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의 태권도 관장이 ‘편집부’에 보내온 절망의 편지
국기원 특별심사 추진에 분노… 땀과 자부심을 가진 검은 띠 자르고 단증도 불 태워
무카스 편집부에 29일 저녁 <▶근조 국기원◀ 한혜진 기자님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 왔다. 편지함에는 늘 취재처와 취재원의 다양한 보도자료와 제보가 온다. 그러나 이번에 온 내용은 한 중년의 태권도 관장이 보내온 편지이다. 태권도의 현 시국에 절망감을 담고 있었다.
최근 국기원이 실시하는 ‘특별심사’에 분노하여 지난 8년간 땀에 절고 다 낡은 띠의 양쪽 끝에 자신의 이름과 도장명이 새겨진 것을 가위로 자르고, 단증도 불로 태웠다고 전했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요 며칠간 더 이상 국기원 단증은 이면지와 다르지 않다고 불로 태우겠다고 하는 지도자가 한둘이 아니다. 이 관장은 자른 띠와 태운 단증을 우편으로 국기원에 보냈다고 한다. 국기원은 이 등기를 받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편집부는 이 독자의 편지 전문을 공유한다. [편집자 주]
독자가 보내온 편지 전문

한 중년의 태권도 관장이 국기원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
수고 많으십니다.
저는 경북의 한 시골에서 조그마한 도장을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어수룩한 관장 입니다.
비록 애들 껌 값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긴급구조 태권도의 정기 후원자이기도 합니다.
후원자 명단에는 "ㅁㅁㅁ" 으로 나오고 기사 댓글 닉네임도 "ㅁㅁㅁ"입니다. ^^
지난 월요일 국기원의 특심 공지를 보고 오늘까지 4일째....
아무리 국기원측의 입장을 이해해 보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만 더 치밀어 오르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러한
분노가 없어질지를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을 드렸듯이 저는 시골 구멍가게 같은 도장을 하는 어수룩한 관장이라 아무것도 모릅니다.
국기원이라는 높은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이 얼마나 깊은 생각을 가지고, 얼마나 태권도를 위해서 이러한 일을 벌이는 지는 모겠습니다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도장 개관이후
8년을 함께해온 땀에 절고 다 낡은 띠의 양쪽 끝 저의 이름과 도장이름이 새겨져
있는 부분을 가위로 잘랐습니다.
그리고 국기원 심사규정 절차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순수한 저의 땀과 노력으로 취득한 단증.
비록 또래 수련자에 비해 많이 낮은 단증이지만 그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사무실 가장 정면에 걸어 두었던 단증도 액자에서 꺼내서 반을 불로 태웠습니다.
잘라놓은 띠와 태우고 남은 단증 그리고 국기원장과 이번 사건의 관련자 전원이 사퇴하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 한 장을 각대 봉투에 넣어 국기원장 앞으로 특급으로 발송을 하였습니다.
지천명의 나이가 다되어가는데 저는 아직 하늘의 뜻은 고사하고, 국기원이 벌이는 이러한 작태조차이해가 되지 않으니…….
제가 수양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것 인지 아니면 저의 그릇이 간장종지 정도 밖에 안되어서 그런 것인지…….
오늘 저는 제가 생각해도 황당한 객기를 부린 것 같습니다.
태권도를 수련한 이후 이런 일을 하게 될지는 티끌만큼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처음 태권도에 입문했을 때 "국기원"이라는 3글자만 봐도 경외심이 생기고,
가슴이 두근거렸었는데…….
왜 국기원(아니 정확히 말하면 국기원을 장악한 소수의 무리들이 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겠지요)이라는 곳에서 저 같이 어수룩하고 그저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조용히 지내고 싶은 저 같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 기자님게 부탁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수많은 의혹과 말도 안 되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확실히 파헤치셔서
그 실체를 만천하게 공개를 해주시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반드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