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과 무술의 상관관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도계 일각에서는 무술 수련에 있어서 ‘근육(근력 트레이닝을 통해 길러진)’은 기술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인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술 수련에 있어서도 적당한 근육과 근력 등의 요소가 상당히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차츰 무술 수련 때에 필요한 <근력 트레이닝>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또한, 최근에 와서 물론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격투기 계열의 무술에 있어서 ‘근력(筋力)’은 ‘기술(技術=테크닉)’과 더불어 시합의 결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까지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근력만 있다고 모든 게 다 해결될 수는 없지만, 만약 기술적으로 비슷한 레벨에 있는 선수들끼리 경기를 치루게 된다면 근력이 강한 쪽이 약한 쪽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상식으로 굳어졌다.
최근 구미 선진국에서는 주 5일 근무가 정착되고, 시간적으로 많은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지 여가 시간을 활용한 신체 단련에 상당히 적극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수영, 헬스, 에어로빅은 물론, 가라테 등의 격투기 수련을 목표로 한 사람들의 경우 근력에 관한 관심의 정도와 지식, 또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쏟아 붓는 노력과 정성은 그렇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요즘에는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삶에 여유가 생겼고, 주 5일제 근무를 하는 회사도 확산되는 추세이다 보니,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간적인 여유도 많아졌고, 실제로 신체를 단련하는 데에 투자하는 비용과 시간도 많아졌다. 실제로 30~40대 회사원들도 스쿼시, 헬스, 수영, 그리고 심지어는 격한 운동(복싱, 격투기 등)까지 마다 않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많이 늘어났지만, 그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계획적으로 실행하는 사람들은 아직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무슨 운동이던지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트레이닝 계획을 세워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인 만큼, 근력 트레이닝(웨이트 트레이닝)역시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렇다면 과연 근력 트레이닝을 위해서 어떤 접근 방법이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몇 번을 강조하게 될 말이지만 ‘의학적’, ‘생리학적’ 측면에서 합리적인 트레이닝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정확하게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의 종류에 따라 ‘근력 트레이닝’ 방법 또한 다양하겠지만, 여기서는 무술 수련에 도움이 되는 근력 트레이닝에 관한 것만 생각해보기로 하자.
가장 이상적인 트레이닝 방법이란, 본인이 갖고 있는 신체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몸이 견딜 수 있는 한계선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것을 착실하게 수행해내는 것이다.
일단, 근력 트레이닝에 앞서서 우선 근력 트레이닝의 기본적인 원리부터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간단하게 말해서 근력 트레이닝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육에 일정한 ‘부하(負荷=하중을 느끼게 함)’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일단 근육에 일정한 부하를 주고, 부하가 걸린 근육에 일정 시간 동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전통적인 근력 트레이닝의 기본 원리이다.
단, 이 ‘부하’를 어떻게, 얼마 만큼 줄 것인가? 또 부하를 느낀 근육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 할애해야 할 것인가를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초보자의 경우, 트레이닝을 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나서 시작하도록 하자).
이제, 충분히 계획이 세워졌다면 우선 본인의 신체에 맞춰서 가볍게 트레이닝을 해보고, 본인의 신체에 적합한 데이터를 작성해놓도록 하자.
본격적인 근력 트레이닝에 앞서 우선 트레이닝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초체력 배양 단계를 무시한 채 바로 근력 트레이닝을 시작한다는 것은 전혀 기초가 잡혀있지 않은 사람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풀 컨텍트’ 무술 시합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참가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만약 공격과 방어기술에 전혀 기초가 없는 사람이 상당한 레벨에 있는 고수와 바로 대련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결과는 아마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근력 트레이닝 역시 기초를 무시한 채 바로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들어간다면 심각한 부상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다시, 근력 트레이닝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일단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 ‘기초체력 배양’에 충실하도록 하자.
기초 체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생각되면,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근력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근력 트레이닝을 통해 배양된 힘을 무술 수련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초체력’은 팔 굽혀 펴기와 같은 간단한 맨손운동이나, 무술 수련의 기초 단계(기마자세, 삼전서기, 앞굽이 자세, 뒷굽이 자세, 이동수련 등을 통한 다리 근력, 지르기나 푸쉬 업, 펀치 수련 등을 통한 팔 근력 배양)를 통해 길러낼 수 있다.
즉, 기초체력은 매일 하는 반복적인 훈련 과정을 통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갖춰져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합동 수련 외에 자주적인 트레이닝으로 ‘런닝’ 이나 ‘보강운동(스쿼트 등)’을 규칙적으로 열심히 하게 된다면, 파워나 스태미너에 관련된 기초체력은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가 있다.
근력 트레이닝(웨이트 트레이닝)의 방법에 관해서는 전문가 마다 서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다만, 공통점을 찾아내서 자신의 몸에 맞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순발력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인지, 아니면 ‘근 지구력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인지, 자신이 하고 있는 트레이닝의 목적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근력 트레이닝은 크게 ‘최대 근력 트레이닝’과 ‘근 지구력 트레이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례로, 유도나 레슬링과 같이 ‘근 지구력’ 을 요구하는 격투기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중량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들어올리는 트레이닝 방법>이 적합하다 할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타격계’의 격투기에서는 순간적인 파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트레이닝 역시 이와 맞게끔 실시해야 한다. 이와 같이 타격계 무술의 경우에는 <가능한 높은 부하를 짧은 시간 동안(2~3회)에 들어올리는 트레이닝>이 오히려 적합하다.
그러나, 초보자의 경우에는 이미 보디빌딩의 고전처럼 굳어진 ‘근 지구력 트레이닝’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며, 숙련자가 된 이후에도 ‘근 지구력 트레이닝’도 병행해주는 것이 좋다.
단, 초보에서 숙련과정으로 넘어가게 되면 트레이닝의 중심을 ‘근 지구력 트레이닝’에서 ‘최대 근력 트레이닝’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근력 트레이닝은 앞서 말한 대로 자신의 몸에 맞는 합리적인 트레이닝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원칙에 따라서 <트레이닝—식사—휴식>을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부하가 걸린 근육에는 반드시 일정한 <회복시간>을 주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근력 트레이닝을 통해 파워 업 된 근력을 무술 수련을 통해 보다 완성된 기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훈련 중 하나가 바로 ‘샌드백’과 ‘킥미트’를 이용한 트레이닝이다.
◆샌드백 트레이닝◆
흔히 샌드백 훈련이라고 하면 있는 힘껏 사력을 다해 두들기거나, 차는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그건 크게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먼저, 샌드백 트레이닝은 그 목적과 방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바른 자세 익히기’,‘파워 업’,‘스태미너 배양’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른 자세 익히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라테의 기본이 되는 ‘자세’는 기본 수련과정에서 허공에 대고 하는 지르기나 발차기를 통해서 익힐 수 있다. 그 발전 단계로써 실제로 상대에게 자신의 기술을 써먹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를 익혀야 하는데 그 첫 단계가 바로 샌드백 트레이닝이다.
완벽한 자세를 익히기 위한 트레이닝인 이상,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있는 힘껏 두드리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건 ‘퍽’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두들기겠다’고 마음을 먹고 샌드백을 두드리게 되면, 단지 소리를 내는 데에만 정신이 집중되고 그 순간 ‘자세’ 엉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느려도 상관없으니 일단 정확한 자세로 기술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서 ‘돌려차기’를 한다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미리 횟수를 정해놓고, 단 한 번을 차더라도 정확한 동작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특히 전신 근육에 의식을 집중시켜서 몸 전체의 밸런스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정확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울을 보면서 하거나, 상대에게 자신의 자세를 교정해주도록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수련을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자세’가 안정이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파워를 키우는 수련과 스태미너 배양 훈련에 들어가도록 하자.
여기서 말하는 파워 업 트레이닝이란, 앞서 소개한 근력 트레이닝 과정에서 얻은 근력을 가라테 수련 안에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파워 업 트레이닝의 기본은 근력 트레이닝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기술을 정해진 횟수 만큼 한 회, 한 회 동작을 크게 해 가면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로 자세를 무너트리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동작을 크게 하라고 해서 큰 소리를 내거나, 샌드백이 크게 흔들리도록 하라는 뜻이 아니다. ‘펀치’를 내거나 ‘발차기’를 할 때, 밀치듯이 하게 되면 샌드백은 크게 흔들리고, 아마 소리도 크게 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화려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사실 화려하게 보이지도 않지만), 실전에서는 전혀 쓰임새가 없는 불필요한 동작일 뿐이라는 걸 명심해두자.
밀어 치듯이 치지 말고 빠르게 친 다음, 순식간에 쳤던 손과 발을 접어서 다음 동작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스태미너 배양 훈련은 ‘런닝’ 등의 훈련을 통해 축적한 지구력을 가라테 수련에서 충분하게 활용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말한다.
시간을 정해놓고, 몇 가지 기술을 최대한 지속적으로 펼쳐내는 연습을 한다. 가령, 1분 동안 맹렬하게 훈련하고, 30초의 휴식을 취하는 과정을 5라운드 동안 반복한다. 또, 시합을 염두에 두고 3분 동안 샌드백을 두들기고 20초 동안 휴식을 취한다. 이것을 2분 2라운드 동안 지속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이와 같은 훈련 방법이 스태미너 배양을 위해서 꼭 필요로 하는 훈련이다.
◆킥미트 트레이닝◆
킥미트 트레이닝도 샌드백 트레이닝과 마찬가지로 훈련 방법은 동일하다. 킥미트 트레이닝 역시 샌드백 트레이닝과 동일하게 기본적으로 ‘자세 익히기’, ‘파워 업’, ‘스태미너 배양’ 의 세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단, 샌드백 트레이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샌드백 트레이닝의 경우에는 혼자서 하는 연습이 가능하지만, 킥미트 트레이닝은 반드시 이 킥미트를 잡아줄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혼자서 하는 샌드백 트레이닝과는 달리 상대가 있는 훈련이기 때문에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보다 실전에 가까운 상황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킥미트 트레이닝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자세’를 익히기 위한 트레이닝에 있어서 발차기나, 지르기 동작을 파트너가 유도하는 대로 상, 중, 하단에 걸쳐서 정확하게 펼쳐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실제로 자세 교정과 기술 향상에도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파워 업과 스태미너 배양을 위한 트레이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파트너가 임의대로 거리(간격)를 바꾸거나, 공격 또는 반격 동작을 취하는 등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보다 실적적인 움직임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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