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강화훈련단, 태릉선수촌에서 나가라! 왜?
코칭스태프 계약 만료 이유로 훈련 중단...근시안적 행정에 비판
골든 프로젝트 차질,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국가대표 강화훈련단 태릉선수촌 훈련이 잠정 중단 위기에 처했다.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결전의 각오를 다지며 동계 웨이트 8주 훈련 프로그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차동민, 오혜리, 이대훈, 김소희, 김태훈)들의 태릉선수촌 훈련에 제동을 건 근원지는 바로 대한태권도협회(KTA).
한국 태권도 중앙경기단체인 KTA 사무국의 근시안적 행정, 그리고 고의적인 강화훈련단 흔들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고산지대 경기를 대비한 국가대표 강화훈련단의 저산소 챔버 훈련 장면. @태권도신문
상시체제인 강화훈련단의 태릉선수촌 잠정 중단은 지난 1월 결정되었다.
2013년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년 6개월 여 간의 랭킹 싸움을 거쳐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따낸 5명의 선수들과 지난해 2월 선임된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는 8주간의 웨이트 훈련 중이었다.
그런데, 돌연 KTA 운영부 이상헌 부장이 태릉을 찾아 21일 퇴촌할 것을 협의(?)했다.
퇴촌 이유는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계약기간이 이달 28일까지이니 21일 미리 퇴촌하고, 이후 강화훈련단 계약 연장 혹은 새 선임에 따라 다시 소집할 계획이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보면 계약 만료에 따른 퇴촌으로 보인다. 진짜 그럴까? 속내를 들쳐볼 필요가 있다.
강화훈련단은 지난 2013년 국가대표 훈련 상시체제로 설계 및 도입되었다.
현 강화훈련단은 지난해 2월 경기력향상위원회(이하 경향위) 및 상임이사회를 통해 1년을 계약기간으로 선임되었고, 이후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시리즈 및 파이널서 대표 선수들의 훈련과 코칭스태프를 맡았다.
선임 계약 내용에는 계약해지 위반사항과 업무수행평가에 문제가 없을 경우 갑(KTA)과 을(지도자) 간 합의에 따라 계약을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계약연장 기간에 리우올림픽이 있을 경우 올림픽 코칭스태프 선임은 KTA 방침에 따른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따라서, KTA는 상시체제인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계약기간 중 계약위반 내용과 업무수행 평가를 바탕으로 경향위를 개최, 교체 사유가 있을 경우 공모를 통해 경향위 심의,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를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강화훈련단 임기가 2월 28일임을 감안해 사전에 경향위를 소집해 강화훈련단 훈련의 연속성이 보장되도록 일정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복잡한 사연이 있다.
우선, 현 KTA 국가대표 선발규정 내 경향위 임기는 1년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은 각 가맹경기단체에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서 법령 및 상위의 다른 규정에서 특별히 규정되지 않는 한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을 전제로 경향위의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제정 및 9월 개정된 KTA 국가대표 선발 규정 내 경향위 임기를 무엇 때문에 1년으로 적용하였는지도 궁금한 대목이지만 대한체육회와 KTA가 이와 관련해 상이한 임기를 적용하고 있어 다툼의 소지가 있다.
KTA 국가대표 선발규정과 강화훈련단 계약 내용도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KTA 국가대표 선발규정은 올림픽 등에 직접 파견하는 대회를 대비한 강화훈련단에 참가하는 지도자 중 국제대회 참가 지도자를 선발토록 되어 있다. 또한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는 공모를 바탕으로 경향위 심의를 거쳐 상임이사회 의결을 절차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계약에는 계약 연장 기간 중 리우올림픽이 있을 경우 올림픽 코칭스태프 구성은 KTA 방침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규정도 규정이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상 이번 퇴촌의 궁극적 대목이 있다.
KTA 성재준 전무이사를 비롯해 사무국 내 일부 직원들이 경향위 재구성, 그리고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교체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전무이사에 취임한 성재준 전무이사는 당시 경향위 구성 및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선임에 관련해 ‘어느 때보다도 잘 된 선임’이라며 흡족하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지나 평가는 달라졌다.
성 전무는 현재의 경향위, 그리고 강화훈련단의 유지가 아닌 새 체제를 원하고 있다.
이유는 이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성 전무는 최근 몇 달 사이 경향위를 교체하고 리우올림픽까지 염두에 둔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교체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결국 강화훈련단을 둘러싼 분란을 자초, 조장한 셈이다.
경향위와 강화훈련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성 전무 등이 이들을 교체하고는 싶은데 경향위를 다시 뽑자니 대한체육회와 규정도 상충하고, 최종결재권자인 회장도 사퇴했고, 여기에 KTA 회장선거까지 겹친 복잡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화훈련단 계약 기간을 내세워 선수촌 퇴촌을 종용했다는 정황이다.
3월 초에 다시 입촌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역시 불문명하다.
절차대로 하자면 기존, 혹은 새 경향위를 구성하면서 강화훈련단 선발 공모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공모 기간을 거쳐 경향위를 소집해 심의하고, 최종 상임이사회로 넘겨 새 회장의 결제가 필요하다. 하루 이틀 사이에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리우올림픽 출전 대표선수들에게 돌아갔다.
당초 8주간의 웨이트 프로그램은 그 일정이 단축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설날 연휴와 아시아선수권 최종선발대회 참관 등을 고려한다면 훈련 일정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입촌할지 모르는 상태로 오는 21일 태릉선수촌에서 퇴촌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트너 선수들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차동민과 오혜리 등 고참급 선수들 주도로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 간 융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강화훈련단, 예년에 비해 계획적인 동계 프로그램으로 몸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예정된 훈련 프로그램도 미처 다 마치지 못하고 선수촌을 나가야 한다.
체육과학연구원 골든 프로젝트 전담팀까지 붙어 선수들의 체력향상과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며 올림픽 중장기프로그램까지 가동 및 운영되고 있지만 21일 퇴촌과 함께 차질이 생겼다.
경향위 구성과 강화훈련단 계약 연장, 리우올림픽 코칭스태프 구성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은 진작부터 나왔다. 여기에 회장이 사퇴하면서 선거판에 돌입, 정책의 시야가 좁아져 있다.
결국 차동민, 오혜리, 이대훈, 김소희, 김태훈 5명으로 구성된 리우올림픽 대표 선수들의 훈련 일정과 지원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함에도 오히려 KTA 사무국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
경향위를 새로 선임하든지 말든지, 강화훈련단을 새로 뽑든지 말든지, 강화훈련단과 리우올림픽 코칭스태프 선임을 별도로 하든지 말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시체제인 강화훈련단에 대한 정책의 연속성 여부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대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다.
KTA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조장한다면 존립의 근거는 이미 없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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