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승완 새 회장 ‘계파 수장’에서 벗어나야

제27대 KTA 회장으로 선출된 이승완 회장(중앙)이 경쟁후보와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 프롤로그
“역시 이승완!”
지난달 29일 치러진 제27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선거에서 이승완 후보가 당선되자 몇 몇 사람들이 한 말이다.
사실, 이승완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조영기, 이현부 후보에 비해 늦게 출마 의사를 밝힌 데다 ‘고정 지지표’였던 전북(유형환 대의원)마저 이현부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일부 제도권 인사들은 판세를 따지며 그가 3위를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후보는 특유의 저돌성과 뒷심을 발휘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물론 3차 투표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 끝에 1표 차이로 당선이 됐지만 27대 회장의 실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 이승완 계파의 유형과 특징
‘계파주의’는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인 해석을 하거나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계열), 상도동계(김영삼 전 대통령 계열), 진산계(유진산 신민당 당수 계열) 등과 같은 정치적 파벌이 있었듯이 태권도계에도 계파주의가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계파가 바로 ‘이승완 계파’다. 이승완 회장 계파는 크게 (1)지도관 계열 (2)해병대 계열 (3)신(新) 측근 계열 등 세 가지가 뒤섞여 형성되어 있다.
전북 지도관 출신인 이 회장은 1985년 지도관 중앙본관장이 되면서 지도관의 산실(産室)인 ‘한국체육관’ 출신들도 영향권 아래에 두게 됐다. 이 회장은 남다른 관(館) 애착 속에 30년 동안 지도관을 통솔해 왔다. 회장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서울 모처에 있는 지도관 사무실에 자주 갈 정도로 지도관에 애정이 많다.
‘해병대’도 이 회장의 계파 안에 있다. 1968년 해병대 태권도 감독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 회장의 친위파가 형성됐다. 지도관 출신 중에 해병대에서 태권도 선수를 했다면 이 회장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봐도 된다.
2000년대 이후 이 회장과 가깝게 지내는 측근들을 흔히 ‘신(新) 측근파’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 회장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지도관과 해병대 출신이 아니지만 그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정치적 성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다. 태권도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속한다.
# 이승완, 계파에서 벗어나야 존경받아
계파주의는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계파의 이익과 특권을 얻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보니 노선의 차이가 계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계파가 노선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 회장 계파도 마찬가지다. 주군(主君)인 이 회장을 중심으로 노선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태권도 제도권 안팎에서 무리를 지으며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은 “나에게 계파는 없다”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음으로 양으로, 알게 모르게 이미 이 회장은 태권도 계파의 수장으로 군림해 왔다.
이제 그는 KTA 회장이다. 회장 당선 후 “태권도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한 것을 실천하려면 우선 계파의 수장이라는 ‘낡은 이미지’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태권도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낡은 계파정치를 스스로 청산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KTA 회장의 권위와 존엄이 생길 것이다.
3월 1일 오후 무주 태권도원에서 지도관 창립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그를 주군으로 모시는 수많은 지도관 출신이 그에게 환호했다.
이미 계획된 행사에 지도관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을 두고 비판할 순 없다. 다만 KTA 회장 자격을 겸해서 참석했다면, 현대 태권도의 모체가 된 청도관, 무덕관 등 다른 기간도장(基幹道場)의 행사에도 가야 한다.
그는 회장선거 정견발표에서 “소외되는 지역없이 정의롭고 공정하게 (…) 힘 있는 개인이나 시도협회, 출신학교 등에 연연하지 않고” 회장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다짐을 지키려면 우선 지도관 사무실로 가는 발길을 뚝 끊어야 한다. 또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기술전문위원회를 비롯한 각 자리에 ‘이승완 계파’에 속하는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중용해선 안 된다.
적임자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발탁해야 한 계파의 우두머리라는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야 KTA 회장이다.

[글.긴급구조 태권도 진행자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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