合氣道(합기도)는 어느 나라 무술? 체육회 가맹 놓고 논란 확산
"合氣道(합기도)는 어느 나라 무술인가?"
국내 무술계가 안고 있는 해묵은 과제 중 하나인 합기도의 정체성에 관한 논란이 합기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을 둘러싸고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발단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불거졌다. 체육회가 통합되면서, (통합)대한체육회는 기존에 국민생활체육회에 소속되어 있던 합기도단체(구 국민생활체육 전국합기도연합회, 회장 정달순)에게 정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합기도는 엘리트 체육단체인 대한체육회에는 가맹되어 있지 않았고, 생활체육회에만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합기도계는 그 동안 체육회 가맹을 숙원해왔으나 다양한 협회들의 난립, 정체성 혼란, 표준 경기화 실패, 아이키도 측의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되어 오다가 이번에 어부지리 격으로 대한체육회에 가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국내에서 아이키도를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합기도회(회장 윤대현)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합기도회는 그 동안에도 한국 합기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合氣道, 즉 합기도는 일본의 무술이며, 한국의 합기도는 정통 합기도의 명칭을 도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일부 한국 합기도계에서는 합기도라는 명칭을 버리고 다른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으나 흐지부지 되어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합기도가 대한체육회에 가입하게 되자 대한합기도회 측에서는 국제소송까지 준비하며 대대적인 문제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한합기도회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합기도는 1920년대 일본에서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창시한 무술로, 1940년대 일본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이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서, 지금은 국제합기도연맹(IAF)을 세계조직으로해서 120여개의 국가 지부를 가지고 있는 현대 무술이다.
2. 합기도(아이키도)는 국제기구인 국제합기도연맹(IAF, 회장 피터 골즈버리)을 대표조직으로 스포츠어코드, IWGA 등 국제스포츠기구에서 합기도라는 무술을 대표해서 활동해왔으며, 최근에는 IOC의 인정을 받은 AIMS를 통해서 더욱 국제활동을 공고히 하고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가 국제적인 인정 단체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정통 합기도인 일본의 합기도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을 뿐인 한국의 '합기도' 단체를 인정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국제무대에서 합기도라는 종목으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4. 대한합기도회는 대한체육회에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체육회는 "통합에 따른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합기도연맹(IAF)과 공조해서 법적 소송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합기도의 한국 대표단체라는 권리를 되찾겠다.
이와 관련해 IAF의 피터 골즈버리 회장은 11장에 달하는 장문의 공문을 대한체육회에 보내 비공인 합기도 단체에 대한 인정을 취소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구했다.

▲ 국제합기도연맹이 대한체육회에 보낸 공문

▲ 한국합기도단체에 대한 인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합기도회의 문제제기에 대해 대한체육회에서는 한국 합기도건 일본 합기도건 '합기도'라는 명칭을 쓰는 무술은 구분하지 않으며, 체육회 활동을 원한다면 단일한 조직으로 통합해서 활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체육회에 가맹된 합기도 단체인 '대한민국합기도공인협회(회장 정달순)'는 지난 5월 7일 천안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체 조직 및 규정을 정비하며, 대한체육회 회원단체로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터져나올 것이라는 것은 합기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예상된 사실이었다. 합기도라는 이름을 버리고 '아사흔'이라는 이름을 쓰자고 주장했던 선문대 최종균 교수는 "국제적으로 합기도는 일본의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창시한 무술이다. 합기도가 국내에서만 활동한다면 우리끼리의 문제로 지나치고 말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제 활동을 전제한다면, 합기도라는 명칭을 계속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합기도인들만이 아니라,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를 포함한 정부측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합기도는 체육회 가입만 아니었다면, 예전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식으로 명칭 문제를 남겨둔 채 활동을 계속해왔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체육회 가맹을 통해서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과연 합기도라는 무술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글. 박성진 무술전문 칼럼리스트 | 인사이드태권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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