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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로 사는 세상, 다시 무도의 부활이 필요하다

두뇌로 사는 세상, 다시 무도의 부활이 필요하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던 노자의 말처럼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그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그러나 문제는 일방적 변화라는데 있다. 오로지 두뇌로만 사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인간은 말초에서 중추로 가는 구심성신경(求心性神經)의 자극에만 매달려 있고, 사이버 세상(Cyber World)의 실현도 눈앞에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와 책상 앞에 매어 있고, 인간을 만족시키는 자극의 강도는 점점 높아만 간다. 2020년대에나 가능하다던 인간유전자의 비밀을 해독했다는 클린턴의 득의양양한 발표를 보고, 또 장기 이식이 가능한 돼지의 복제에 성공했다는 영국의 뉴스를 본다. 그리고 꿈꾼다. 위대한 과학의 힘으로 모든 질병을 정복하고 병들지 않고 살아가는 날 들을…

앉아서 돈버는 방법을 궁리하고, 적은 노력으로 떼돈 버는 방법들을 추구한다. 첨단과학기술자들이 대접받고, 교육은 세상을 보다 첨단화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는 인재들을 만드는데 몰입해 있다. 손발은 천대받고 머리만 대접받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분야의 많은 분야와 사람들이 있어도 적어도 무엇이 되는지 결정 나기 전 까지 우리 교육은 인간들을 그쪽으로 내몰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첨단의 두뇌를 가진…, 그래서 그들은 손발의 움직임 없이 매스컴 앞에서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고, 사이버 세상에서 현실 밖으로 넘나든다.

일방으로 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 몸은 내 두뇌의 일방적 편향을 언제나 조절한다. 책상에 앉아 있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만큼, 밖에서 뛰고 땀 흘리고 싶어하고, 내 속에 살아있는 생명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몸에서 스스로 들게 하기 때문이다. 격리된 정신 속에서 헤맬 때마다 땀을 빼고 진기를 모아 그 정신과 육체를 몸으로 승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하늘에는 별과 달이 있고, 세상만물에는 음양이 있다. 밀물과 썰물이 있고 동전에도 앞면과 뒷면이 있다. 이런 세상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고, 이런 세상은 때로 인간을 감동시키고 놀라게도 만든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상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보면서 놀라워하며 살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차피 전체를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한쪽으로만 굴러가는 커다란 공을 받치는 지렛대는 있어야 한다. 버팀목은 있어야 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과학의 이기들을 풍요하게 누릴 수 있는 생명성이 있어야 한다.

병이 있고 없음이 건강함의 척도는 아니다. 편리와 불편함이 삶의 질은 아니다. 인간은 동물이고 살아있는 역동적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 동물이 식물처럼 뿌리를 내리면 죽는다. 인간의 사지는 움직여야 하고 인간의 몸통은 스스로 이동해야만 한다. 그것이 생명의 근원이요 병과 상관없는 건강의 기본인 것이다. 그럴수록 정신도 더욱 산다. 삶의 질은 스스로 역동적인 인간의 활동성에서 나오고 이것은 정신과 신체의 합일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완전한 만족을 위해서, 제어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생명력의 운용이야말로 즐거운 삶의 원동력인 것이다.

두뇌에 대한 만족은 나의 모든 것이 만족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몸은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다. 병 보다 더한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겨우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활동력으로 버티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질 높은 두뇌의 만족감으로 생을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편리한 만큼 그 만큼 인간은 병들어 간다. 두뇌가 쉽게 만족하는 만큼 정신은 사라져 간다. 인간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 되돌아보는 작업이 현시점의 인간들에게는 필요하다. 그것을 일깨워줄 유일한 문화는 바로 무도(武道)다. 우리에게는 태권도다. 오히려 미래의 편리한 과학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몸의 총체적 능력을 키워주는 작업이다. 다시 잃어버린 자신의 정신을 되살리고 손발을 살려야 한다. 몸 안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땀 내음을 맡을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숨소리를 들어야 한다. 생을 살리는 양생의 법을 다시 일상으로 끌어 들여와야 한다. 무도의 부활만이 미래를 이기는 법이다. 태권도 문화의 재창조를 미래를 지탱하는 축으로 삼아야 한다.


용인대학교 류병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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