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기원의 월단 특별심사,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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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은 가까운 이웃 무예계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단(段)’. 이 단은 무엇인가. 무예의 수련정도를 말하는 단위다. 이러한 단이 무예에 명확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현대 유도의 모체라 할 수 있는 강도관 유도와 일본경시청에서 출발한다.
초단에서 10단까지 10개 단계가 있었으나 2008년부터 일본의 검도는 9단과 10단을 폐지했다. 승단에 있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검도는 초단의 경우 만13세 이상에게 자격을 부여해 합격률은 80-90%에 이른다.
하지만, 2단의 경우는 60-70%, 3단은 40-50%, 4단은 30-45%, 5단은 20-30%로 단이 올라갈수록 합격률이 낮아진다. 이 합격률은 6단부터 더욱 낮아진다. 6단심사의 경우 약 10%, 7단은 8-10% , 8단은 1% 합격률(NHK에서는 0.7%로 보도한바 있다)이다. 유단자수보다 단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최근 국기원 ‘특별심사’ 공고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진출해 있는 많은 한인 사범에 이르기까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국기원 단에 대한 위상이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초단과 2단이 6단까지 승단할 수 있고, 5단이 9단까지 승단할 수 있다는 내용과 더불어 1백만원에서 2백5십만원의 기금까지 요구한 공고문은 과연 국기원이 어떤 의도로 이런 내용을 담아 공고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러니 국기원이 ‘단증장사’한다는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기원 태권도심사관리규정 제4조, 태권도심사시행규칙 제3조 심사구분에는 4항에 특별심사로 ‘월단 등 정책적 판단에 의해 시행하는 심사’가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유공자 특례적용기중을 경기실적과 공로실적으로 구분해 승단기간을 단축시켜주는 기준이 있다.
이중에서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적용대회와 관련해 7단 이하에게만 적용해 1회에 한하여 적용한다는 규칙이 있다. 이번 심사는 이 규칙마저도 뛰어 넘었다.
국기원이 공고문에 태권도 심사관리규정 및 태권도 심사시행규칙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공고문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국민대통합을 위한 8.15 특별사면을 단행해서 국기원은 국가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태권도인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특별심사를 한다고만 되어 있다.
국가정책이 특별사면인데 태권도 특별심사가 이에 부합되는지 의문이다. 8.15가 2개월이 훨씬 지난 이 시점에 특별사면과 특별심사가 무슨 관계자 있다는 것인지 국기원의 해명이 필요하다.
태권도계가 술렁이자 지난 29일 국기원은 긴급 특별심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다. 회의결과 1-3단 보유자는 응시대상에서 제외하지만, 4단은 8단까지 5단은 9단까지 4단계를 뛰어넘는 월단을 고단자심사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초단 보유자가 5단계를 뛰어 넘어 6단이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무리가 있고 고단자는 4단계를 뛰어넘는 월단심사를 하는 것은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자칫 기존 제도권 관계자들을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고, 4단계를 뛰어넘는 월단에 대해 세계 태권도인들의 따가운 눈총은 국기원을 향할 것이다.
국기원은 가까운 이웃 무예계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검도가 2000년부터 9단과 10단을 제외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1990년대 중국이 개방되면서 중국무술협회가 각 지역의 원로들에게 9단을 추서하였을 때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받아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한 답은 권재화 사범이 지난 2010년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담겨 있다.
“내가 단을 안올리니 제자들이 단을 달라는 사람이 없다.
단을 컨트롤하고 있다. 단을 남발하면 안된다.
여기 한국에서는 전부다 9단이다.
숫자만 틀리다. 숫자만......
사범이 중심이 되어야 피라미드모양이 된다. 그래야 단단하다.
단체가 중심이 되면 위에 사람이 굉장히 많아 피라미드중심이 안 잡힌다.
제일 위에 사람 때문에 밑에 사람들이 힘들다.
요즘 이 피라미드가 전부 이런식(역피라미드)이 되었다. 중심이 없다.
위에 사람은 할 일이 없다. 전부 아이디어만 내고 이야기만 해서 일만 만들어 복잡하게 만든다.
국기원은 늦지 않았다. 국기원은 국기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국기원 단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태권도인의 것이다. 파격적인(?) ‘월단 특별심사’ 이제라도 중단하고, 재검토하기 바란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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