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스피릿MC 리포트 - <제2편>룰과 링에 대하여


조별 대진표 추첨

사실 마음만 먹으면 대회 하나쯤 여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KPW 같은 경우도, 장소와 링을 구하는데 애를 먹긴 했지만, 출전할 선수가 있느냐가 가장 걱정스러운 문제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종격투기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고, 생각보다 훨씬 좋은 모양새로 대회를 치룰 수 있었다.

스피릿MC 역시 대회를 치르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출전 희망자가 있었다. 그러나 스피릿MC 쯤 되는 규모로 대회를 치르려면 선수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사 진행 사항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체크하고 준비해야만 메이저급을 지향하는 대회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인력을 동원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2강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3월 28일 금요일. 경기 장소인 잠실학생체육관에는 벌써부터 카메라를 들고 왔다갔다하는 보도팀의 모습이 보였다. 대회 막바지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대회 관계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것이다. 특히 대회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심판진과 스태프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경기 과정을 몇 차례나 반복하며 각종 상황에 적응하는 교육을 받았고, 낮부터는 링 설치가 시작되었다. 심판진은 총 10명으로 2명은 락커룸 배심을 맡고, 나머지 8명은2개조로 나뉘어 매 경기마다 주심과 배심을 돌아가며 보게 된다. 약 30명의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진행요원은 라커룸에서부터 링사이드에 이르기까지 요소 요소에 배치된다. 이 밖에는 본부석에는 운영요원과 의료진이 자리하며,KPW에서도 사회를 맡았던 김남훈 선수가 링 아나운서를 맡았다. 이들은 예선 당일도 아침 7시부터 경기장에 입장하여 최종 점검 및 리허설을 가지며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룰에 대하여


선수에게 금지기술을 설명하는 제스처

격투기 대회에서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경기 규칙과 그 규칙에 따라 경기를 운영하는 심판의 역할이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는 그 성격상 규칙과 그 적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몇 차례의 심판 교육과 룰미팅을 통해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힐훅(힐홀드) 같은 기술은 부상 빈도가 높은 기술이라 도중에 금지기술로 지정하기로 한 적도 있었으나 결국 처음 규칙대로 허용하기로 결정이 났다. 그런가 하면 그라운드 상태의 상대 목 위를 무릎이나 발로 차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과는 달리 금지하기로 했다. 그것도 무릎 위 신체 일부가 몇 군데 이상 바닥에 닿아 있을 때 적용시키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었다. 손가락을 잡는 것은 몇 개까지 허용 하느냐도 마찬가지였다. 또, 선수 복장에 대해서도 상의 탈의 가능이라는 느슨한 규정을 수정하여 도복 외의 상의는 입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링 위에서 경기를 주관하는 주심 외에 배심 3명은 링 좌우 및 후면에서 포인트 계산을 하게 되는데, 유효 포인트로 인정되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 유효타격 - 금지된 기술 외에 타격으로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거나 깨끗하게 기술이 들어갔을 때 유효타격으로 인정한다.
* 그라운드에서 유지한 포지션 점유 또는 포지션 뒤집기 성공 - 단, 확실한 마운트, 백마운트, 사이드마운트 자세를 잡았을 때에만 포인트가 인정된다. 즉 가드 포지션 형태나다리가 얽힌 형태는 인정하지 않으며, 순간적으로 자세를 잡았더라도 곧풀렸을 경우에는 역시 점수가 되지 않는다.
* 그라운드에서 3회 이상 연타로 공격했을 때
* 주심의 캐치 선언이 떨어진 관절기 - 관절기술을 걸었을 때, 비록 그 기술이 탭을 얻어내기 전이거나 약간 불확실한 경우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기술이 들어갔다고 주심이 판단했을 때 "캐치!"라고 외침으로서 포인트로 인정해준다.

룰 자체는 유술계통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경기 진행 방식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경기가 느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스탠딩 상태에서든 그라운드 상태에서든 20초 이상 고착 상태가 지속될 경우 경기를 중단시키고 선수를 각 코너로 보낸 후 스탠딩 상태로 다시 시작하게끔 정했기 때문이다. 또, 일단 라운드 개시 종이 울리면 거의 루스타임 없이 경기가 진행되므로 장기전을 통한 세심한포지션 싸움도 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유술기를 주로 사용하는 선수에게는 기술을 걸기 위한 준비 단계에서 플레이를 멈춰야 했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8각링


격전장이 되었던 링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었을까? 우선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링의 내구성과 바닥 쿠션이다. 기본적으로 링은 철근을 사용한 거미줄같은 방사형 구조물이 뼈대가 되며, 바닥은 그 위에 약 2cm 가량 두께의 목재 패널과 비슷한 두께의 탄력고무매트가 얹혀지고 또 이중으로 캔버스 천을 덮은 형태다. 아래가 거의빈 공간이라서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할 정도의 탄력은 있지만, 자체 쿠션 자체가 없기 때문에 경기에 임하는 선수에게는딱딱하다, 불안하다는 느낌에서 오는 긴장감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8각 모서리마다 세워진 포스트는 완충 효과가 우수한 쿠션이 대어져 부딪혀서 받는 충격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로프 역시 상당히 세심하게 신경을 쓴 제품으로, 일단 로프 자체의 지름이 5cm에 가깝고 일반적으로 속이많이 빈 튜브 안에 와이어를 넣는것과 달리 와이어 굵기와 동일한 지름의 구멍이 나 있어 힘을 잘 받을 것으로 보였다. 로프 안에 들어가는 와이어는 지름이 약 8mm 정도로 이론상2t의 충격까지 끊어지지 않고 견뎌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로프가 팽팽하게 당겨져 링 주위를 다섯 줄로 둘러싸고 있는데, 그간격이 상당히 좁기 때문에 밖으로 밀려나거나 떨어질 염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링에 올라온 선수 중에는 로프 간격이 좁아서 안으로 들어가기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링 구조는 선수가 링에 올라서서 상대선수와 마주 섰을 때 생각보다 좁다는 느낌과 함께 철망만큼은 아니겠지만 외부와 단절된 느낌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선수가 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싸울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취재후기>

대회 준비가 완벽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아마도 어떤 대회든 완벽한 준비란 없을 것이다. 언제 어떤 돌발 사태가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적어도 예선전이 벌어진 이틀 간 사소한 시비 거리가 될 만한 일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본선 경기를 앞두고 이들은 다시 한번 더 나은 대회 운영을 위하여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댓글 2

kjhjk007 2003.04.05
전 몸무게가 50키로그램입니다. 59~63kg에 56kg까지 낯춰주시면면 안되는 건가요? 위험도가 많이 따릅니까? 제가 56kg까지는 올릴수 있겠는데 59키로는 무리는 것같아요.
류운 2003.04.05
다른 데 올리실 글을 잘 못 올리신 건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스피릿MC는 무체급 경기입니다. 내용을 보니 아마도 코리아그랑프리 출전 자격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아마도 체급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체중이 50kg이시라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천천히 몸을 만들어가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