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 개발’이라니… 최순실 사단 ‘태권도산업’까지 눈독

최순실 조카 장시호, 태권도복 개량해 단독 공급할 계획 세워!
설마 했다. 그런데 그 이상이었다.
최순실 사단의 국정농단에 태권도계가 우려보다 더 많은 어두운 그림자가 들리워졌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는 중이다. 와중에 그의 조카 장시호와 함께 문화계와 체육계까지 이권 개입에 이어 ‘태권도 산업’까지 손을 뻗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태권도원이 최순실이 실제 주도한 K스포츠재단의 거점시설로 사용할 뻔 한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준바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최순실 사단이 태권도 산업을 뿌리째 흔들 일을 기획했던 것으로 밝혀져 태권도계에 분노를 사게 했다.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태권도 도복 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JTBC 캡처]
12일 JTBC 시사고발 프로그램 <이규연 스포트라이트>는 ‘최순실의 또 다른 비밀사업의 실체, 태권도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장시호 측이 뒤늦게 방송국에 내건 USB파일에서 태권도 산업에 개입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최순실-장시호 사단은 문화체육관광부를 움직여 자신들이 주도로 한 새로운 ‘한(韓) 스타일 태권도복’을 공인화 하려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 문양을 곁들은 도복 디자인과 오방색 도복 등을 태권도 공인도복으로 하려고 했던 것.
현실적으로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도복 디자인으로는 실제 공인화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이런 기획이 시도되었다는 것이 자체가 놀랍다. 게다가 이 기획안이 먼저 준비되고, 이후 문체부가 중장기 계획에 중점 추진사업으로 이런 맥락의 신도복 개발을 추진하려고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문체부는 태권도의 신 한류 비전의 중장기 계획을 위해 김종 당시 제2차관 주도로 2015년 9월 ‘태권도 비전 2020’을 출범했다. 이는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실행계획을 통해 추진하는 기구이다.
첫 상견례 회의에서 배포한 유인물 중점 추진과제 첫 번째가 ‘한(韓) 스타일과 융합으로 태권도 명품 브랜드화’였다. 그런데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심상치 않은 파일 하나가 장시호 씨 컴퓨터에서 나타났다.
최순실 태권도 사업, 태권도 비전 2020 통해 실현하려고 했을까?

문체부 태권도 비전2020 파일보다 1개월 앞서 장시호 PC에서 태권도사업 파일이 발견됐다
비전 2020위원회가 출범되기 1개월 전에 ‘한국의 미(美) 태권도의 예(禮)’ 제목의 태권도를 테마로 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개발 계획안이 나왔다.
이 필요성에서 비전 2020위원회 첫 추진과제인 ‘한(韓)스타일’이 등장하고 한글, 한식, 한복, 한옥, 한지, 한국음악 등과 태권도를 융합시켜 새로운 콘텐츠 필요성을 제시했다.
두 파일에서 공교롭게도 동일한 ‘한(韓)스타일’이 강조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부보다 장시호가 먼저 이 파일을 작성했다. 정부 측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하면, 이 파일은 누군가 한 사람이 작성했거나 누군가 베낀 것으로 보인다.
계획안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한글 > 태권도복에 한글을 접목시켜 새롭게 제작. 공원 내(태권도원) 건물 외관을 스트리프 퍼니쳐 활용
한식 > 태권도의 고장 무주에서 재배된 산채와 지역특산품을 이용한 태권도 메뉴 개발
/ 태권도 다도
한복 > 한국 전통색상 황,청,백,적,흑 오방색 태권도복 개발
한옥 > 태권도인을 위한 한옥 숙박시설(태권도원)
한지 > 서예를 태권도 동작과 함께 퍼포먼스 접목
한국음악 > 전통음악에 맞춘 태권도 퍼포먼스
이렇게 장시호 사단과 정부 측은 ‘한스타일’로 태권도 융합의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 예정대로 추진됐다면, 이들이 김종 전 차관을 내세워 태권도 산업을 농단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표적으로 태권도원이 가장 만만한 상대가 된다.
장시호는 최근 JTBC와 옥중 인터뷰를 통해 “아주 러프한 수준이었지만, 대략적인 새 도복 디자인 안을 만득 적이 있다”고 실제 태권도복 디자인 교체 시도가 사실임을 밝혔다. 이들은 여러 업체와 디자이너 등을 통해 오방색이나 한글을 넣은 태권도복 시안을 의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권도를 통해 ‘황금알’ 낳으려고 했던 최순실 사단
이들은 왜 태권도 산업까지 관심을 보였을까. 다른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면, 도복을 공인화해 독점 공급을 하게 되면 지속적인 수입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이는 태권도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순진한 생각.
이들 생각과 달리 태권도 산업은 매우 열악하다. 전 세계 206개국 8천만 명이 모두 자신들이 만든 도복을 사서 입을 것이라는 전망은 착각이기 때문이다. 도복은 독점이 될 수 없는 구조다. 안타깝게도 전 세계적으로 도복으로 ‘돈을 번 기업’은 단 한곳도 없다.
그동안 세계태권도연맹(WTF), 국기원 등에 여러 기업과 디자이너 등이 ‘태권도계 최순실’과 같은 중개로 태권도복을 독점으로 디자인 교체를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고, 혹 성공했더라도 빚만 얻었다. 특히, 태권도 인프라를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던 많은 다국적 기업들도 모두 망하고, 사업에서 손을 뗐다.
태권도원, 권력자 이권개입에 사각지대
이런 가운데 태권도원이 지난해 10월 ‘태권도원 한스타일 유니폼 제작’ 입찰을 공고했다. 여기서도 ‘한스타일’이 등장한다. 심상치 않은 것은 입찰공고가 10월 21일이고, 접수 마감일이 31일로 10일이 채 안 된다. 업계에 따르면, 원단 수급과, 공장 라인 등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짧은 입찰공고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태권도진흥재단 내부 관계자도 이 사업 건은 문제가 많음을 인정했다. 논란이 예상되는 디자인을 사전 전문가 의견 없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유니폼 입찰도 통상적으로 긴급사항을 제외하고는 통상 2~3주를 원칙으로 하는데, 이 건은 분주하게 진행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업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 중인 김종 전 차관 지시사업 중 하나이다.
김종 차관은 2015년 9월 24일 비전2020 첫 회의에서 “태권도원에 전부터 마음에 안든 게 하나 있다. 바로 직원들 근무복이다. 태권도 성지답게 직원들이 태권도복과 한복으로 개량한 옷을 입으면 좋겠다”며 회의에 참석한 태권도진흥재단 관계자들에게 시정을 요청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한스타일(?)로 디자인된 옷가지들이 태권도진흥재단 근무복으로 공개입찰 돼 납품까지 모두 완료됐다. 태권도원을 대표하는 직원들의 근무복이 소리 소문 없이 디자인 되고, 입찰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 된 것. 과정이 매우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태권도원에서 지난해 긴급 입찰한 전통해석한 근무복장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의 태권도계 관련 시도는 모두 ‘태권도원’을 통한다.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되어야 할 ‘태권도원’이 정부와 정치권 등의 힘을 입은 이권사업의 ‘호구’가 되고 있다.
이는 태권도진흥재단 예산이 모두 정부예산으로 운영되고, 인사권과 지휘체계가 모두 ‘문체부’에 움직이기 때문에 타 태권도 기관과 달리 자체적인 힘이 매우 약하다. 앞으로도 힘이 커질리 만무하다.
전 세계 태권도인을 위한 공간이 앞으로 제2의 최순실과 장시호 등에 농단되지 않는 장치가 필요하다.
(장시호 태권도 파일 | 자료제공 = JTBC 이규현 스포트라이트 제작팀)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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