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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균기자의 무림고수를 찾아서>적의 공격 물흐르듯 제압


고수(高手)들에겐 묘한 공통점이 있다. 평온하게 이를 데 없는 눈빛에다 웃음을 담뿍 머금은 부드러운 용모(容貌), 평소 여유작작한 몸가짐이 그것이다. 그게 진짜 ‘숨은’ 고수들의 본모습이다. 때문에 여간해서는 그들이 일신에 고강한 무예를 갖춘 사실을 간파해 내기 힘들다. 싸움? 그런 걸 구태여 뭐하러 하냐는 반응이 많다. 무예란 개인이 ‘도(道)’를 얻기위한 도구일 뿐 상대를 깨부수기 위해 익히는 게 아니란다. 수십년 동안 무술을 연공, 일정한 수준을 넘어선 무도인들에게는 가슴 깊이 자리했던 적(敵)이 자연스레 사라진다. 종국엔 그들의 무술은 정신적인 수양이 가미된 활인술(活人術)로 탈바꿈한다. 이런 특징이 유별난 사람이 있다. 아이기도(合氣道·합기도) 윤익암(42) 관장. 일본 아이기도의 명인 고바야시 야수오 선생의 직계 제자로 한국 아이기도총연맹회 회장을 맡고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아이기도 도장에서 만난 윤 관장은 넉넉한 동네 아저씨, 꼭 그 모습이었다.

“제가 무슨 고수라고 찾아오셨습니까. 젊었을 때 패기도 다 사라진지 이미 오랜데….” 학창시절부터 소문난 파이터로 통했던 윤 관장.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었던 터라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익혀 고등학생 때 이미 사범일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후 타격계 무술에 심취한 윤 관장은 합기도6단, 격투기 7단의 실력에다 무에타이, 극진가라데 등 여타 무술을 가리지 않고 두루 섭렵한다.

그 덕에 윤 관장은 지난 80년대 중반엔 국내 격투기 신인왕전과 합기도 챔피언결정전 등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 파란을 일으키기도했다. 국내에 거의 적수가 없다시피 했던 것. 그랬던 그의 무술관이 180도 바뀐다. 지난 89년 대만에서 열린 세계 무술시연회가 계기가 됐다.

“제가 여느때처럼 막 격파시범과 파괴적인 발차기를 의기양양하게 끝내고 돌아설 때였죠. 일본 참가단이 죽 나오는데 전부다 60∼70대 노인네들인 거예요. 도대체 뭘 하는지 들여다 봤죠. 입이쩍 벌어졌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는몸동작과 손동작만으로 거구의 젊은이들을 메다 꽂고 있었다.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그들은 그렇게 어울려 즐겁게 연무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 사무라이들이 검과 창이 난무하는 전장(戰場)에서 갑옷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관절을 꺾고, 비틀어 던지던 무술을 통칭한것이 유술(柔術). 사람들은 이같은 살인기술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대표적 유술이 아이기도라 했다. 그런데 실제로 체험한 아이기도는 또다른 차원의 철학이 감춰진 무술이었다.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윤 관장은 그길로 일본으로 건너갔고, 10년 넘게 아이기도의 깊이를 배웠다.

“아이기도에는 파괴적인 속성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공격 의사가 없는 상대에게는 쓸 기술조차 변변찮은 무술이죠. 대신 아이기도는 상대를 감싸안고, 오히려 사랑을 베풀라고 가르칩니다.”윤 관장은 이제 나와 적이 하나되는 ‘화(和)의 아이기도’의 전도사가 됐다.

참 궁금해졌다. 그의 ‘적(?)을 사랑하라’는 이율배반적인 무술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매트리스가 두툼히 깔린 도장에 선 윤 관장은 마치 돌부처 같다. 반면 그의 손속은 전광석화처럼 빨랐고, 몸동작은 교묘하기 비할 데가 없다. 신비롭기까지 했다. 덩치가 산만한 수련생들을 어린애 다루듯 쥐고 흔든다. 보법(步法)과 신법(身法)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수련생들을 상대로 펼친 동작마다 윤 관장의 무예 각론이 따랐다.

수련생 하나가 두 손을 치켜들고 급하게 공격해 가자, 윤 관장은 어느샌가 사뿐한 걸음을 내딛는 동시에 수련생의 손을 아래서위로 슬쩍 치받든다. 이어 그가 부드럽게 공격자의 손목 관절을 한번 뒤집어 자신의 등뒤로 홱 뿌리치자 수련생이 저만치 나동그라졌다. 입신(入身). 일본 무술의 가장 큰 특징. 사무라이들은 상대의 검이 쳐들어 올때면 자신의 목을 내놓고서라도 빈틈을 노려 뚫고 들어간다. 아이기도의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명인은 고류(古流)검술(목검을 사용해 연마하는 전통 사무라이 검법)의 달인이었다. 아이기도에는 검술의 보법이 자연스럽게 배어들었다.

슈우~욱. 이번엔 주먹 공격이 매섭게 공기를 가른다. 그러나 윤 관장은 맞선 수련생의 내디딘 앞발 옆으로 몸을 180도 돌려 붙이며 상대의 공격을 흘린다. 그는 이미 상대공격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死角)에 있었다. 전환(轉換)이다. 공격 동선(動線)을 읽고 미리 대처하는 방법. 상대의 힘의 운용 방향만 감지하면 힘 하나 안들이고 상대를 쉽게 뉘일 수 있다고 했다. 한번은 상대가 두손을 잡은 기세로 강하게 밀쳐오자 정 관장이 빙그르르 연이어도는듯 싶더니 상대의 목 뒷덜미를 낚아채 버린다. 수련생은 또다시 우당탕. 회전(回轉)수법이라 했다.

“재밌죠? 이게 아이기도의 기본이죠. 힘드는 동작이 없어요. 상대를 정면으로 맞받아치지 않고 그 힘을 역이용하는 겁니다.”이 모든 체술(體術)을 일컬어 ‘다이사바키(たいさぱき)’라 했다. 물론 관절을 꺾고, 비틀어 뽑아 버리는 관절기(貫節技)의 특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상대를 제압하는 유효타가 나올 수 없다. 반면 내세울 만한 살수(殺手)는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쇼는 아닐까? 또 같은 무술 유파간 약속대련에서는 통하는 기술이 생판다른 무술에는 안먹히는 수가 종종 있다. 그래서 기자가 덤벼봤다. 그러나 마찬가지. 어떤 공격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가없었다. 관절이 잡혔다 싶으면 스스로 몸을 던져 쓰러질 수밖에없다. 뼈가 부러지지 않으려면…. 또 일단 몸을 날리면 무서운 뒷심이 따라붙는다. 힘이 한쪽으로 쏠리는 관성을 이용해 던지기때문. 제 풀에 나가 떨어지는 꼴이다. 그걸 ‘합기(合氣)’라 불렀다.

“직선의 공세를 곡선으로 변화시켜 무위로 만드는 거죠. 직접 수련하면서 느껴 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어요.” 말이 그렇지,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상대가 고수라면 공격을 흘린다거나 급소를 움켜 잡는 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자칫 자신이크게 다치는 수도 다반사다.

“아이기도는 본능적으로 터져나오는 체술을 익히기 위해 검술과장술(杖術·1.5m 가량의 봉을 이용하는 무술)을 같이 수련합니다. 실전감각을 살려 상대의 공격 의지와 방향, 힘의 정도를 정확하게 간파해내는 수련을 끊임없이 합니다.” 이어 윤 관장이 도장벽에 붙은 액자를 가리킨다. ‘천리동풍(千里同風)’. 바람이 천리를 한결같이 내달을 수 있을까? 그렇게 수련해야 이룰까 말까한게 아이기도라는 걸까.

방증? 우에시바 명인조차 나이 아흔이 넘어서야 일신의 무예를 완성했다. 그제서야 우에시바 선생이 즐겨 썼다는 글귀가 ‘무신(武神)’. 선생은 말년에 들자 날아오는 총알도 몸 한번 슬쩍 트는 것으로 피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어떤 사람이 고수입니까? “정신수련이 깊은 사람입니다. 살의를 가지고 공격해 들어오는 상대조차 상처를 주지않고 제압만 할수 있는 사람이 진짜 고수죠. 그런 사람은 실제 얼마 없을 겁니다….” 정 관장은 분명 그런 사람이었다.

댓글 10

무예 길 2003.06.18
물 흐르듯 깔끔한 묘사, 군더더기 없는 문장, 감탄했습니다. 기사에 감탄한 독자가 교감을 나누고 싶군요. 혹 보신다면 mooyekil@hanmail,net으로 연락바랍니다. 숨은 무술의 고수를 몇분 알려드리지요.
윤주현 2003.06.18
위에는 분명 윤익암 관장님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맨아래를 보면 "정"관장은 분명 그런사 람이었다. 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윤관장님께서 섭섭해 하시지는 않을까!^^ 노파심(?)에 글 올립니다.
당나구 2003.06.19
..... 이상하다..
武意허 영진 2003.06.27
반갑습니다. 윤 익암선생의 부친은 국술원 관장이엇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후 타격계의 무술을 수련을 하엿으며, 한국의 합기도와 일본 아이기도의 흐름 을 보고, 일본 아이기도에 매료되어 아이기도의 보급자가 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
손까락 2003.12.26
저는 합기도 인 한사람으로서 방송 잡지 신문 어디를봐도 전부가 자기가 고수라고 합니 다 그런대 합기도는 대구가 본산이요 전국 을 다녀봐도 도주님 술기는 선방어 후재압이라 고 들었는대 과연 선방어 후재압이 이루어지는지 알고싶네요 진정한 무도인은 남을 해치 는 행위는 안한다고 들었어요 단 위금하때는 재앞으로 상대를 꼼짝못하게 하는것같은대 요줌은 전부다 자기가 도주님재자다고 하니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가 아님니까 저는 진정 한 무술을 재대로 알고 그길로 간다면 후손들한태 부끄럽지 않는 지도자 그런무도인이 되 여으면 합니다 우선돈벌이에 만 연연하시지 말고 진정한 무도 합기도를 바로 알고 전수합 시다 그리고 저가알기는 대구에가면 아직도 옛날과 똑같이 수련하는곳이 있따고 들어서 요 아마 숨은 무도인이 합기도회 일원이라고 들어서요 그분을 찻아보세요.....대한 합 기 도회 사무실 아마 그분이 진정한 무도인일거요...^*^~~~~~~~
손바닥 2004.03.19
아이기도와 합기도는 다른 무술입니다. 합기도 고수와 대구지방 고수님들의 대한 글을 쓰시려면 합기도 관련 글에다 쓰셨어야죠. 또한 위 글에서 말하는 고수는 좀 더 포괄적인 광의적인 개념의 고수입니다.
무도인 2004.08.09
합기도 내용은 정말로 기 가막히네요 물흘러 가듯 그런대 흘러가는것 봣나요 너무 기사 를 잘스게되면 정말로 그런줄알아요 초보자는 속을지언정 운동을 한사람이면 안속아요. 그리고 정말로 부더럽게 하면서 힘주고 원을 그리라고 하면 직각으로 빠지고 정말로 진정 한무도인 은 어디에 있는지 기사 양반 한번 찻아보세요 월로이신 어른들을 한번이라도 뵙고 이런기사를서세요 대구가 합기도 발상지라면 틀리지는 않을것같네요 대구로 가서 정 말로 월로분을 찻으세요.합기도는 힘도주고 매달려도보고 그런대도 힘을못스게하는것이 없는지.그게 합기도요 무조건 잡으면 치는 사람잡는무술은 먼가 잘못된것갇네요
돼지야 2004.11.22
잘들어라,덩치가 100키로 이상나가면서,무슨 운동했다고 하냐,그냥 씨름이나 하지,같은경력에 덩치가 40키로 차이난 사람하고 목잡고 씨름하던데...그러면서 뭐 합기...웃기네
^^ 2004.11.23
윤익암씨 부친은... 원래 태권도 사범(관장)이었습니다 윤익암씨가 출간한 합기도 책에 사진으로 올려져있더군요 부친과 태권도복을 입은채 포즈를 취하고 있지요.... 역시...윤익암씨가 처음 접한 운동은 태권도였고... 다음은 합기도....격투기...뭐 극진은 한국최초의 2회전 진출자였다 라고 합니다만....암튼 그렇더군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이키도를 접한걸로 압니다.
ㅂㅂ 2004.11.23
합기가 뭔지도 모르면서,몸무게로 제압하면서 신공을 연마한다고 거짓말을 하는것입니다.수련시간에 경력이 얼마차이나지 않는 아주 왜소한 외국인2단을 상대로 씨름과 무에타이를 한 30분정도 피 흘려가면서 수련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