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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격투기 대회 살펴보기 (2) 격투기 시장의 위험한 외줄타기

이종격투기의 산 증인, 이각수


올해 8월은 격투기 팬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한 달이 될 것 같다. 굵직굵직한 격투기 대회들이 연이어 열리기 때문이다. 이 중 스피릿MC와 네오파이트가 가장 주목 받고 있지만, 이 밖에도 과거 일본 AWA 무대에서 이종격투기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바 있는 이각수가 출범시킨 WKF 세계이종격투기 한국 챔피언십 대회도 16, 17일 경기를 가진다. 종합격투기 대회만이 아니다. 입식타격의 최강이라는 무에타이의 본고장 태국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가지는 KOMA GP도 곧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에 있다. 가히 격투기 전성시대라 할만 하다.

WKF는 그야말로 이종격투기 붐을 타고 등장한 아류 대회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굳이 원조를 따지자면 WKF 대표 이각수야말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종격투라는 말을 사용했고, 일본 이종격투기 무대를 경험했던 사람이다. 80년대말 합기도 사범이었던 그는 리얼 파이트 붐이 일기 시작하던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에 진출했다. 그의 주특기는 자신보다 키 큰 상대의 얼굴을 강타하는 뛰어뒤돌려차기 같은 하이킥이었고, 경기 전에는 화려하고 절묘한 쌍절곤 시범을 보여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경기 모습을 보면 일본 관중들이 일제히 ‘키쿠(Kick) 리’라는 그의 별명을 연호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의 모습이 새겨진 전화 카드도 발매될 정도였다.

이후 그는 AWA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되었으며 몇 차례의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가진 경기도 있는데 상당히 큰 규모의 대회였다. 이 때 그는 대한프로합기도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의 후배와 제자들도 이종격투기 링에 올렸으며, 한국 합기도 및 태권도 수련생들과 일본 가라테 수련생의 풀컨택트 경기를 갖는 등 상당히 흥미로운 요소도 도입했었다. 하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일본 단체의 지원이 불확실해지면서 그는 다시 일선 합기도 사범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03년 한국에 다시 이종격투라는 단어가 떠오르자 그도 다시 움직였다. 나름대로 스포츠 일간지에 광고와 홍보 기사를 내고, 복싱용품 제조업체인 신도 상사와 함께 그럴 듯한 오픈핑거 글러브도 자체 개발했다. 그리고 오는 16, 17일 국내 예선과 결선을 치르고 9월에는 국제전까지 열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거창해보이는 계획과는 달리 실제로 드러나는 부분이 적어 WKF의 행보는 여러 모로 불안해보인다. 스피릿MC와 날짜가 겹치기 때문에 관중 동원에 얼마나 성공할 지 미지수이고, 상금이라든지 대회 규정 등이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WKF가 단순히 집안 잔치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입식 타격에 다른 종목은 필요 없다


얼마 전 스트라이킥이 입식타격 이종격투 대회를 표방하며 나섰지만,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대회와 다를 바가 없지 않는가’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사실상 K-1조차도 풀 컨택트 가라테와 킥복싱, 무에타이 외의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무에타이는 이 세 종목 가운데 하나이자 다른 두 가지 종목에 큰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입식타격계 무술에서 그 입지가 확고하다.

8월 3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KOMA(King Of Martial Arts) GP는 이런 무에타이의 굳건한 위상을 바탕으로 한다. 어차피 입식타격 경기가 무에타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아예 무에타이만으로 승부를 보자는 것. 대신 시시한 국내 경기나 식상한 한일전 구도가 아니라 무에타이의 본고장인 태국 선수들에게 도전함으로써 본토의 수준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통하는지도 지켜볼 수 있다.



상당히 그럴듯한 아이디어이다. 게다가 국내 선수가 경량급 위주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더욱 그렇다. 사실 스트라이킥이 한국의 K-1이 되기에는 좀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경량급 경기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에타이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태국 본토 선수들도 경량급이 많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요는 태국에서 어느 정도 레벨의 선수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인데, 일단 주최 측에서는 전설의 챔피언으로 알려져 있는 남삭노이, 쌈코 등 현 태국 챔피언을 비롯하여 영국, 호주,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의 챔피언들을 섭외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입식 타격기 팬에게는 환상의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설령 태국 선수들이 챔피언급이 아니라 할 지라도, 현장에서 심심찮게 ‘태국 출신이라면 현역 선수가 아닌 트레이너조차도 어지간한 우리나라 선수보다 경험과 실력에서 모두 월등하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본다면 우려해야할 부분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얼마나 실력 발휘를 해줄 것인가 인지도 모른다. 국내 선수로는 스트라이킥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우상신, 서정우 선수 등 5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


이처럼 대규모 격투기 대회가 많이 열린다는 것은 확실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자체로 한국 격투기 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점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 오는 11월 K.O. King 대회까지 포함해 계속되는 격투기 대회들은 모두 1회 스피릿MC의 흥행 결과를 보고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겠지만, 당시 관중 동원 결과에는 거품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데에는 관계자들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물론 격투기 시장에 대한 잠재 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 과연 이들이 또 경기장을 찾아주겠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왜냐 하면, 당시 경기장을 찾았던 관중 대다수는 종합격투기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 없이 실전 격투 최강자를 뽑는다 라는 광고 문구에 혹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싸움 구경’이 하고 싶어서 혹은 ‘각 무술의 멋진 기술 퍼레이드’가 보고 싶어서 경기장을 찾았던 관중들은 1회 스피릿MC의 대회 내용이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반면, 순수하게 격투기 관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수는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너무 많은 대회가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열림으로써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국내 격투기 선수들이 이 대회 저 대회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무리하게 중복 출전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이는 결국 대회들의 평균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관중은 얼마 안 가 국내 대회를 외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는 현재 격투기 팬의 눈높이가 프라이드나 UFC, K-1 등 세계 수준에 맞춰져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이에 따라 각 대회 주체는 흥행을 위해 외국 선수를 적극 유입하는 카드를 선택했다. 각 대회는 모두 외국 선수를 직접 경기에 출전시키거나 스페셜 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관중 입장에서는 틀림없이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국내 선수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진출시키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단기적인 흥행을 위해 지나치게 과도한 투자를 함으로써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스스로의 자본이 아니라 외부 투자에 의존하여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결국 이번 대회들이 지난 1회 스피릿MC 정도의 흥행을 거두지 못한다면 투자는 끊길 것이고 대부분의 대회들이 사장될 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이후 한국 격투기 시장은 이런 기회를 다시 얻지 못할 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 격투기 대회들은 스스로만이 아니라 한국 격투기가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댓글 4

한인지존 2003.08.16
이 이름을 지금 다시 들을수 있다니 옛 기억이 납니다,,비디오로 보던 이각수 선수의 파 워~~
류운 2003.08.16
비디오 테잎 세 개 가지고 있답니다. ㅎ ㅎ ;;;
홍홍 2003.08.18
될성싶다 싶으면 몰리는 우리네 근성... 그걸 바라보다 물고 늘어지는 기자....님..비평가..소위 평론가들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요?
k-1 2003.08.21
관중을 모을려면 관중의 바라는바도 체크해야쥐............................... 입식타격이 볼만하지......나딩구며 기권하는거 시시하다.... 이면주vs이진우의 스피릿1회도 그러햇다...기대 많이 했거늘,,,,, 이진우가 입식으로 다운까지 빼았았는데.........그래플로 역전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