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판관(判官)들의 홀로서기 - 태권도 단심제 시범식 교육
부심들이여 안녕……

단심제 교육중인 심판 교육생들
지난 7월 12일 서울 상계동에 위치한 경희대 태권도 체육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다소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다름아닌 초등연맹 태권도 심판들의 이별연습. 현재 태권도 경기 규정에는 심판원 구성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4심제(주심 1명, 부심 3명)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4심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맹점, 즉 성인 위주의 규칙 및 비용 문제, 공간 문제 등을 보완하기 위하여 3년전부터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회장 안해욱)에서는 주심 1명이 경기를 관장하는 단심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태권도 단심제에 대한 모의 테스트가 12일 체육관의 오후를 매꾸고 있었다.
이번에 있었던 시범식 교육에 앞서 지난 5월 17일 고려대학교 체육관에서 1회 단심제 실습이 있었다. 태권도 단심제 연구자인 김성칠 씨(국민생활체육 전국태권도연합회 기획이사)의 1회 실습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1. 공·방하는 선수들의 가장 근접된 거리에서 주심이 직접 보고, 듣고, 판단 할 수 있어 비교적 득점 상황을 정확히 판단 표출하였다.
2. 부심들이 간혹 볼 수 없었던 경기장 코너의 사각지대에서 이루어지는 격돌 중 나오는 득점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
3. 다소 애매한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감독관이나 부심 등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신속히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4. 경기장내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 있지 않아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5. 어린 선수들의 타격 강도에 있어 가장 근접한 거리의 주심이 득점을 판단하므로 득점 상황에 대해 비교적 정확히 판정하였다.
6. 경기 전체에 대한 책임감과 지도자적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7. 가장 근접해 있는 주심이 득점에 대해 그 즉시 표출함으로 경기 진행중인 선수가 고개를 돌려 전광판을 보고 확인하던 모습이 없어졌고, 지속적으로 경기에 몰두 할 수 있었다.
8. 코치 및 관중, 부심들이 격돌후 전광판의 득점 점화 확인을 위해 모든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하던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 정돈되었다.
9. 부심이 앉아있던 부근에서 부딪힐까 부담을 갖던 선수들의 모습이 없어졌다.
10. 경기중 선수들의 지속적인 득점 상황이 발생하여 뒤로 빠질 때 주심이 경기운영과 득점 표출을 동시에 해야함으로 잠시 당황하였다.
11. 주심의 체력소모가 많아 연속 4~5경기 진행 후 집중력이 떨어졌다.
12. 주심이 청·홍색의 장갑을 착용하고 많은 몸동작을 행함으로 심판관의 권위가 다소 실추되었다.
13. 연속 득점이 이루어지는 경우 주심은 빠르게 연속적으로 득점에 대한 표출을 하지만 익숙치 않은 기록원은 좌판을 보고 입력해야 하는 관계로 2~3차 표출되는 득점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자료제공 김성칠)
정확한 판정을 내릴 주심 자질 필요

단심제 세부사항에 대한 열띤 토론
이번 시범식에서도 위와 같은 단심제에 대한 장단점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진행되었고, 심판들의 판정 제스쳐 등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단심제 교육생 중에는 태권도 심판 경험이 풍부한 교육생도 다수 있었는데, 단심제에서 새로이 시행되는 제도와 기존 제도와의 변화에서 빚어지는 혼돈(?)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모두 진지한 태도로 교육에 임하였다. 교육을 마친 후 한 심판 교육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4심제와 달리 단심제는 일단 부심 없이 주심이 혼자 득점판정 및 채점을 해야 하니까 그 만큼 주심의 부담이 큰 것 같아요. 그것이 문제라면 문제지요. 그렇지만 사각지대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4심제와 단심제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초등연맹에서는 단심제 시범식 이후 지속적인 연구토론 및 교육을 거쳐 오는 8월에 초등연맹 태권도시합에서 한 코트를 배정하여 시범적으로 단심제를 운영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중계초등학교 태권도부 선수들이 실습에 참여하였다. 심판과 달리 경기 승패에 선수 다음으로 직접적 연관이 있는 코치의 시각은 조금 다를 것이라는 판단하에 중계초등학교 태권도부 코치인 박종호 씨(국가대표 시범단·중계초교 지도사범)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처음에는 많이 염려를 했었는데 오늘 막상 보니까 오늘 한 결과로는 제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한 7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 시기적으로 8월에 있는 대회만 놓고 보았을 때는 조금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판의 보수 교육 등을 꾸준히 한 후 시기를 조금 늦추어 내년 초반 정도에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아니면 형평성의 원리에 맞게 64강이나 32강 부터는 전 코트에 한해서 단심제를 적용하는 룰이 마련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제되어서는 안 될 부분은 심판의 도덕적인 자질과 태권도 발전에 대한 자긍심 고양 등 질높은 심판의 자질이 요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단심제에 대한 뚜렷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우려만큼의 기대와 기대만큼의 우려가 공존하는, 계속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단락되었다. 이러한 단심제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는지 아직 미지수이지만 태권도 경기문화에 있어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Interview◁◀◁

안해욱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회장
이번 태권도 단심제에 대한 사항을 총괄하고 있는 안해욱 씨(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회장·세계소년태권도연맹총재)와 함께 태권도 단심제에 관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기자: 태권도 단심제에 대한 논의가 오가게 된 배경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안해욱(이하 안): 전부터 늘 심판 판정에 대해서 의혹이 제기가 되고 판정에 대한 불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1인이 심판을 보는 단심제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기자: 태권도 단심제 논의는 언제부터 가시화되었습니까?
안: 약 3년전부터 단심제에 대한 연구도 하고 여러 가지 단심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금까지 계속 보완해 왔습니다.
기자: 4심제와 달리 단심제가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안: 기존의 4심제는 심판의 관점 및 기준의 개인차에 따라 득점 인정여부에 대한 편차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단심제의 경우는 심판이 한 명이기 때문에 청쪽 선수나 홍쪽 선수나 모두 심판 자기의 기준을 공정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4심제의 문제를 불식시킬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의 경우는 득점 판정의 기준이 부심에게 있기 때문에 득점 상황이 일어나면 관중들이나 코치, 선수들이 전광판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원활한 경기가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단심제의 경우는 심판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관중 및 코치,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과 다른 또 하나는 기존의 우선 득점자가 아니라 선제 전진공격가 득점하는 것을 우세승으로 하였습니다. 이런 우세판정으로 인하여 경기를 보다 활성화 시키고, 공격적인 태권도 기술을 이끌어내는데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심판 한 명이 경기를 관장하는 만큼 단심제 심판에 대한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심판 교육에 있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안: 오늘 참여한 교육생 중에는 다수의 심판 경험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단심제 심판의 경우 코트장악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심판을 투입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태권도 심판 경력이 최소한 5년 이상 되는 능수 능란한 심판을 투입시킬 예정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심판들에게 있어서도 태권도의 급수와 단수와 마찬가리로 자격기준을 둘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2차례에 걸친 공식적인 심판 단심 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기자: 태권도 단심제가 오는 8월에 있을 대회에 시범적으로 도입이 된다고 들었는데 어떤 반응을 기대하시는지요?
안: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와는 달리 모든 코치라든지 관계자들이 거의 100% 이 단심제를 지지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기존의 4심제는 심판 개개인의 기준의 편차가 있습니다. 특히 초등연맹의 경우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인들과 같은 파괴력 있는 득점이라든지 관중석까지 들릴만한 큰 소리가 나는 공격이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린이 경기는 어린이 경기에 맞게 득점의 강도를 맞추어서 판정해야하는데 기존의 득점 기준은 매우 추상적이기 때문에 심판마다 판정의 편차가 매우 심합니다. 그러나 단심을 보게되면 그 심판 한 명의 기준에 의해서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그런 제도라고 봅니다.
기자: 네, 오늘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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