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1단→6단 ‘특별심사’… 태권도계 부정여론 확산

국기원 “태권도계 요구로 시작된 사업, 우려처럼 쉽게 월단될 수 없어”

태권도계가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다.
태권도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제 때 승단(昇段)을 하지 못한 태권도인을 위해 국기원이 특별심사를 통해 ‘월단’을 해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추진계획 발표가 되자마자 태권도계에 강력한 부정여론에 직면했다.
무조건 안 된다고는 할 수 없고, 누군가에는 정말 필요한 제도임은 확실하지만, 이처럼 태권도계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있다.
애초 계획했던 4~5단 이상자 중 최고 7단까지가 아닌, 1단에서 최고 6단까지, 4단에서 최고 8단까지, 5단에서 9단에 이르기까지 특별심사로 그 월단의 범위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권도 단증 보유자뿐만 아니라 아직 태권도계가 공감대 형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과거 관 단증, 국제태권도연맹(ITF), 국가협회장 명의 단증, 타무예 종목 등 태권도 유사단증 보유자도 특별심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국기원은 23일 ‘2015년 국내 특별심사 응시 접수 공고문’을 통해 “국내 태권도 단증 보유자 중 태권도 발전을 위한 활발한 활동과 경력에도 여러 이유로 승단 기회를 놓친 태권도인들 사기진작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기원은 이번 특별심사는 국기원 태권도심사관리규정 제4조 태권도심사운영규칙 제3조에 근거해 특별심사를 시행해 민, 관, 군 포함 학계, 일선 지도자 등에게 기회를 부여, 태권도계의 ‘위계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응시범위는 1~2단 보유자는 만 30세(1985년 11월 이전 출생자)에 한하여 최대 6단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5단 이상 보유자는 만 53세(1962년 11월 20일 이전 출생자)에 한하여 9단까지 신청할 수 있다는 것.
1단에서 6단으로 월단 특별심사… 기금 250만원 + 심사응시료 45만원 = 295만원

이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월단을 신청하는 만큼 구간 심사비용이 차등으로 요구된다. 기본 두 단계는 100만원, 3단계는 150만원, 4단계는 200만원, 5단계는 250만원의 기금을 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 1단에서 6단을 신청한 자는 총 5단계로 250만원의 기금을 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사 신청자 중 심의위원회에서 적정성을 따져 대상자로 확정되면 4박5일간의 특별심사 연수를 이수해야 한다. 이를 수료하면 국기원에서 연간 4회 실시하는 6단~9단 고단자 심사에 응시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또 고단자심사비용이 청구된다. 1단~6단은 45만원, 5단~9단은 70만원이다. 그럼 1단에서 6단으로 최종 연수와 심사까지 보려면 총 295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일각에서 ‘단증장사’를 하는 것이냐는 비난을 의식, 기존 정상적인 승단을 한 대상자들과 형평성에 맞춘 ‘기금’이라고 국기원은 강조하고 있다.
이번 특별심사 계획에 태권도계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매우 흥분상태다. 지난 23일 국기원 홈페이지에 공지된 게시물은 국기원 홈페이지 게시물 중 역대 최다 조회수를 갱신 중이다. 6일 만에 1만8천여명이 게시물을 확인했다.또한 페이스와 트위터 등 SNS에도 비판 일색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태권도 지도자 연대와 시민단체, 사범연합회 등에 이르기까지 반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27일에는 전국태권도지도자연합회와 한국태권도지도자연합회 등이 국기원을 항의 방문해 특별심사 제도에 강한 유감을 밝혔다.
태권도바로세우기사범연합회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한양대에서 이번 국기원의 ▲특별심사 ▲체육지도자 자격과정 태권도사범지도자격 제한 ▲국기원 심사제도 등의 현안에 대한 시국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별심사를 반대하는 태권도인들의 공통된 의견은 ‘태권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저단자의 고단자로 파격적인 승단, 그리고 중간을 거쳐 9단으로 월단은 태권도 단의 가치를 없애는 일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여기서 국기원의 입장은 무엇일까.
28일 오후 국기원 측은 현재 태권도계에 일어나는 부정여론을 충분히 인지하고 사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반감을 사는 1~2단 저단자의 6단 특별심사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 다시 재검토할 의사를 피력했다.
국기원 측은 “지난해 태권도 각계에서 태권도 승단을 제때 하지 못한 태권도인의 구제를 위해 특별심사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 1월 정기이사회에서 올해 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다.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거쳐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아무나 특별심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신청을 위해서는 복수의 고단자 추천이 있어야 하고, 심의위원회에서 엄격한 기준에 의해 대상자가 선별될 것이다. 일선 도장이나 현직 지도자들에게 피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심의위원회에서 조정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태권도계를 심하게 강타한 이번 특별심사는 오는 30일 예정인 국기원 임시 이사회의 재논의가 예상된다. 각계에서 보류을 요청하고 있어 이사회에서도 이 점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쟁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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