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권도 자체단증’ 발급 가시화… 용어도 '중국어?'
국기원, 중국태권도협회는 “우리와 파트너”, 그러나 중국협회는 ‘자체단체’


인터넷에 공개된 중국태권도협회가 발급 예정인 단증 시안.
오래전부터 우려했던 중국이 자체단증 발급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소식에 정통한 한 태권도 산업계 관계자가 SNS에 “중국태권도협회가 곧 태권도 품단증을 발급할 예정”이라며 중국태권도협회가 디자인한 대단증과 소단증 디자인을 공개했다. 소식에 따르면, 중국태권도협회는 최근 자체 사범연수교육을 마치고, 연수를 위해 교재까지 제작 중이다.
현지 도장을 운영하는 지도자를 통해 들은 놀라운 소식으로는 “태권도 교육시 모든 용어도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통용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차렷, 경례, 바로 등 한국어로 된 용어도 중국어로 하도록 압박을 받고있다. 평소 도장 교육에서도 한국어를 쓰지 말라고 권유를 받고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 퍼진 이미지에는 중국태권도협회 로고가 중앙 상단에 들어간 단증과 품증 등이 대단증과 소단증 디자인이 완료돼 있다. 더욱이 지난 8월 중순경 새롭게 취임한 신임 꽌지옌민 회장의 이름과 서명이 이 자체단증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중국태권도협회 측 관계자는 “(자체단증 발급) 맞다. 8월 1일부터 시행했다. 여전히 국기원 단증도 병행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 내 회원도장이 원하는 단증으로 발급을 할 것이다. 다만, 정책적으로 우리 단증을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체단증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중국이 자체단증을 발급했다는 것은 중국 태권도가 더는 국기원을 세계 태권도 중앙도장으로서의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과 다름없다. 중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기원과 한국에 충성도가 높았다. 이 여파는 태권도원 방문에도 크게 미칠 듯 하다.
유럽-아프리카-팬암 등 세계태권도연맹 산하 대륙연맹 2005년부터 자체단증 발급 의결, 현재까지 보류 중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제외한 여러 나라에서는 개인 지도자 명의와 단체를 중심으로 자체단증을 발급해 왔다. 그러나 협회가 직접 단증을 자체 발급한 사례는 아직 없다.
2005년부터 팬암태권도연맹과 유럽태권도연맹과 아프리카태권도연맹 등은 재정과 재정형편 타계와 국기원과 국내 태권도계와 갈등 등 복합적인 이유로 자체단증 발급을 의결했지만, 이후 관계 개선과 MOU를 통해 현재까지 보류 중이다.
중국 태권도가 자체단증을 발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권도 사범들 중심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1995년 WTF에 가입했다. 비교적 늦게 태권도가 보급되었지만, 현 세계태권도연맹 208개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수련생이 늘고 있는 국가다. 앞으로 국가규모 태권도 인구로는 중국이 가장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태권도 종주국 또는 모국이 한국이라도 ‘중심국’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한때 한반도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있었던 때 장차 중국이 태권도가 활성화 될 때에 태권도 역사 동북공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다. 따라서 국기원은 다른 나라도 아닌 중국의 자체단증 발급은 막아야 한다는게 지배적이다.
국기원, 사태 파악 한 상태! 그러나 별다른 대응 못하고 있어
국기원 측도 이 같은 소식은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기원 측은 “수개월 전부터 단증발급을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중국에서 단증을 자체발급하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그래서 중국태권도협회가 가입된 세계태권도연맹에 협조 요청도 해 놓았다. 계속해서 중국협회와 대화를 통해 우리와 협력으로 단일화되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협회는 지난해 11월 국기원과 중국내 국기원심사와 교육에 관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에는 양해각서 수준이었다면, 이 계약은 연간 3만장의 심사인원을 추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기원은 계약 당사자인 중국협회에 심사업무를 대행사인 ‘성광(星光)’과 재위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수년간 중국내 부정단증이 남발되었음에도 관리, 감독도 하지 않고, 중국 내 태권도 대중화를 위한 교육과 대회 등 목적사업은 하지 않은 채 심사추천만하기에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 이유를 전했다.
이에 중국태권도협회는 심사업무를 대행을 맡을 회사를 재선정 위해 입찰을 했고, 국기원과 중국내 단증 업무 파트너인 롱차이(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마케팅 협력회사)를 선정했다. 이에 지난 3월 22일 중국 태권도 심사, 연수를 위해 국기원과 중국태권도협회, 롱차이가 3자 계약을 맺었다.
그랬음에도 중국협회는 최근 자제단증 발급을 사실상 게시했다. 심지어 국기원 단증 소지자에게는 중국단증으로 자동으로 전환해주겠다고 권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단증 발급이 가속도를 붙게 되면 다양한 프로모션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내에는 국기원 부정 단증이 여러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태권도계 일부에서는 이번 중국태권도협회가 자체단증 발급하는 배경에 국기원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국기원이 수년 전 국기원 단증과 관련 중국협회와 단일 창구에서 이를 배제하고 중국 내 민간 기업과 파트너를 맺은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것.
이에 국기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국기원은 2010년 MOU체결 후 계속 중국협회와 관계를 맺어왔다.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오랫동안 연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사례가 민원이 접수됐다. 시정을 요청했으나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단증 추천만 해왔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조율을 위해 중단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중국태권도협회의 '자체단증' => 국기원에 대한 '복수'인가?
현재 국기원은 중국에 심사업무와 관련해 중국태권도협회와 롱차이,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 등과 복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계속해 독점을 원해왔던 중국태권도협회로서는 불편할 수 밖에. 그 결과의 하나로 자체단증 발급이 국기원에 대한 ‘복수’로 부메랑이 된 꼴이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이미 예견될 일이 벌어진 것일 뿐”이라면서 “짧은 태권도 역사를 가진 중국이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우리의 재능을 계획대로 모두 가져갔다. 지난 10년 우리 유명한 사범들이 수시로 중국을 오고가며 세미나를 했다. 대학들도 많이 다녀갔다. 겨루기는 물론 품새, 시범까지 이제 중국은 한국 태권도가 필요 없게 됐다. 우리는 모든 것을 빼앗긴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런 가운데 국기원은 원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각종 행정 비리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게다가 노사갈등 또한 개원이래 가장 심하다. 가장 혼란스러운 이 때에 국기원이 가장 역점을 둬야할 대중(對中)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이를 막을 방도가 없어 보인다.
중국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다. 무엇인가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나라처럼 회장과 임원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윗선에 재가를 얻어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사안은 꽤나 걸렸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시행되면, 중단하기는 어렵다. 혹 중단하려면 시작할 때보다 더 어려운 과정으로 재가를 얻어야 한다.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전까지 다른 단체는 태권도 관련 기관의 공조로 자체단증 발급은 중단됐다. 현재 분위기로서는 국기원이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확산은 막을 수 있는 단계로 보인다. 국기원의 대처, 중국태권도협회의 태도 변화가 국제 태권도계에 주목이 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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