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특별심사 ‘저단자’ 철회 결정은… 눈 가리고 아웅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1~3단 저단자는 특별심사 대상자에서 제외키로, 5→9단 월단은 ‘강행’

국기원에 임시 운영되고 있는 특별심사 접수처. 이미 1~3단 저단자 접수가 이뤄졌다.
사상 유례없는 국기원의 ‘무(無)개념’ 특별심사가 태권도계에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연한 현상이다. 환영하는 사람은 지금 ‘침묵’으로 주위 ‘눈치’를 보고 있다. 환영을 받으리라고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태권도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제 때 승단(昇段)을 하지 못한 태권도인을 위한 일종의 ‘월단’ 심사를 추진한 것.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말이 좋아 특별심사지 태권도 근간을 흔드는 ‘부정심사’로 태권도계는 규정하고 있다.
부글부글 태권도계 여론이 들 끊는 이유는 과거에 1단을 딴 사람에게 250만원의 기금만 내면 6단에 응시할 자격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5단이 단 번에 9단이 되는 코미디 같은 월단 정책을 내놨다. 게다가 유사단증 소지자에게는 태권도단으로 전환할 계획까지 발표했다.
이에 국기원 측은 아무나 조건의 대상이 아닌, 고단자 2명에게 추천을 받고, 까다로운 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4박5일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태권도인은 국기원 측은 해명에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이는 찾아 볼 수 없다.
부정 여론이 확산되자 국기원은 29일 오후 4시 ‘특별심사심의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민원들 중 타당성 있는 사안에 대해 공감하고, 응시자격과 응시범위 등 일부 조정, 검증과정을 강화하는 등 특별심사를 보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결과에 대해 국기원 측은 ‘1~3단 보유자는 특별심사 응시범위에서 제외키로 했다. 유사단증 또한 제외하며, 보인이 제출한 태권도 단증에 대해서도 기존 심의위원회와 별도로 심의위원회를 추가 구성해 더 철저한 자격 검증을 거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기원 측은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특별심사를 통해 다수의 태권도인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순수한 취지’가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국기원 자체가 대승적으로 자존심을 버리고 원래 계획한 1~3단 보유자의 응시자격을 제외시켰음을 소개하고 나섰다.
문제는 1~3단 보다 더 심각한 ‘5단에서 최대 9단까지’ 월단 문제는 그대로 살렸다는 것.
태권도인으로 적어도 44년 이상 꾸준히 수련해 이 분야에서 ‘입신(入神 : 사전적으로 기술이나 기예 따위가 매우 뛰어나 신과 같은 정도의 영묘한 경지에 이름을 뜻함)’으로 통하는 9단을 단 번에 주겠다는 ‘無개념’ 원칙을 재차 추진한다고 해 태권도계 여론을 더욱 부정적으로 끌어가고 있다.
이미 국기원은 지난 23일 특별심사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태권도인에게 신뢰를 져버리고, 한편으로는 ‘단증공장’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국기원 고위임원은 “태권도 발전에 노력했음에도 승단의 기회를 놓친 태권도인을 위한 기회제공”이라며 선전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미 특별심사 접수가 시작되었기에 1~3단 저단자의 응시자에 대해서는 이날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상에서 제외 됐다고 하면, 이들이 가만히 있을지도 의문이다. 형평성을 제기할 수 있으며, 법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눈 가리 아웅’식의 이번 특별심사 계획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태권도인의 심신 수련의 가치를 끌어 올려줘야 할 국기원 단증을 ‘한낱 종이’로 만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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