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철 칼럼] 혹시 긴장감 사라진 아침을 살고 있습니까?
"너무 빠르게 긴장감을 놓아버린 나를 자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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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일 새벽 1시, 아내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아내의 음성을 통해 아내의 상태가 엄마 손을 놓친 아이처럼 길 위에 홀로 덩그러니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교통사고가 났다. 급히 현장으로 갔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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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도 아빠를 보더니 해맑게 웃는다. 새벽에 사고 처리를 마치고, 이른 아침부터 아내와 딸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여 걱정된 마음에 급히 정형외과를 찾았다. 새해 첫날이기 때문에 병원 안은 적막했다. 근무하는 분들도 대단히 지루해 보였다.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의사를 대면하는 순간, 급속도로 기분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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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큰 교통사고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나의 판단은 나의 우려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혹시 모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입원을 통해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에게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형태가 교통사고에 따른 비양심적인 행동 패턴 중 하나로 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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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아내의 입원은 가능하지만, 아이들은 안 된다고 했다. 특별한 외상이 없으면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기분은 나빴지만, 괜한 오해를 받아 가면서 입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아내가 운전석에 있었고 경추와 요추 쪽 통증을 호소하였기에 아내만이라도 경과를 지켜봄이 옳으리라 생각해서, 아내만 입원 시키고 딸들은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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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둘째가 저녁쯤부터 열이 오르더니 새벽쯤에서 40도가 넘게 되었다. 결국 새벽 4시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서 열에 대한 처방을 받고 힘겹게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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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나는 그 의사와 상담하는 동안 아내의 미간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고, 아내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 의사의 행동이 왜 저럴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도 이해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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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환자를 만났을 것이고, 아프지도 않은데 보험금을 타기 위해 억지를 부렸을 것이다. 그런 시간의 반복이 굳어진 의심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는 부모로서, 형제로서, 책임감으로서 걱정된 마음으로 의사 앞에 긴장된 마음으로 대면했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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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을 오래 경영하다 보면 ‘유형’에 대해 대략 감을 잡게 된다. 유형에 종류에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고, 도장 경영이라는 포괄 적인 분야도 있을 것이고, 학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도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판단이 되고, 학부모들도 말 한마디에 그 학부모가 어떤 유형인지를 대략 짐작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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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의 시작은 그러지 않았다. 시작에 지점에서는 아이들을 판단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관찰했었고, 지켜봤었다. 학부모들에게는 친절했었고, 이야기를 들어줬었다. 우리는 판단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그들을 마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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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행동은 동일할지 모르지만, 마음속에 담긴 진정성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술자리에서 우리의 언행은 이미 수많은 판단만이 난무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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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사를 보면서 2020년 도장 경영의 방향성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편적으로 도장 경영을 10년쯤 한 지도자들이 걸리는 병이 있다. “그거 다 내가 안다.” 바로 ‘안다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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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안다병’이 도장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치료해야 하지 않을까? 노련미와 숙련성은 도장 경영을 오래 함으로 얻어지는 훈장이다. 그러나 그 노련미와 숙련성이[익숙한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힘]이 아니고 [익숙한 것을 판단하는 습관]이라면 우리는 그 의사와 다를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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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새해를 맞이하여 신년 대토론회를 열었다. 패널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나왔고, 진중권은 토론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대중이 미디어 섭취하는 방식이 ‘need’에 부합한 편향된 취식이라 지적하고 있었고 그 ‘need’가 잘못된 아젠더세팅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중의 판단은, 진중권 입장에서 옳지 못한 미디어를 통해, 틀린 것도 옳다고 믿게 만드는 망상에 빠지게 만들어 버린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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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중은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주체라고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통해 진중권이 얼마나 국민을 밑바닥으로 보고 있는지 여과 없이 나타냈다. 더 안타까운 일은 히틀러 시대 괴벨스 총리가 군중을 미디어를 통해 아젠더세팅되는 어리석은 군중들의 한 양상을, 21세기에서도 동일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회의원이 “국민은 개, 돼지”라고 발언했던 지난 사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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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견해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견해가 판단으로 귀결되면 곤란하다. 앞서 얘기했지만 우리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다채롭게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생명력 있게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수평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판단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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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진중권과 그 의사를 통해 한쪽으로 치우치고, 더 나아가서 그 치우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진단하고 결론을 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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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껏 상식적으로 보지 못했던 학부모들도 다시 새롭게 마중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내가 이제껏 힘들다고 생각했던 아이들 역시 다시 새롭게 마중해야겠다는 각오를 해본다. 그래서 앞으로 20년 30년을 도장 경영을 해도 매 순간 긴장감을 갖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 빠르게 긴장감을 놓아버린 나를 자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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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준철 관장 bambe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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