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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그리고 어느 영상화백의 화룡점정(畵龍點睛)

무술의 상대적 가치를 찾아서, 영상작가 송원경씨


송원경씨의 작품 중 검도 영상 컷


무술 동작이 갖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실전성을 기반으로 한 위력적인 동작을 그것의 가치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춤사위 같이 부드러운 동작을 그것의 가치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어쩌면 관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 두 견해는 자칫 다양한 무술의 가치를 이분법적으로 척도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진정한 무술동작의 가치는 이분법적 가름이 아닌 각기 다른 무술동작 고유의 영역에서 구현되는 상대적 가치의 발견에서 찾을 수 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송원경 작가

영상작가 송원경씨(28)는 무술의 상대적 가치를 발견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일본에서 영상학을 전공하고 동양보편의 미(美)를 표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무술동작을 영상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태극권, 검도, 가라테 등의 무술동작을 동양화적인 기법으로 재구성하여 무술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16일 그의 문화적 역량(?)을 한 수 배우기 위하여 강남의 압구정동으로 향했다. 압구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매우 수더분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턱수염을 기르고 항상 웃는 듯한 부드러운 얼굴에서 예술가적 기품을 느낌과 동시에 긴장감도 누그러졌다.
기자: 현재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송원경(이하 송): 지금은 무역에 관계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아, 무역에 관계되는 일을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원래 전공은 무엇입니까?
송: 대학교 때는 만화학과를 나왔구요, 대학원은 영상과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주로 하던 것은 애니메이션이었어요.

기자: 송원경씨의 작품을 보면 태극권, 검도 등의 무술동작이 영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무술동작을 영상으로 담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송: 제가 원래 무술을 많이 좋아했었구요, 사람이 하는 동작 중에 무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상의 테마로 잡았습니다. 음...그리고 제 대학원생 때의 테마가 동양적인 것과 영상과의 통합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무술동작을 테마로 잡게 되었어요.

기자: 작품을 보면 실제로 무술시연을 하는 것을 바탕으로 제작하였는데 어떤 분의 어떤 무술을 작품의 소재로 하신건지요?
송: 근데 그게 참 어려운게 무술 하는 사람들이 비디오로 촬영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태극권 같은 것은 제가 직접 한 것이구요, 검도 같은 경우는 후배에게 부탁을 한것입니다.

기자: 실제로 본인이 수련하고 있는 무술이 있습니까?
송: 지금은 없구요, 예전에 검도와 태극권을 수련했었습니다.

기자: 작품의 제작과정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송: 우선 이게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실제로 촬영한 후에 그것을 컴퓨터 상에서 한 장 한 장 뽑습니다. 계속 연속되는 동화가 아니구요. 그 낱장들을 가공해서 다시동화로 뭉치는 작업입니다.

기자: 제작과정에 있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송: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니까...1초에 30장이 필요하거든요. 단순노동이 많으니까 그런점이 조금 힘들죠.

기자: 앞으로의 계획 혹은 현재 계획 중인 작품이 있다면?
송: 지금 현재 하는 일은 원래 하던 일과는 조금 동떨어진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계속 영상작품을 만들고 싶고, 꼭 무술이 아니더라도 동양적인 이미지를 영상으로 담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압구정동의 한 식당에 들어갔다. 서로 딱 맥주 한 잔씩을 마시고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날 저녁을 맞이하였다. 압구정동의 사람들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흔들렸다. 그가 그려 넣을 마지막 용의 눈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영상철학만은 압구정동의 로데오거리에서 이미 가로등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송원경씨가 작업한 가라테 영상 컷



송원경씨 프로필
2000년 쿄토 세이카대학 만화학과 졸업.
2002년 쿄토 세이카대학 대학원 영상학과 졸업.
2000년 One Minute Video 출품.
2000년 쿄토광고상 TV부문 학생상 수상.

댓글 2

조영주 2003.05.21
그림 설명이 위 아래가 뒤바뀌었네요
양성식 2003.05.22
하나, 동양의 선과 여백. 둘, 아름다운 무예와 그 동작. 셋, 더군다나 영상과의 교배 라...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왠지 영상화백의 눈에 보이는, 그래서 우리에게 보이는 무예와 그 움직임이라는 것은 강 한가운데에서도 스며들 듯 여유로운 힘이 느껴지는 매직아이, 곧 매체와 맞물리는 공감각 일것 같습니다. 여타의 활약에도 기대하겠습니다! 파이팅하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