 듯 경기 내내 정확한 가격이나 기술을 단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한 채 링을 내려가는 선수를 보면 프리스타일이 가져야 할 프리스타일만의 스타일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이날 선수들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선수는 프리스타일을 표방하진 않았지만 유도, 태권도를 수련한 임상민 선수였다. -80kg에선 보기 힘든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 경기를 운영하는 그의 무게감이 느껴졌지만 많이 다듬어질 여지가 있었다. 앞으로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였다. 2전 모두 승리를 했지만 대부분이 체력전이었고 이렇다할 결정타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9월 본 경기 예선까지 기술적인 숙련도만 높인다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선수가 되진 않을까? 어쨌든 가슴 뛰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선수다.

결정기의 부재가 아쉬웠던 임상민 선수
-80kg급 본 대회 예선 출전확정 선수엔 그 외에도 다부지고 강인한 외모와 공격의 고계철 선수, 상대를 도발하고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하는 나무진 선수, 독사 같은 집요한 눈빛으로 상대를 잠식해가는 이호성 선수 등 본 대회 예선에서 한껏 격투 팬들을 흥분시킬 선수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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