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속… 44년 만에 태권도 새 품새 개발, 과연?

[한혜진의 태권도산책] 새 품새, 명실공히 전문가들 참여했으나 부실공사 될까 걱정
1972년 태권도 ‘태극품새’가 개발된 이후 44년 만에 ‘새 품새’ 개발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보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반세기 만에 새로운 품새 탄생이라는 점에서 태권도계에서 적지 않은 기대감이 높지만, 그 이상 우려도 크다.
지난 9일 가천대학교에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 이규석, ATU) 주관으로 ‘2016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를 위한 새 품새 개발 보고 및 토론’이 열렸다. ATU 임원 관계자뿐만 아니라 품새분야 전문가와 사범 등이 참석해 새 품새 개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새 품새는 지난 4월부터 ATU 주도로 국기원연구소 중심으로 품새를 개발하는 개발팀을 구성되고,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양진방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제도화팀으로 각각 새품새 개발이 진행됐다.
이날 보고회는 이종관 ATU 품새위원장이 직접 발표했다. 청소년(2), 청년(4), 중년(3), 장년1) 등 연령대로 구분한 새품새 10개를 소개했다. 이중 청소년용 ‘위대한 자신감’, ‘비각’, 청년용 ‘비사’, 중년용 ‘나래’ 등 4개 품새를 영상으로 공개적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종관 위원장은 “경기용 품새 비각 2종 완성도를 높이고 나이별로 8가지 새 품새를 개발했다. 제도화팀에서는 경기규칙과 판정기준 등을 마련한다”며 새품새 특성에 대해서는 “2차원적 동작을 3차원적 구성으로 표현했다. 평면적 공간 구성 역시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타무술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태권도 대표적인 기술인 차기 기술 활용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ATU 새 품새 개발 보고 및 토론회 모습
보고회가 끝난 후 전상호 사무차장 사회로 토론자로 나선 한국체대 이재봉 교수(ATU 심판위원장), 용인대학교 곽택용 교수(KTA시범단 코치), 상지대학교 주진만 교수, 태권저널 서성원 기자, 무카스 한혜진 기자 등의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새품새의 정체성 ▲새품새 개발 후 보급문제 ▲기존 품새와 비교해 어려운 난이도 ▲태권도 품새만이 갖는 독창성 ▲성장기 청소년들의 관절 부상 우려 ▲가라테 가타와 우슈의 투로와 차별성 ▲새품새 수련 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 필요성 ▲창작품새(프리스타일)와 차별화 ▲새품새 동작 중 회전동작과 체공시간에 대한 보완 ▲한국인 중심의 개발에 따른 다른 국가의 거부감 우려 ▲판정의 전문화 및 분업화 ▲연령별 품새 이외 수련체계에 따른 분류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토론자의 다양한 의견에 발표자인 이종관 위원장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닌, 개발이 진행 중이니 제안된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여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9월부터 새품새 보급 본격화… 미완성된 품새 보급하는 것 맞는지?
개발진은 새품새에 대한 여러 우려 시각에 현재는 미완성으로 추가 보완이 있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2개월 후인 9월 태권도원에서 ATU 42개 회원국 임원과 지도자, 선수를 초청해 새품새와 판정기준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기에는 10개 품새 개발을 완료하고, 짧은 시간 내에 보급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 새품새 개발진에 참여한 태권도 사범들 다수가 현재 개발된 품새의 완성도에 우려하고 있었다. 복수의 태권도 지도자는 차마 개발진으로써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개발완료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새품새 개발이 완성단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었다.
청소년과 청년, 중년, 장년용 품새 중 대표적인 품새 1종씩 총 4종을 1차 완성하고, 9월에 발표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벅차 보인다. 10개는 무리가 예상되고, 태권도 새품새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단계별 완성으로 진행되는게 어떨지를 제안하고 있다.
명실공히 태권도 품새분야 최고수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품새지만, 기초설계를 바탕으로 그 철학이 기초해 하나씩 개발이 됐다고 보이지 않는다. 주요 몇 그룹으로 나눠 ‘특성’을 가진 품새 개발을 위임해 구색을 갖춘 느낌이 강해 보인다. 그러다보니 각 품새들이 개연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즉 정체성 논란도 대두될 수 있어 보인다. 품새마다 제작자가 각각 다르다보니, 해당 제작자의 출신 관과 수련특성들이 가미되어 있어, 10개 품새를 하나로 묶었을 때 ‘일관성이 없는’ 형국이다.
이전 품새보다는 확실히 역동적이고,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이전 품새와 비교해 확실히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전 세계에 보급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태권도 시범에서나 볼법한 연결동작은 가벼워 보이고, 여성 수련생들에게 어려운 540도 고난도 발차기를 품새에 의무화하는 것은 유연성 있게 조정이 불가피 보인다.
이미 새 품새는 10여년 전 부터 경기용 품새인 ‘한류’와 ‘비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그러나 중도 단체 간 불협화음 등으로 개발이 중단 됐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아시안게임에 품새를 추가하기 위한 경기용품새 개발 전략으로 새품새 개발이 탄력을 받았다. 그렇게 10개까지 늘었다. 그러다보니 새품새 정체성과 짜임새 등이 기대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을 수밖에 없다.
품새 명칭 역시도 엘리트 품새 선수들이 주로 하는 ‘경기용 품새’라 칭하는 것이 어떨지도 고려 대상이다. 어려운 품새에 대해 생활 태권도 수련생들이 일선도장에서 충분히 수련할 수 있다고 제작진은 설명했지만, 태권도 5단 이상의 지도진이 이 품새를 따라하는 것 조차가 무리가 있어 보인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태권도 품새가 신규 종목 추가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새 품새를 경기종목 채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태극품새와 유단자품새는 유사 경쟁 종목인 가라테의 가타와 우슈의 투로와 비교해 단조롭고 변별력이 낮아 경기 품새로서 한계성이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렇다고 ‘밀어부치기’식 품새 개발과 보급이 이뤄진다면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태권도 품새가 최종 정식종목 채택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는게 어떨까?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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