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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현장에서] 그들에게 배워라! ‘선의의 경쟁’ 실종


2015 모스크바 월드GP 결승전 후 포옹을 하는 김훈(좌)과 이대훈 [@태권도신문]


“훈이 형(삼성에스원 김훈)은 그랑프리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경쟁자다. 매번 할 때마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아쉽고 속상할텐데 그런 마음을 감추고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를 해줬다. 너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정말 고마운 형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한국가스공사 이대훈이 지난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태권도그랑프리파이널 우승과 함께 리우행 티켓 확보를 결정짓고 가졌던 인터뷰 내용이다.

이대훈은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놓고 같은 체급에서 경쟁을 펼친 김훈과 매우 절친한 사이다. -68kg급에서 경쟁을 펼친 그들은 지금도 대표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그러나, 김훈과 이대훈은 팔각경기장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매섭게 노렸다.

자동출전권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랭킹 싸움이 치열했던 2015 월드그랑프리시리즈에서 김훈과 이대훈은 두 차례 맞붙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시리즈Ⅰ 결승전과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그랑프리시리즈Ⅲ 준결승.

승패를 떠나 김훈과 이대훈의 경기는 과격하고 흥미진진했다. 서로의 장,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승부는 더 재밌었다.

그리고 김훈과 이대훈은 종료 부저가 울리고 나서야 포옹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었다.

이것이 선의의 경쟁이다.

국내 대회 역시 이런 상황은 많이 연출된다. 특히 지역 선발전이나 참가 수 제한이 없는 제주평화기, 전국종별에서는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보다 ‘우정’을 생각하는 소극적 경기를 펼친다.

지난 27일 열린 2016 전국종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중 1학년부 핀급 결승전.

경기 본오초를 졸업하고 원일중에 함께 진학한 문성인과 박건호가 만났다. 문성인은 준결승서 종료 1초를 남겨두고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에 올랐고, 박건호는 얼굴공격을 앞세워 RSC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예상됐다. 문성인의 뒷발 몸통공격(2점)과 박건호의 얼굴공격이 불을 지필 것이라 전망되었다.

그런데, 승부는 예상보다 훨씬 지루했고,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은 두 배가 되었다.

두 선수가 준결승서 보여준 투지와 끈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몸통 방어는 느슨했고, 3회전이 끝날 무렵에야 박건호가 공격을 펼쳤지만 이미 종료 부저는 울린 상황이었다.

진정한 우정이 아니었다. 또한 결승전은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선수고, 국가대표선발전이나 세계무대가 아닌 전국종별대회였지만 문성인과 박건호는 더욱 거세게 경기를 펼쳤어야 했다.

대기실까지는 친구일 수 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청 선수’, ‘홍 선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지도자 역시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최고의 경기력으로 승부를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같은 소속 선수가 맞붙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감독, 코치는 세컨드석에서 영상판독을 신청하고 선수들의 잘못된 플레이를 잡아주어야 한다.

김훈과 이대훈이 보여준 진정한 우정, 선의의 경쟁.

대한민국 태권도를 책임질 어린 꿈나무들과 중, 고등부 선수들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류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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