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복싱동아리― ‘캠퍼스 주먹’사각링 접수
서울시 아마추어 복싱 신인선수권대회 라이트헤비급(81㎏ 이하) 결승전이 열린 24일 한국체대 오륜관 복싱장.
헤드기어에 큼직한 10온스짜리 글러브를 낀 두 선수가 얼굴에 선혈이 낭자한 채로 서로를 껴안으며 2분 3라운드에 걸친 난타전을 마무리했다. 곧이어 심판들의 채점표가 모아졌고 두 선수가 다시 링 한가운데로 이끌려 나왔다. 양선수의 팔목을 잡은 주심은 오른손을 들어 홍코너 김형기(19·서울대 디자인학부1)의 승리를 선언했다.
비록 서울시연맹 주최이긴 하지만 서울대 복싱동아리가 1997년 창립이래 처음 공식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대회에 모두 6명의 선수가 출전한 서울대는 라이트미들급의 이길환(22·재료공학부1년)과 김형기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슈퍼헤비급의 김태호(21·전기공학부1)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플라이급 백동현(21·농산업교육과1년)과 밴텀급 김진혁(이상 21·사회학부1년)은 동메달을 땄다.
이길환과 김태호가 각각 금·은메달을 따냈지만 김형기가 이겨야만 종합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는 시작됐다.
김형기는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상대의 카운터 펀치에 안면을 허용,다운을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김형기는 곧바로 일어나 자세를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중학교 3학년때부터 킥복싱으로 연마한 빠른 스텝을 주무기로 상대선수를 잡는데 성공,결국 역전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개인 통산 전적은 두차례의 RSC승을 포함,4승무패.
전날 준결승에 이어 이날 결승까지 지켜본 어머니 소영희씨(47)는 ‘오늘은 담담하게 관전할 것’이라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퉁퉁 부어오른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반면 학창시절 운동을 좋아했다는 아버지 학렬씨(51·사업)는 “우리 아들 장하다”며 연신 김군의 등을 토닥였다.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전국대회에도 출전해 진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김군은 “올림픽까지는 몰라도 올 여름 열릴 예정인 국가대표 2차선발전에서는 태극마크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7년째를 맞은 서울대 복싱부는 김용호감독(41)의 지도아래 모두 250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고 각종 대회에 선수로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재목만도 100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동아리다. 여학생으로 주장을 맡아 이날 김감독과 함께 세컨을 본 이지연양(23·수학교육학과2년)은 “3월 전국대회에서의 목표도 역시 우승”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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