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명물] 파란눈의 태껸 사범, 소주 캬~
지난주 열린 숙명여대 대동제에서는 흰 색 한복을 입은 벽안의 남학생 사범이 태껸 동아리 ‘원화’ 회원들에게 우렁찬 구령을 붙이고 있어 단연 시선을 모았다.
노르웨이 유학생 알보르 오락 씨(20). 어린 시절부터 향 냄새를 가장 좋아 하고 불교에 심취할 정도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호기심에 시작한 태권도는 인생을 바꿔 놓았다. “처음엔 하얀 도복이 그냥 좋아 시작 했지만 갈수록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도복을 입고 정신 수양을 하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태권도 삼매경에 빠져 있던 지난해 7월, 오락 씨는 수련하던 도장을 찾은 정경화씨(중요 무형문화재 76호)를 만나 전통 무예 태껸을 처음 접하고는 한눈에 반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본토에 가서 태껸을 배워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한국에 온 그는 노르웨이 방문 당시 인연을 맺은 태껸 국가 전수자 양재식 씨를 찾았다. 현재 그의 실력은 ‘한동’. 태권도로 치면 유단자급 실력으로 습득 속도가 매우 빠르다.
오락 씨를 사로잡은 태껸의 멋은 여유와 부드러움이다. “힘이 많이 실리고 동작이 딱딱한 태권도에 비해 동작이 자유로우면서 범위가 넓기 때문에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이 태껸의 최대 매력”이라 며 예찬론을 편다.
스승 양재식 씨의 소개로 지난 3월부터 숙명여대 태껸 동아리 ‘원화’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특별히 숙명여대에 온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 “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장난스레 대답한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 ‘보디 랭귀지’를 동원하지만 큰 불편은 없다.
신촌에서 하숙을 하며 평범한 한국 가정을 경험하고 대학 문화를 접한 그는 학업을 마치기 위해 다음 주께 노르웨이로 돌아갈 예정이다. 노르웨이에서 전공은 미술. 한국 생활과 태껸을 통해 얻은 정신 수양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태껸 예찬’에 여념이 없다.
“연습이 끝났으니 뒤풀이 가야죠. 소주랑 막걸리 너무 좋아요”라고 어설프게 한국말을 잇는 그에게서 넉넉한 한국인의 미소가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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