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대사범 지정법’ 천신만고 끝 국회 통과
상임위 타 종목과 형평성 이의 제기, 문화재법 등과 충돌로 난항


대한민국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계승과 진흥을 위해 태권도 지도자 중 태권도 ‘명인(名人)’을 지정하는 ‘대사범 지정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이 대표 발의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제21조 2안 신설을 통해 태권도 기술 및 연구 개발, 태권도 보급을 업으로 하는 태권도 명인에 대해 ‘대사범’으로 지정하는 법안이다.
법안 발의 후 한동안 상임위에서 여러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했다. 태권도 공인 9단 출신 이동섭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동료 의원들을 설득한 끝에 애초 지원금을 뺀 대신, 명예를 지닐 수 있도록 수정했다. 지난 24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지 일주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애초 무형문화재 보존 및 진흥을 위하여 ‘무형문화재’와 같은 지위 수준으로 태권도 명인 제도를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공청회와 국회 전문위원회 검토 등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거치면서 ‘대사범 지정’ 내용이 일부 변경됐다.

2017년 5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돼 그해 9월 19일 통과한 일명 ‘태권도 명인법’은 무예에서는 이미 택견과 씨름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태권도 중에는 ‘겨루기’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상임위 전문위원은 충분히 공감하는 개정 법률안이나 태권도 명인을 지정하여 지원하는 것은 <문화재보호법>과 <무형문화재 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의 ‘무형문화재’에 포함될 수 있는 여지와 다른 분야 또는 종목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적했다. 따라서 태권도 명인에 대한 지원은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은 후 전승 지원 등이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문체위는 지난 7월 18일 제369회 전체회의에서 안민석 위원장은 “(태권도 명인제 법률안)민족 고유의 무도인 태권도의 계승 및 진흥을 위하여 태권도 명인제도를 두는 안으로서 명칭에 있어서 태권도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여 ‘태권도 대사범’으로 하고 문체부 장관의 증서 수여와 같은 영예 외에 별도의 혜택은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하였다”고 수정 가결 했다.
현행 명인 제도는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 식품명인 지정 제도가 전부이다. 식품명인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떤 기능이 뛰어나다는 사실 뿐 아니라 일정 기간 또는 몇 대 이상 비법이나 기능이 있어야 한다. 또는 보유자 숫자가 많지 않아 해당 비법이 소멸될 가능성이 높을 것 등이 요구되고 있다.
상임위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지원금 문제는 태권도 계승이 어려운 ‘희소성’ 여부로 무산됐다. 태권도가 스포츠 분류로 들어가는 점에서 타 종목과 형평성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사실 이 과정에서 걸림돌이 많았다. 의원들의 우려와 반대 때문이다.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도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동섭 의원은 명인 제도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지원을 빼더라도 평생을 태권도를 헌신한 지도자를 국가에서 20명 안팎 규모로 ‘명인’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후 2018년 11월 27일 문체위 소위원회에서는 ‘명인’ 명칭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손혜원 의원은 식품 분야도 있는 ‘명인’ 명칭보다 평생을 태권도 보급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대상을 더 예우할 수 있는 명칭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태권도 국보’도 언급됐다.

이날 회의 속기록을 보면 이동섭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명인 제도를 끝까지 관철하려는 노력이 생생하게 남겨 있다.
“이것을 국가에서 안 합니까? 북한도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합니까? 다른 체육단체하고 차별? 차별되지요. 전통 우리 것인데, 우리가 수출한 것인데, 우리 한국말로 교육하는 것인데. 다른 것은 들어왔지요. 외국에서 들어와서 생활체육으로 정착되었지만 우리 것이잖아요. 차별해야지요. 그래서 대한민국 국기가 된 것 아닙니까, 국회의원 228명이 서명해 가지고. 이것을 가지고 기재부에서 예산 때문에 반대하는데, 명예 해 달라는데 그것을 가지고 문제가 되는 거예요? 이러니까 태권도가 일본에 먹히게 생겼어요. 그 사람들 자존심 세워 주고 명예 세워 주어야 된다는 거예요.”
이동섭 의원은 “ 태권도의 또 하나의 경사입니다. 당초 문화체육관광부는 타 제도와 형평성을 들어 반대를 했다"면서도 "지난 2년간 문체부와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올해 7월 18일 문체위를 통과했고, 지난 24일 법사위를 통과한데 이어 오늘 본회의까지 통과하게 되어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 법안에 대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하기를 바라며, 그동안 태권도 발전에 헌신한 사범님들께 예우와 명예를 드리는 법이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에 초선 의원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태권도 개혁과 발전을 국회에서 계속 주장해 왔다. 지난 해 태권도를 대한민국 국기로 법제화 하는데 앞장섰고, 미완성에 그친 태권도원 상징지구 건립기금 예산을 확보하는 등 태권도계에 크게 기여를 했다.
이동섭 의원은 의정활동 보고서를 겸한 <국기태권도>를 최근 출간해 지난 26일 국회에서 출판기념회 및 북콘서트를 시작해 30일 모교 용인대에서 2차로 하고, 오는 11월 23일 국기원에서 마지막 3차 기념회를 개최한다.

한편, 이동섭 의원은 태권도 대사범 지정 법안이 통과된 31일 ‘2019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돼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로부터 상패를 전달받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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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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