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신념'을 쏘는 궁사들

경찰대학교 국궁동아리 부루를 찾아서

경찰대학 국궁동아리 부루
활시위를 팽팽히 당기는 긴장감, 뺨을 타고 내리는 땀방울, 멈춰진 호흡이 고조에 달하고 표적을 향한 날카로운 눈빛이 번뜩이는 순간... 시위를 떠난 화살의 포물선이 표적에 둔탁한 지문을 남기고 잔디위로 안착한다. 쏘아 올린 화살을 주시하던 눈빛은 이내 평안을 되찾고 소나무 향기 진한 숲 내를 한 것 마셔 본다.활을 거둔 후 만나 본 국립경찰대학교 국궁동아리 ‘부루’의 회장 홍성진군은 경찰의 딱딱한 느낌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제복 차림이었지만 겸손하고 정감 있는 예의를 갖춘 학생의 단정함이 인상적이었다. 올해로 창단 15년이 되는 국궁동아리 ‘부루’는 작은 규모이지만 국궁을 사랑하는 이들 만 모인 알짜라고 한다.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하나하나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갔다. 너무나도 생소한 두 글자 ‘부루’. 그리고 그들의 국궁사랑에 대해 들어보자.

국궁시범을 보이는 부루
Q. ‘부루’의 뜻이 어떻게 되나요?-홍성진(이하 홍) : ‘부루’는 제 2대 단군으로서 58년 동안 고조선을 이끈 분입니다. 기록을 보면 그분은 활을 기가 막히게 잘 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조상의 모습을 닮고자 그분의 이름을 따서 ‘부루’라는 명칭을 쓰게 됐어요.
Q. 국궁을 하게 된 계기는요?
-홍 : 동아리에 가입을 하고 시작했죠. 그런데 열심히 하게 된 건 다른 이유에서 였어요. 경찰대학교에서의 기숙사생활, 빡빡하게 짜여진 수업들, 고된 훈련들에 1.2학년 때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적응도 잘 안 되는 거 같아서 스트레스도 많았죠. 그럴 때면 일과를 마치고 해지는 언덕으로 달려가서 활을 쏘곤 했어요. 저녁 노을에 화살을 하나하나 날리면 스트레스도 덩달아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Q.경찰대학이라는 특성 때문에 동아리 활동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홍 : 교과목으로 다들 주특기 종목을 하나씩 선택해서 운동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감도 있고 이론적인 수업도 어렵고 시험도 쉽지 않아서 여유를 가지고 활동하진 못해요. 다들 공부하기 바쁜 시간 그야말로 쪼개고 쪼개서 좋아하는 활 쏘는 거죠.
Q. 국궁의 매력은 어떤 거라고 느끼나요?
-홍 : 양궁에 비해서 과녁이 꽤나 커요. 그만큼 거리도 멀죠. 145m를 날아가 과녁에 맞을 때의 느낌이란 건 활을 직접 쏴 봐야 알 수 있죠. 또 학교가 산을 끼고 있어서 산새들도 지저귀고 가끔은 토끼도 돌아다니고 자연을 느낀다고 할까요? 활터에 나오면 기분이 상쾌해져요. 중요한건 활을 쏘는 재미도 있지만 활 시위를 한번 당기는 일련의 동작들 호흡, 집중력, 자세의 일체가 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활 쏘기를 할 수 있죠. 음…스스로를 담금질 하듯이 한번 쏠 때마다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호흡을 고르고 집중하고, 평안을 찾는 그런 과정들이 매력이죠.
Q. 오늘도 처음 참가한 신입 부원이 눈에 띄는데 국궁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큰 편인가요?
-홍 : 정적인 운동이다 보니 관심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에 새로 온 신입 부원처럼 여러 번 국궁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고 흥미를 가지는 학우는 반갑게 맞이한답니다.
Q. 앞으로의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꾸려 나갈 계획이세요?
-홍 : 국궁동아리가 대학 전체를 따져 봐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요. 활발히 활동을 하는 편도 못 되구요. 3사관학교에 비해 동아리지원도 열악한 편이고 활동을 제대로 못한 게 사실이지만 올해는 열심히 해서 부흥기를 맞고 싶어요. 열심히 하면 그만큼 성과가 있을 겁니다.

신입 동아리회원을 지도하는 선배
활이 좋아서 시작했고 마땅한 활터를 찾기 힘들어서 지금은 비록 헬기장에 과녁을 설치하고 수련하지만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서로를 독려하고 배워 가는 과정에서 회원들 간에 쌓이는 두터운 정과 서로를 신뢰하는 모습은 그들이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얻는 배움이라 생각한다.한해 두 해 지나고 졸업을 하게 되면 국가의 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경찰이 될 그들. 4년간의 기숙사 생활동안 엄격한 규율과 짜맞춰진 생활패턴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내야만 법 집행이라는 숭고한 의무를 이행하게 되는 만큼 경찰대학생으로 갖는 자부심과 신념은 대단하리라 생각된다.임관 후에 ‘민중의 지팡이’로서 곧은 길을 지켜 가야 할 그들. 저물어 가는 석양을 향해 쏘아 올린 화살은 다름 아닌 정의와 신념이란 이름의 그들 자신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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