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제7편> 'K-1' 군웅할거의 시대를 맞이하다

<제7편> 'K-1' 군웅할거의 시대를 맞이하다


’96년 3월 10,‘K-1 GRAND PRIX96 개막전.‘괴물(?)’ 미르코와의 사투에서 첫번째 희생자로 떠오른 사람은 전년도 K-1그랑프리 준우승자였던 제롬 르 반나였다.

제롬은‘K-1 그랑프리’93’초대 챔피언이었던‘브랑코 시카틱’의 수제자란 소문으로 항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그 소문의 주인공 ‘미르코 타이거(현, 미르코 크로콥프: Mirko Cro Cop, 크로아티아)’ 에게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한 채 다운까지 당하는 치욕을 맛보며, 판정으로 무너져내렸다.

한편, 2년 연속 초반 패배의 쓴맛을 맛보며 와신상담 화려한 부활의 기회만 노리고 있던 앤디 훅의 향방은···?

앤디는 한 때‘K-1그랑프리’93’의 출전 여부를 놓고 소문만 무성했던 미국 프로레슬러 출신 격투가‘버트 베일(Bart Vale, 미국, 1957년 5월 4일생, 191cm/ 114kg)’을 맞아 KO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마침내, 2년 연속 초반 패배라는 불명예의 늪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5월 6일,‘K-1 GRAND PRIX96’이 개최되었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K-1의‘절대강자’ 피터아츠. 피터 아츠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96그랑프리 역시 그의 우승을 점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2회전에서 맞이한 상대 ‘마이크 베르나르도’의 강력한 펀치 세례를 맞고 두 번이나 연거푸 엉덩방아를 찧던 피터 아츠는 결국 실신 KO패라는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며, 어렵사리 이룩했던‘K-1 절대강자의 명예’를 본인 스스로 구겨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피터 아츠를 KO로 눕힌 마이크 베르나르도는 그 여세를 몰아 준결승에서 일본의 차세대 기대주로 손꼽히는 ‘무사시’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한다.

‘절대 강자란 없다!!’ 2년 연속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피터 아츠가 그때까지만 해도 신출나기에 불과했던 베르나르도의 손에 의해 무너져내린 것이다.

다시 한번 K-1의, 아니 격투기 세계의 비정함을 느끼게 해준 일대 사건이었다. 이제 바야흐로‘K-1’에는 군웅할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편, 다른 조에서는 2년 연속 초반 패퇴의 모습을 보여줘 팬들의 실망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앤디 훅이 서서히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활기찬 전진을 보여주고 있었다.

앤디가 2회전에서 맞이한 상대는 부상으로 결장한 샘 그레코 대신 올라온 남아프리카 출신의 거인 ‘밴더 머위(Vander Merwe, 1973년 9월 21일생, 210cm/111kg)’였다. 하지만, 앤디는 겉보기에도 섬뜩한 이 거인을 간단히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른다.

준결승 전에서는 지난해 자신을 패배의 늪에 빠트렸던 어니스트 후스트를 맞아 재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 이라는 근사한 판정 차로 후스트를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한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과거 자신을 2번이나 KO로 이긴 바 있던 마이크 베르나르도 선수였다. 앤디와 마이크, 두 사람 모두 결승까지 오는 동안 이미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 말 그대로 ‘만신창이’ 상태에 있었다.

특히, 피터 아츠와 무사시의 격렬한 하단차기를 받아왔던 베르나르도는 사실 서있는 것조차 괴로울 지경에 있었던 것만은 분명했던 모양이다. 앤디는 2라운드에 들어서 하단차기 공격으로 베르나르도에게 한 차례 다운을 빼앗은 다음, 피니시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훅 토네이도’를 날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났다. 마침내 앤디는 그의 오랜 꿈이자 숙원이었던 K-1 그랑프리의 우승과 함께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마이크 베르나르도에 대한‘리벤지(복수)’마저 멋지게 치뤄냈던 것이다.

9월에는 오사카에서‘K-1 REVENGE96’이 개최되었다. 그 대회 안에 마련된 ‘WMTC 세계 미들급 타이틀 매치’ 3경기가 진행되었다. 이 시합에서‘사크 몬’선수는 왼발 중단차기(미들킥) 6연타를 성공시키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관객들로 하여금‘무에타이’의 무서움을 보여주었고, 앤디 훅 선수는 ‘스탄 더 맨’을 맞아 KO로 승리하면서 WMTC 세계 슈퍼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도 덤(?)으로 획득했다.

특히, 이 대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시합은 김태영 선수와‘완롭 소 사타반(Wanlop Sor.Sarthaphan, 태국, 1974년 10월 28일생, 175cm/72kg)’의 일전이었다. 김태영은 이 시합이 있기 약 반년 전 태국에서 치뤄진 WMTC 세계 주니어 미들급 왕좌 결정전에서 완롭 선수에게 판정으로 패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이번 무대는 그에게 있어서 ‘리벤지 매치’가 되는 셈이었다.

이 시합에서 김태영은 반년 전에 당했던 설움을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 리드미컬한 몸놀림으로 완롭 선수를 괴롭혔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 팔꿈치 공격을 하며 파고드는 완롭 선수를 앞차기로 떼어내며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침착한 경기를 펼쳐냈다. 결과는 김태영의 판정승, 마침내 반년전의 패배에 대한 설욕을 일궈낸 것이다.

10월에 들어서 첫 TV 생중계로 진행된‘K-1 STAR WARS96’가 개최되었다. K-1 그랑프리에서의 KO패, K-1 REVENGE’96에서의 반칙패 등으로 베르나르도에게 망신을 당한 바 있던 피터 아츠. 그는 이 대회를 기회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지만, 마치 그랑프리 전에서의 악몽을 되풀이라도 하려는 듯 KO패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제롬 르 반나는 어니스트 후스트를 링 위에서 실신 KO패로 잠재우는 등,‘세대교체’를 향한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레이 세포(뉴질랜드)

한편, 사타케 마사아키도 이 대회를 통해 1년만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복귀 무대를 가졌지만, 공백 기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었을까 공격다운 공격도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한 채 앤디 훅 선수에게 판정으로 패하고 말았다.

12월에는 나고야 레인보우 홀에서‘K-1 HERCULES96’이 개최되었다. 이 대회를 통해 K-1 무대에 첫 출장한‘레이 세포(Ray Sefo, 뉴질랜드, 1971년 2월 15일생, 180cm / 107.5kg, 왼쪽 사진)’는 어니스트 후스트를 맞아 치열한 공방전 끝에 패하기는 했지만, 훗날의 그의 맹활약상을 엿보게 하는 중요한 무대로 기록되었다.


되돌아보는 1996년

▲3월 10일, 정도회관과 UWF 인터내셔널의 업무 제휴의 일환으로 가진 ‘UWF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챔브아 게손리트vs가네하라(金原弘光, 링스)의 시합이 열렸고, 이 시합에서 챔프아가 판정으로 이겼다. 이 시합 이후 정도회관과 UWF인터내셔널의 업무제휴 관계는 막을 내린다.
▲3월 10일, 요코하마 아리나에서 ‘K-1 GRAND PRIX96개막전~20만 달러 쟁탈 격투기 세계최강 토너먼트~’가 개최됨. 이 대회에 첫 출장한 미르코 타이거(현, 미르코 크로 콥프)를 비롯하여 앤디 훅, 마이크 베르나르도 등 8명의 선수가 2회전에 진출했다.
▲3월 30일, 태국 바타야에서 열린 ‘푸미폰 국왕 취임 50주년 기념 흥행시합’에서 김태영과 완롭 소 사타반이 ‘WMTC 주니어미들급 왕좌결정전’을 가졌고, 결과는 김태영의 판정패. 완롭이 WMTC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4월 4일, 후지텔레비에서 격투기 정보 프로그램 ‘SRS-스페셜 링사이드’의 방송을 개시함.
▲5월 6일, 요코하마 아리나에서 ‘K-1 GRAND PRIX96’ 개최. 결승에서 앤디 훅은 마이크 베르나르도 선수를 2라운드에 KO로 제압하고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6월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앤디 훅이 프로모토가 되어 ‘K-1 FIGHT NIGHTⅡ’를 개최.
이 대회 메인 시합에서 앤디 훅이 사다우 겟손리트(Sadau Keatsongrit, 태국)를 맞아 2라운드에서 KO로 이김.
▲7월 13일, 호주 시드니에서 아담 워트가 주최한 ‘FIGHT NIGHT’이 개최됨. 아담 워트는 1라운드에서 상대를 KO로 눕히며 UKF세계 쿠르저급 타이틀 방어에 성공함.
▲8월 9일, ㈜엑식엔터테인먼트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용 게임 소프트웨어 ‘K-1 GRAND PRIX FIGHTING ILLUSION’를 발매함.
▲9월 10일, 오사카에서 ‘K-1 REVENGE96’ 개최. 이 시합에서 앤디 훅은 스탄 더 맨을 2라운드 KO로 눌러 이기고, WMTC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또한, 김태영은 완롭선수를 맞아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며 멋진 경기 끝에 판정으로 눌러 이기고 WMTC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10월 6일, 정도회관은 K-1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가라테 월드컵’의 명칭을 ‘제 15회 오픈 토너먼트 전일본 가라테 선수권대회’로 바꾸고, 오사카 부립 체육관에서 시합을 개최한다. 이 대회부터 ‘링’을 폐지하고 ‘무대’로 전환했으며, 재연장 때에도 글러브 시합을 폐지했다.
▲10월 18일, 요코하마 아리나에서 ‘K-1 STAR WARS96’이 개최되었고, 골든 타임에 TV로 생중계되었다. 메인 시합에서 1년 반 만에 복귀한 사타케 마사아키 선수가 앤디 훅과 경기를 가졌지만, 결과는 앤디 훅의 판정승
▲11월 23일,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열린 ‘LA NUIT DES CHAMPIONS Ⅲ’에서 모리스 스미스 선수가 제프 루퍼스 선수에게 8라운드에서 KO로 승리를 거둠.
▲12월 8일, 나고야 레인보우 홀에서 ‘K-1 HERCULES96’ 개최. 메인 시합에서 앤디 훅 선수가 무사시 선수를 판정으로 눌러 이겼다. 같은 대회에서 레이 세포 선수가 첫 출장해 어니스트 후수트 선수와 대전을 벌였지만, 4라운드에서 TKO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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