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데, 무슨 태권도를 하나요?
하태은의 관점(Point of view) - 지난 칼럼에 대한 반응에 대한 필자의 답변
![[칼럼]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데, 무슨 태권도를 하나요?](https://data1.mookas.com/journal/images/2023-06-29_10-14-10-83263-1688001250.jpg)
“말장난 같네요. 아동발달센터 가서 치료부터 받고, 도장에 와야 합니다.” 또 어떤 분은 “단체운동 시 타 수련생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지요...”라고 필자의 에 대한 지난 5월 23일 칼럼을 보고 댓글을 달아 주신 분들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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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댓글을 달아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바쁜 와중에도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어서 칼럼을 보고 마음을 전달해 주었기 때문이다. 난 이 댓글을 보며 묻고 싶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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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첫째, “태권도 수련 시 미트를 잡고 있어야 할 아이가 미트를 흔들대며 자꾸 움직여서 상대 아이가 발차기를 찰 수 없다면, 어떻게 지도하겠는가?”
\n이 질문은 한국체육대학원 강연 시 필자가 대학원생들에게 물은 얘기다. 이때 어떤 원생은 아이에게 ”움직이면 짝이 된 다른 아이가 발차기를 찰 수 없으니 집중하여 미트를 잡아주어라.”라며 타이른다고 한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모든 사범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가 사범이 돌아서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하는 수 없이 개인 지도를 해도 계속 그런다는 것이다. 이러면 부모에게 말해서 아이를 그냥 집에 데리고 가라고 할 것인가? 또는 아동발달센터 가서 치료부터 받고 다시 오라고 할 것인가?
\n일반적으로라면 수련에 지장을 주는 한 아이 때문에 시간을 빼앗겨 다른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없다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와 부모는 태권도를 배우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상담이나 광고를 보고 온 것인데, 못 가르치겠다면 그 사범은 광고와는 달리 집중력이 좋은 아이들만 가르치는 태권도장이란 말인가?
\n사실 교육자로서의 문제는 제외하고 소경영인으로서 보면 예전에 아이들이 넘쳐날 때는 장애아나 문제가 있는 아동을 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출산율의 감소로 가르치고 싶어도 아이들이 없는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더 가르쳐야 도장 운영이 가능한 상황인데 어떻게 배우겠다고 온 학생을 돌려보내겠는가? 물론 대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 도장 운영하는 사범들은 이런 시급한 상황을 아직 피부로 못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는가?
\n●“태권도는 분명 신경발달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
물론 아직까지 ADHD, 자폐스펙트럼(ASD)에 관한 치료약은 없다. 하지만 필자가 23년간 연구한 바로는 모든 운동이 건강에 좋듯이 분명 태권도는 신경발달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국가자격 대한보건교육사회(2017)」와 「서울시보건협회(2020)」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발표하여 ‘TCD(태권도 인성발달)와 TCS(태권도 임상 보조)’ 프로그램을 인증받았으며, 미국 일리노이주 할림 교육청(Harlem School District #122, Illinois State)으로부터 프로그램을 특수 체육프로그램으로 인증받아 직접 지도하였다. 만약 효과가 없는데 있다고 했다면 거짓 과대광고로 인해 필자는 지금 수억의 벌금을 물 거나 영창에 가 있거나, 또는 태권도장 문을 닫아야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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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필자가 현재 미국에서 가르치는 TCD & TCS 프로그램은 현재 한국 태권도 프로그램과는 다르고, 지도자의 지도 철학도 다르며, 태권도 교육학적인 시각도 다르므로 똑같은 태권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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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필자가 가르치는 태권도는 특별난 게 아니라 그냥 순수 말 그대로의 태권도를 가르친다. 물론 지도자가 「운동 신경심리학자(EN, Exercise-Neuropsychologist)」을 공부하여 지도원리를 반드시 알아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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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공부를 하지 않고 태권도를 논한다면 수박 겉핥기식의 맨날 똑같은 말로 학부모를 상대할 수밖에 없다. 사범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자꾸 움직인다면 먼저 왜 그러는지 이유(원인)를 알아야 할 것이고, 알았다면 어떤 원리와 방법을 통해 태권도를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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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자주 화를 내고 타인을 괴롭히는 아이는 어떻게 태권도 인성교육을 지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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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필자는 처음으로 「태권도 아동 인성발달 개론 (주식회사 애니빅, 2014)」 책을 출간하며 아이들에게 태권도 교육은 인성교육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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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가 도장에 와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화를 자주 내고, 다른 아이들 수련을 망치게 한다면 인성교육은 어떻게 시키겠는가? 이 아이도 아동발달센터로 보내라고 하거나 집에 가서 가정 교육을 더 받고 오라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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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이의 인성이 좋지 못해 태권도장에 보낸 것인데, 인성이 정상적으로 된 아이들만 교육한다면 부모는 굳이 아이를 태권도장에 보낼 필요가 있는가? 지금 교육부 정책의 ‘늘봄학교 체육활동’ 목적으로 6월 20일 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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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많을 텐데 어떻게 태권도를 지도할 수 있겠는가? 또한 각 도장에서 이런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면 부모는 학교 늘봄학교 체육활동의 태권도로 보내거나 다른 스포츠로 아이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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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이 태권도를 바라보는 시각(관점)을 바꾸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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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지금까지 ‘태권도’라는 간판을 걸고 교육을 가르치면서 과연 ‘태권의 도’를 가르치는 사범이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뭔 말인가 하면, 손과 발기술을 가르치거나 경기에 보내는 것은 엄밀히 태권도가 아니라 “태권”을 가르치는 것이다. 즉 태권 경기 기술이나 호신술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렇게 태권의 기술을 가르친다면 솔직히 요즘 뜨고 있는 주짓주와 UFC 등의 격투기 기술을 배우러 가겠다고 하는 아이들을 더는 태권도장에 잡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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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태권도장의 많은 청소년 수련생이 이러한 격투기 기술을 배우러 태권도장을 떠나고 있다. 그렇지만 태권도 사범들은 빠져나가는 청소년들을 잡을 대안이 없어 안타까움만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격투기와 스포츠와는 달리 태권도가 가진 고유의 “태권의 도”를 가르친다면 이런 수련생들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대중적인 홍보도 필요할 것이다. 그 태권도의 도란 중국 무협지에서나 도가, 유교 등에서 가르치는 도가 아니라 무도의 실질적인 “도” 즉 태권도 만의 도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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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도란 형이상학적인 “깨달음의 도”를 말한다. 태권 수련을 통해 어떤 깨달음의 도를 수양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유소년인 5살부터 성인 수련생들에게 그 도를 어떻게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분명 ‘태권’이 아니라 ‘태권도’의 간판을 걸고 경영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도라는 교육 철학을 통해 아이를 왜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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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사범들은 당장 돈이 안 되는 고리타분한 도의 철학을 배우거나 알려고 들지도 않고, 차라리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스포츠나 운동기술을 배워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여 ‘태권도’가 아닌 ‘태권 줄넘기’, ‘태권 체조’ 등을 가르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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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태권도인 스스로가 태권도의 가치성과 정체성을 떨어트려 의식 있는 태권도 선배 사범들과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소한 간판에 “~ 태권도”라고 걸고 경영을 하고 있다면 ‘태권도’의 교육 철학은 알고 맞춤 지도를 해야 이러한 신경발달장애와 정서-행동 문제아들을 이해하고 가르칠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아이들의 감소로 누구는 받고, 누구는 안 받고 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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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분명 태권-도는 발과 손의 수련을 통해 뇌의 신경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와 도라는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정신적인 심리기능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신경과 심리기능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면 태권도 사범은 다른 스포츠나 운동기술을 가르칠 게 아니라 순수 태권도의 수련 과정을 통해 신체와 정신을 바르게 중재하거나 치료해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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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모든 운동 중에서도 도라는 정신적 교육의 가치를 담고 있는 태권도를 잘만 가르친다면 신경발달장애 중재에 활용되고 있는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 OT)와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 Analysis, ABA) 보다 더 치료(therapy)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필자의 장담은 이미 다른 학자들이 발표한 다수 선행 연구논문 발표와 일부 태권도 사범들의 신경발달장애아 치료 성공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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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태권도가 도움이 되어도 현실은 장애아를 가르쳐주는 곳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어떤 학부모의 안타까운 댓글을 보며 사범들이 태권도라는 시각의 전환을 통해 다시 한번 ‘태권’이 아니라 ‘태권도’의 교육 철학을 갖고 모든 아이를 포용하여 가르칠 수 있길 바래본다. 그 결과 정부 정책인 ‘늘봄학교 체육활동의 태권도 활성화’에 따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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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후 필자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실제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운동-신경심리학(EN)을 기반으로 ‘늘봄학교 체육활동의 태권도 활성화’에 관한 대처 방안을 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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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은 칼럼니스트 주요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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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운동-신경심리학자
\n\n· 미국 「운동 신경심리학 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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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태은 원장 = 미국운동신경심리학연구원 ㅣmasterhas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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