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무술 유술] 꺾고 비틀고 조르고…덩치들도 "살려주∼"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한 체육관. 금요일 밤 8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열기가 후끈하다. 운동을 하는 모습이 여느 도장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둘씩 짝을 지어 바닥을 뒹굴고 있다. 목을 조르거나 팔을 비틀고 있고, 표정은 비참하게 일그러져 있다. ‘유술(Jiu Jitsu)’을 수련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종격투기(실전무술) 경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대학생 엄정임씨(20·여)는 거의 매일 체육관을 찾는다. 연습 파트너인 여중생과 땅바닥에서 한참을 엉켜 있다. 바닥에 누운 채 양다리로 상대 허리를 휘감고는 팔을 꺾기 위해 안간힘이다. “운동은 물론 다이어트하려고 킥복싱 도장을 찾다가 접했다”는 엄양은 유술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6개월 경력이지만 “이젠 밤길 다닐 때 무섭지 않다. 남자들도 제압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어떤 무술이기에 가녀린 여대생을 이렇게 바꿔놨을까. 브라질 유술 한국협회장 홍영규 관장(39)이 한마디로 설명한다. “유술은 체중의 차이를 극복한 무술로 미국 FBI는 여성이 배워 남성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고 정의했다”고 말했다. 체구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여성이 남성을 거뜬히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유술이란 얘기다. 또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무술”이라고 소개했다.
홍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유술은 그라운드 기술을 위주로 한 무술이다. 태권도 킥복싱 무에타이 등 입식 타격기들과 달리 바닥에 넘어져 있는 상대를 공격하는 무술이다.
동양무술의 관점에서 보면 넘어져 있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지만,유술은 다르다. 상대를 넘어뜨리는 것이 이 무술의 출발이다. 그 다음 팔을 꺾거나 비틀고(암바·암록) 목을 졸라(초크) 상대의 항복을 받아낸다. 관절을 부러뜨리는 것은 물론 상대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술이다.
수련 5년차인 이민재씨(25·회사원·여)는 실전에서 유술의 위력을 실감했다. 지하철에서 괜히 시비를 걸어오던 아저씨를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제압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 치고 받으며 싸울 수도 없었다. 유술 기술을 써 상대를 눕혀 꼼짝 못하게 해놓고 말로 해결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역시 5년째 유술을 배우고 있는 지재웅씨(29·회사원)는 “태권도 씨름 등 여러 무술을 했지만 유술만큼 센세이셔널한 느낌을 주는 무술은 없었다”고 유술의 매력을 말했다.
현재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종격투기 및 유술 관련 카페가 100여개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유술만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 브라질유술 한국협회(toohon.com·서울 은평구 신사동), 코리아 브라질리안 주지츠아카데미(bjj.co.kr·서울 동작구 사당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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