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의 금메달 딴 이아름… 기쁨 표현 대신 “더 열심히 하겠다”
음주운전 물의로 중징계 후 2018 WT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국내 태권도 여자 간판 이아름(고양시청, 27)이 속죄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숙였다.
\n\n\n\n
이미 알다시피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큰 물의를 일으켰다.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 대한태권도협회 등으로부터 모두 중징계를 받았다. 선수촌에서 퇴촌해 소속팀으로 복귀해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 잘못된 행동이기에 방황보다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n\n\n\n
그 결과 세계 최고의 선수만 출전 가능한 ‘2018 WT 월드 태권도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며 생애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n\n
\n우승이 확정되던 그 순간, 이아름 기쁨의 표정은 발차기 속도만큼 아주 짧았다. 더군다나 본인이 간절하게 출전하고자 했던 올해 첫 그랑프리에서 생애 첫 파이널 우승을 장식했지만, 마냥 기쁨을 누릴 수 없었다.
\n\n\n\n
우승 직후 “올해 부상과 아시안게임, 징계 때문에 이번이 첫 그랑프리 출전인데,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라는 짧은 소감이 전부였다. 얼굴은 전혀 기쁜 사람의 표정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틀 후 이아름을 대회장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n\n\n\n
왜 그랬을까 원망만,,,. 오로지 훈련으로 자숙
\n\n\n\n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저에게 원망스럽다”고 어렵게 말문을 연 이아름은 “음주운전을 하고 난 뒤 너무 힘들었다. 왜 했을까. 왜 그랬을까. 그 생각만 반복적으로,,,. 저 자신이 원망스러워 밤에 잠도 오지 않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n\n\n\n
이어 “매일 밤 불면증과 악몽을 꿨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겠지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운동 중에 OO가(후배) ‘언니, 기사에 났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휴대폰을 보여줬다. 나? 무슨 기사지?라고 한 뒤 봤는데, 제 음주운전 기사가 났더라.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 1위라 너무 놀랐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회상했다.
\n\n\n\n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직접 운전을 하다가 경찰 음주단속에 적발된 것. 자숙의 시간을 보내던 뒤늦게 음주 적발 사실이 언론에 보도가 됐다. 이틀 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n\n\n\n
지난해 ‘2017 WT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이 체급 우승후보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잡고 우승하며, 여자부 MVP를 수상하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종목 여자 -57kg급 금메달 기대주로 꼽힌 이아름(고양시청)은 스포츠 공인답지 못한 행동에 더욱 큰 질타를 받았다.
\n\n\n\n
강한 부정 여론에 국가대표 진천 선수촌을 나왔다. 그야말로 쫓겨났다.
\n\n\n\n
이아름은 집이 아닌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자신의 실수지만 국민적 공분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다. 그날 밤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애써 태연한 척 통화를 했다. 이후 동갑내기 팀 주장 (김)주인 선수가 다가와 “우리에게는 (힘들면 힘들다고) 안 그랬으면 한다”고 위로했다. 팀 선수들과 저녁 밥상에서 한참을 울었다.
\n\n\n\n
인터넷에는 연일 비판 기사와 악성 댓글이 줄을 이었다. 보지 말아야 했지만, 눈이 갔다.
\n\n
\n“(댓글)안 보려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보게 됐다. 많은 상처가 될 내용이었지만, 한편으로 악플러 만큼 내가 더 싫었기에 그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훈련 때문에 밖에 나갈 때면 마치 모든 사람을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n\n\n\n
장시간 이어진 비판 여론에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릴 때 소속팀 동료들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잡념이 없도록 산에 데려가 등산을 하게도 하고, 이전처럼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n\n\n\n
“그때 팀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많이 방황했을 것 같다.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 동계 훈련 때처럼 정말 독하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자처한 잘못이 오히려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게 실망했을 많은 분께 용서를 구하는 것은 반성하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n\n\n\n
징계로 그랑프리 출전을 못 하게 된 이아름은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 벌은 본인에게 결과적으로 약이 됐다. 징계에서 풀려난 뒤 처음 출전한 우시 그랜드슬램 예선전에서 은메달을 딴 이아름은 곧 WT 프레지던트컵 아시아지역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n\n\n\n
“우승보다 더 기뻤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고, 또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 것이다. 정말 시합에 다시 뛸 수 있는 것만으로 정말 감사했다. 이 소중한 마음이 생기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n\n\n\n
생애 첫 파이널 우승 도전! 속죄의 금빛 발차기
\n\n\n\n
대회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은 후 훈련에 매진한 이아름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돌아왔다.
\n\n\n\n
역대 단 한 번 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무대였던 그랑프리 중에서도 최고의 상위 랭커만 출전하는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며, 온 힘을 다한 결과였다.
\n\n\n\n
그랑프리 파이널은 체급별 세계태권도연맹 올림픽랭킹 16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모든 상대가 우승후보이다. 당일의 컨디션, 전략과 전술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 특히 올해 부상과 아시안게임, 징계로 첫 그랑프리라 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n\n
\n16강전 첫 경기에서 폴란드 페트리시아 아담키에비츠를 26대5로 점수차승으로 가뿐하게 이긴 뒤 8강에서 중국의 리준 조우를 6대5로 한점 차 신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랭킹 7위 스페인의 마르타 칼보 고메즈의 날카로운 머리 공격을 차단하며 노려한 전술로 주도해 10대1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n\n\n\n
결승에서는 이 체급 랭킹 1위인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8강에서 제압한 크로아티아 니키타 글라스노비치를 1회전부터 왼발 압박으로 공략하면서 몸통 득점으로 무너트리며 11대 7로 승리,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n\n\n\n
“매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책상 위에 목표를 쓴다. 이번에 솔직히 힘들 수 있지만, ‘우승’이라는 목표를 쓰고 왔다. 솔직히 목표는 우승이었지만, 우승할 줄은 몰랐다. 대회 출전 자체가 간절한데다 주변 선생님들과 선후배들이 믿어주고 힘이 되어준 덕이라고 생각한다”
\n\n\n\n
마지막으로 음주운전으로 반성의 시간을 가진 이아름은 “악플러 만큼 나를 용서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내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면서 “주위에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특히 태권도를 하는 어린 후배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n\n\n\n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n<ⓒ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