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태권도연맹 등 수십년 수장 IOC위원 30여명 ‘쥐락펴락’
프라하서 말끝마다 "김운용과 의논했나" / 개인이 통로독점…조직차원 외교는 왜소
김운용씨는 지난 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11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부위원장에 당선됨으로써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평창겨울올림픽유치위 윤강로 국제담당 사무총장은 “IOC 부위원장은 15명의 집행위원 가운데 하나로 올림픽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다루는 막중한 자리”라고 강조한다. 평창이 재도전 의사를 비친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도시 결정 때 수석부위원장을 맡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01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 위원장 선거에 나서 자크 로게 현 위원장에게 패한 것을 계기로 영향력 약화가 예상됐던 김씨가 부위원장이 돼 실질적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의 국제적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이 이처럼 국제스포츠계의 거물로 성장한 배경에는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와 세계태권도연맹 조직과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장의 후원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총 96개의 경기단체로 구성된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를 18년간 이끌어 오고 있다.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는 부회장 타마스 하얀(헝가리) 국제역도협회 회장을 비롯해 4명의 집행부가 국제올림픽위원이며, 산하 가맹 경기단체장 20여명이 국제올림픽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30여년간 맡아온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자리도 그의 국제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했다. 세계 127개 회원국을 보유한 세계태권도연맹의 부회장, 일반위원, 자문위원 가운데는 국제올림픽위원이 12명이나 된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아프리카 올림픽후원 단체인 〈올림파프리카〉에 꾸준히 기부금을 전달해 태권도 보급과 함께 아프리카지역 표밭을 철저하게 관리해 왔다.
따라서 김 부위원장은 두 단체 장악을 통해 최고 36명의 국제올림픽위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유치활동 과정에서 유치위나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국제올림픽위원들로 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던 얘기가 “닥터 김(김운용)과 의논을 했느냐” “우선 닥터 김과 상의하라”는 말이었다.
한편 올림픽 상업화에 앞장선 사마란치 전 위원장과의 긴밀한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김씨의 ‘배경’이다. 김씨는 국제올림픽위 라디오·텔레비전분과위원장을 세차례 연임하면서 올림픽대회의 주수입원인 중계권료 협상을 앞장서 책임져 당시 사마란치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김씨의 이번 부위원장 당선이 자크 로게 체제에 대한 ‘사마란치파의 승리’로 해석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처럼 지난 30년간 김 부위원장이 한국 스포츠외교 통로를 독점하며 개인적으로 막강한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게 된 반면, 조직 차원의 한국스포츠 외교는 김씨의 그늘 속에서 왜소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씨의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한들 언제까지고 노령의 김씨 한 개인에게 모든 걸 의존할 수는 없으리라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이번 ‘김운용 책임론’ 파문과 관련해 스포츠외교 시스템 구축이 화두로 떠오른 것도 이때문이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에서 활동하는 인물은 이건희, 박용성 위원 외에 장주호 생활체육분과위원, 김철주 올림픽기념품수집분과위원, 전이경 선수분과위원 등 3명뿐이다. 올림픽업무를 전담하는 대한체육회 직원은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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