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마조네스' 이인영 밀착취재

한국 복싱의 아마조네스라 불러다오.
지난 1월 24일 잠실체육관. 노란 머리 염색에 작은 체구의 한 여성 복서가 시원한 펀치로 일본 챔피언을 시종일관 압도하며 승리해 화제를 모았다. 여자라고 믿기 힘든 파워와 스태미너를 가지고 있는 이 선수를 바라보는 권투관계자들은 과연 저 선수가 여자가 맞을까?라는 말들을 되뇌이곤 했다. 그는 다름아닌 한국 여자복싱 초대 챔피언 이인영 (31·산본체육관) 선수. 스포츠서울닷컴 e매거진에서 한국판 아마조네스 (아마존의 여전사) 이인영 선수를 찾아가 만났다.

이인영은 한국 여자프로권투 최초의 챔피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24일 일본의 야시마 유미를 물리친 후 기뻐하고 있는 이인영의 모습
# 남자들과 싸워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다
이인영 선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들은 아버지와 오빠들이다. 2남 4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바로 위의 두 오빠와 함께 자라며 어릴적부터 여성스러움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비운의 복서 김득구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권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그는 털털한 외모 탓에 거친 남학생들과 시비가 붙어 싸움도 많이 했다.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을 만큼 싸움을 여러 번 했지만 이인영은 남학생들과 맞붙어서 한 번도 져본 일이 없다고. 이렇게 이인영의 유년기는 보통 여자아이들과는 전혀 달랐다.
# 방황, 좌절 그리고 권투선수가 되기까지
199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인영은 별다른 생각없이 방황의 날을 보냈다. 목표의식 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나태함이 쌓여갔고, 술과 싸움으로 그의 생활은 얼룩졌다. 그렇게 지내던 중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면서 이인영의 인생은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이 없는 집안의 사정은 매우 어려워졌고, 이인영은 직접 생계를 위해 돈벌이에 뛰어들어야 했다.택시기사, 트럭운전 등 여자로서는 해내기 힘든 일들을 계속하며 이인영은 그간의 아쉬웠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그렇게 참회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자신의 길이 어릴적 관심을 가졌던 권투임을 자각했고, 15살이나 많은 맏언니를 2년여간 설득한 끝에 2001년 8월 체육관을 찾게 됐다.

이인영은 연습벌레로 소문나 있다. 매일 아침 10km 이상씩 러닝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3시간 정도 링 위에서 실전연습을 한다. 사진은 산본체육관 관장인 김주병 씨와 훈련을 하는 모습
#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여자 복서
산본체육관의 관장인 김주병씨는 이인영이 처음 체육관을 찾아왔을 때 남자인줄 알았단다.김 관장은 작고 단단한 체구와 날카로운 눈빛을 보고 여자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훈련을 같이 하는 지금도 김 관장은 "이인영은 정말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진정한 복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김 관장은 "별다른 말이 필요가 없다.인영이는 타고난 복서다.특히 믿기 힘든 파워를 지니고 있어 경험만 쌓는다면 분명히 세계챔피언이 될 것이다"라며 이인영 선수를 극찬했다.
# 40세까지 선수생활 계속하겠다
이인영은 자신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40세 이상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일본 선수를 꺾고 난 후 매스컴도 타고 길거리에서 사인공세에도 시달리는 유명인이 됐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권투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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