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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운의 아이기도 수련기


대현도장의 수련모습

5월 3일 토요일 저녁, 무토기자단과 다음넷 무예동( http://cafe.daum.net/muye) 회원들은 종로 3가에 위치한 대한아이기도연맹 본부도장(이하 대현도장)을 찾았다. 윤익암 도장장의 아이기도 지도를 받을 기회를얻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 시간은 유단자 수련 시간으로 이 날도 하카마를 입은 수련생이 많았으며, 외국인 수련생의 모습도 보였다.

입신과 전환


이날 수련의 주내용은 입신과 전환 그리고 회전이라는 세 가지 동작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 세 가지 움직임은 아이기도의 기본이 되는 몸다룸이다. 특히 윤익암 도장장은 입신을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입신이야말로 아이기도, 그리고 무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입신(入身)이란 말은 우리 말에는 없는 단어라 그 의미가 쉽게다가오지 않는다. 글자 뜻대로 해석하면 몸을 넣는다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간합을 깨고상대의 거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선의 선(先의 先)이라든지, 중국무술에서 말하는 내문(內門)과도 유사한 개념으로, 아이기도 뿐 아니라 검도나 가라테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말인 것으로 보아 일본 무술에선 보편화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기도는 검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런데, 검이라는 무기는 애초에 방어보다는 공격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죠. 흘리거나 돌려 막고 반격한다는 개념은 후대에야 성립된 것이고, 먼저 치고 들어가는 것 또는 상대의 공격을 정면으로 깨부수는 것이 검의 기본입니다. 입신이라는 개념은 그런 근원적인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합니다."


대현 윤익암도장장의 모습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아이기도 움직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인 전환과 회전 역시 입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대의 힘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 준 후에야 흘려 내거나 끌어내는 등 제대로 힘의 흐름을 이해하고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언제나 나와 상대의 정중선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작은 움직임으로도 상대를 제압하는 술기의 묘가 가능해진다.

윤익암 도장장은 이러한 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포인트를 쉽게 느낄 수 있는 동작들 위주로 수련을 진행해 나갔다. 비록 다양한 술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기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기에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합기란 무엇인가?

약 2시간 가량의 수련이 끝난 후, 남은 사람들은 간소한 다과 시간을 가졌다.윤익암 도장장은 무토기자단과 무예동 회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고바야시 선생

좌측사진 - 윤익암 도장장의스승인 고바야시 선생.선생은 아이기도 실질적 최고단인 8단 보유자이다(아이기도에서는 초대도주 이후로는 입신(入神)의 경지인 9단을 주지 않고 있다)

"젊은 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해 본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것저것 기웃거리기만 해서는 어떤 성과도 바랄 수 없습니다. 나도 한 때 격투기 챔피언까지 했었고 그밖에도 다양한 무술을 접해보았습니다. 따라서 지금 아이기도를 하고 수련생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단지 아이기도의 틀 안에서만 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술의 움직임까지도 아이기도의 방식으로 소화해낼 수 있었습니다.덕분에 외국의 아이기도 수련생들도 우리 대현 도장의 수련 내용이 재미있다고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내가 고바야시 선생을 만나서 아이기도를 접하지 못했다면 나는 아직도 단지 싸우고 이기기 위한 무술과 격투기 세계에서 방황하고 있었을 겁니다. 좀 더 일찍 아이기도를 알았더라면 지금의나는 훨씬 큰 성취를 이루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평생 무술의 길을 갈 생각이라면 적어도 나이 서른 전에는 자신의 길을 정하고 그 길에 정진하십시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현대 사회에 있어서 무술 수련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나누던 도중, 윤익암 도장장이 기자에게 물었다. "합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워낙 갑작스레 받은 질문이기도 했지만, 확실히 합기란 개념은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속 시원한 대답은 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합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마디로 속 시원히 이야기해준 사람도 아직 없는 것 같다.

수련을 마치고 다시 무예동 회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그리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서도 계속 고민했다. 당장 그 자리에서 기술적인 부분에만 집착해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합기란 개념은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것이 하나의 전술이며, 일종의 삶의 자세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유지하는 것, 나아가 그 상황을 나의 의도대로 컨트롤하는 것. 이것이 합기가 아닐까?. 그리고 어떤 무술이든 수련을 통해 추구해야할 경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 2

무명인 2003.05.28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해지는 것이 진정한 발전의 밑거름이 아닐까. 세상의 사물은 점점 그 이치를 명료하게 설명하는데로 나아가고 있다. 합기에 대해서도 그렇다. 다만 아직 코리아에서는 그것에 대한 깊은 연구가 없어서 모를뿐이다, 삶의 자세까지 합기를 확대외연하는것은 도덕적인 입장에선 옳으나 과학으로 합기를 이해하는데는 더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류운기자의 치열한 수련과 고민을 더욱 요구한다
류운 2003.06.02
사실상 저 상황에서 제가 더욱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하는 것은 질문을 받은 시점에서 제 생각을 말하려고 하지 않고 어떻게 말하면 윤익암 선생님이 만족할 만한 대답이 될까를 고민했다는 점입니다. 아마 그러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도 저 답을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합기에 대한 제 생각은 그것이 삶의 태도라는 결론을 내고자 한 것이 아니라, 합기는 수련을 통해 추구해야할 경지이며 전략적인 목표이지만, (굳이 물리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나의 중심을 지키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대하면서 상대의 중심을 다루는 것이 되겠네 요.) 그 목표를 그대로 삶의 자세에까지 바라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