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개 숙인 한국 태권도…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상대국 상향평준화 상상 초월! 빼앗긴 주도권 되찾아야
![[시론] 고개 숙인 한국 태권도…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https://data1.mookas.com/journal/images/2021-08-02_14-07-25-85420-1627880845.jpg)
\n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지난 28일 귀국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매우 무거웠다. 한 시간이면 오는 거리인데, 유독 먼 느낌은 기분 탓일 것이다. 역대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로 마감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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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부터 나흘간 지바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4+1년 만에 겨우 열렸다. 올림픽만 바라본 선수들에게는 개최 그 자체만으로 천만다행이다. 역대 가장 많은 6체급에 출전에 최고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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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지막까지 선수단은 불안감은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2월 이후 올림픽까지 제대로 된 훈련은 물론, 1년7개월간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어 실전 감각 부재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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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팬암, 아프리카 선수들은 올해 초부터 각종 오픈대회와 지역예선전을 통해 경험을 쌓고 주요 선수들의 분석을 했다. 우리 선수단은 입출국 과정에서 15일간의 격리조치 때문에 사실상 봉쇄 됐다. 따라서 이전 올림픽과 다르게 ‘깜깜히 시험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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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막이 오르자 이변이 속출했다. 대표팀 내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운 금메달 후보 장준이 튀니지 19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에게 덜미를 잡히며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메이저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신예다.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심기일전 부담감을 떨쳐내고 생애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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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나라 남녀 태권도 간판 이대훈과 이아름도 이튿날 16강 첫 경기에서 샛별에게 일격을 당했다. 상대는 모두 주니어에서 갓 성인무대로 오른 신참내기들이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상대들이 우리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반대로 우리 선수들은 상대들 분석이 부족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올림픽 1년 연기되면서 특급 찬스로 본선행에 막차를 탄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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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이다빈이 랭킹 1위 영국의 비앙카 웍던을 3회전 종료 1초를 남기고 통쾌한 내려차기로 역전승은 이번 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다. 결승에서 노련한 세르비아 밀라차 만디치에게 석패했지만, 우리 태권도 선수단 중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교돈은 암을 극복하고 꿈의 올림픽 무대에 진출해 동메달을 걸어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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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경기 종료와 함께 국내외 언론은 앞다퉈 한국 태권도 ‘노골드’ 기사가 쏟아졌다. 이는 사실이고, 큰 이슈이기도 하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노골드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선수단으로서는 매우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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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2012 런던 올림픽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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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 결과를 보니,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태권도는 첫날 이대훈의 은메달, 황경선의 금메달로 나름 순조롭게 출발했다. 마지막 날 이인종과 차동민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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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은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당시 사무총장으로 선수단을 이끈 양진방 현 회장과 대표팀을 총괄했던 김세혁 총감독은 세계 태권도 흐름을 읽지 못하고 올림픽을 준비한 것이 패인의 결정적인 이유를 인정하면서 책임을 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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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에서 잇따라 저조한 성적으로 노골드를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려가 현실이 된 것. 당시 참패의 원인은 세계 태권도 흐름을 빠르게 과학적으로, 전문성 있게 변하는데 한국 태권도만 전통적인 방식에서 머무른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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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당시 한국 태권도가 재기하기 위해 리셋(Reset)이 요구됐다. 이를 위해 대표팀 상시 운영 체제와 국제 감각 향상을 위한 오픈대회 등 국제대회 출전, 우수선수 양성 시스템 등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기본 전제조건이었다. 더불어 국제와 국내가 따로 적용하는 경기 룰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국내 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시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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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 태권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허심탄회하게 대표팀이 변해야 할 각계 요구를 수렴했다. 이를 계기로 대표팀은 상시체제로 전환이 됐다. 전임 지도자도 선발했다. 최소한 외국팀과 국내 다른 전략 육성종목처럼 운영을 바꾸었다. 그 결과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은 역대 가장 많은 5체급이 출전해 금2, 동3 전체급 메달 획득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이 밖에 WT 그랑프리를 비롯해 메이저대회에서도 한국 태권도 위상을 되찾았다.
\n\n* 관련뉴스 : [2012 런던] 추락한 태권도 종주국… 지금 필요한 것은 ‘Re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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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 완전히 다 바꿔야 위상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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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이번 올림픽을 끝난 후 두 가지 논란이 있다. 재미없는 태권도와 저조한 한국 태권도의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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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태권도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 KTA)는 국제 무대에서 위기 상황을 대처할 대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어떠한 룰에서도 뜻한바 성적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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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세계 태권도 지형. 이번 올림픽에서 완전한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현존하는 태권도 국제적 레전드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이대훈, 중국의 우징위, 영국의 제이드 존스, 비앙카 웍던이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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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신예들이다. 이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대활약을 펼쳤고, 당분간 이들 중심으로 세계 태권도는 재편될 전망이다. 이들의 특징은 완전한 ‘전자호구 세대’들이다. 태권도 경기 입문부터 현재까지 전자호구에 특화된 훈련과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정통 태권도와 전자호구 적응을 한 우리 선수들이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인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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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년간 한국 태권도를 대표했던 대들보 이대훈은 올림픽 경기를 마친 후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9세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제외하고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일반호구로 시작해 라저스트 1세대 전자호구부터 대도(DAEDO)와 케이피앤피(KP&P) 전자호구 시스템을 모두 경험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선수 생활에 전념해 당분간 지속해도 무리는 없지만, 체력과 전술에 한계에 직면,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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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에서 참패를 당한 한국 태권도의 시간은 분주할 전망이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다음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올림픽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가 곧 내년에 앞두고 있다. 특별한 대책 없이 나섰다가는 이번 올림픽과 같은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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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표팀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2019년 유행가 ‘사랑의 재개발’의 가사 중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가 확 와닿는다. 전통적인 선수 및 지도진 발굴 및 선발, 상시 훈련 시스템 전면 개편, 정보 분석 강화 및 과학화 등 바꿀 것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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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방식으로 선수와 지도진을 선발해 훈련도 큰 변화 없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전통적인 태권도 강국인 한국을 비롯해 이란과 중국 등이 기대 이하 성적을 낸 데에는 세계적 흐름이 발 빠른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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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A 역시 올림픽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외국에 잘하는 팀에서 훈련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잘 하는 외국팀은 선수 발굴부터 훈련, 육성 체계에 맨투맨식으로 가상의 상대를 두고 맞춤형 훈련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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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발굴 및 육성 체계도 보다 밀도 있게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유소년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 국제 경기 경험을 갖추면서 그 흐름을 파고들 수 있는 선수 육성이 필요하다. 올림픽을 꿈꾼다면 유소년 때부터 국제대회 경험이 필수적이다. 고교, 대학, 실업팀 신분으로 첫 국가대표가 되어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이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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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선수 발굴만큼 중요한 것은 국제 감각이 풍부한 지도진 구성이다. 대표팀 선발 선수 소속 여부와 관계없는 오로지 실력 검증과 실적을 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지도진 선발이 우선돼야 한다. 실력 검증 없이 소속팀 지도자를 우선 선임한 것은 중대한 실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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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불필요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외국어 소통 능력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대표자회의를 비롯해서 경기 중 비디오판독 요청시 정확하게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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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 만큼, 이제는 외국인 코치 영입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 한국인 지도자보다 지도력과 대회 현장에서 세컨 능력이 우월한 외국인 지도자가 적지 않다. 태권도 모국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시도는 대표팀 분위기 쇄신에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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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출범한 KTA 양진방 회장은 여러 현안이 있지만 경기단체로서 한국 태권도 선수들의 국제화를 중요 순위로 손꼽았다. 한국의 선수와 지도진이 국제화에 위축되어 있어 시도협회와 협의해 유망한 초등학생, 청소년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파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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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한국 태권도 수장인 양진방 회장은 이번 올림픽 결과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위기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안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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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 WT - 태권도 흥미 반감시키는 '발펜싱'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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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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