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개념없는 회장선거' 태권도 후진성 노출

공약도 비전도 청사진도 없는 무개념 선거에 창피
왜 출마했는지 명분과 당위성도 부족, 선거전략도 막무가내식
폐쇄적인 현행 간선제 문제, 다음 선거에선 선거인단 대폭 늘려야
결론부터 말하면, 오는 29일 치러지는 제27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선거는 ‘개념’이 없는 후진성 선거다. 후보자 간의 중상모략과 우격다짐만 횡행할 뿐 공약도, 비전도, 청사진도 없는 무개념 선거다.
이번 회장선거는 임기 4년이 보장된 정식 선거가 아니다. 김태환 전 회장의 퇴임으로 엘리트 태권도와 생활체육 태권도의 통합에 앞서 치러지는 징검다리 선거다. 따라서 이번에 선출되는 새 회장은 길어야 오는 9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할지라도 이런 식으로 회장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 이것은 태권도 발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태권도계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조영기(78)-이승완(77)-이현부(62) 후보는 지난 14일 입후보 마감 전에 5인의 대의원 추천을 받아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3명의 후보가 왜 출사표를 던졌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측근들만 알 뿐이다. 그들에게 추천서를 써준 쪽도 출마한 까닭을 명료하게 알지 못한다. 써 달라고 부탁하니까, 인간관계상 거절할 수 없어 마지못해 써준 경우도 있다.
후보들이 왜 출마했는지 그 속사정을 알아보니 (1)오래 전부터 회장을 꿈꿨으니까 (2)출마한 후보들이 함량미달이어서 (3) 출마할 생각은 없었는데 돌고 돌아 나보고 나가보라 해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처럼 왜 출마했는지 명분과 당위성이 부족하다 보니 입후보를 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공약을 발표한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전과 청사진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 후보는 안 되고 내가 당선돼야 한다는 우격다짐과 왜곡된 자존감만 넘쳐나고 있다.
3명의 후보 진영에는 깨어 있는 참모들도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몇 개월짜리 회장이라 할지라도 국내 태권도 수장을 뽑는 KTA 회장 선거가 아닌가. 자신들이 보좌하고 있는 후보가 놓치고 있거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옆에서 바로 잡아 주면서 선거 전략을 짜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선거에선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각 후보 진영에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상대 후보를 흠집 내고 인맥과 지연 등을 총동원해 표밭을 다지는 것뿐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과열-혼탁양상으로 치달아 불법선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그런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을 받고 후보자 심의를 위한 회의를 한 후 회장 선거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약도, 비전도,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하는 개념없는 회장선거는 이번으로 끝나야 한다. 태권도계 수준과 민낯을 그대로 보여줘 창피할 뿐이다. 다음 회장선거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바람이 있다면, 선거인단을 지금의 20여 명 간선제에서 벗어나 150명 내외로 확대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공약과 비전 등을 토대로 역량있는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되도록 제도적 개선을 꼭 해야 한다.

[글.긴급구조 태권도 진행자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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