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칼럼] 군인인 듯 군인 아닌 군인 같은 넌...누구냐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이라는 슬로건을 건 ‘제6회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태권도경기가 43개국 229명의 남녀 군인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10월 8일부터 3일 간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 실내체육관서 열렸다.
태권도경기에 종합우승은 중국(금4, 은3, 동2)이 차지했고, 이란(금2, 은4, 동3)과 브라질(금2, 은1, 동3)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동 4개로 12위에 그쳤다.

여 -62kg급 결승에 맞붙은 장 후아(중국)와 헤다야 메드 말라크(이집트)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 태권도경기와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리고 향후 조정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우선 이 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F) G2 대회다. 1위자에게는 랭킹포인트 20점이 주어진다. 이번이 6회째이고, 지난 5회 대회 때는 G1이었다.
WTF는 올림픽랭킹에 누적되는 오픈대회 랭킹포인트를 1년 기준 60점까지로 제한해 두었다. 오픈대회 포인트 획득 경쟁이 지나칠 경우 올림픽 자동출전권 획득이 빈익빈부익부 현상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하계유니버시아드(G2)와 세계군인체육대회의 경우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일종의 제한없는 보너스인 셈이다.
더욱이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의 경우 2016 리우올림픽 자동출전권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열려 랭킹포인트 20점이 사실상 20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현 올림픽랭킹 4위권부터 10위권대 초반까지 선수 중 이 대회에 참가,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군인 선수들을 상대로 랭킹포인트를 챙길 경우 8명만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몇 개의 오픈대회와 맨체스터 그랑프리시리즈, 그리고 멕시코시티 그랑프리파이널을 남겨둔 시점에서 올림픽랭킹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선수 및 국가협회 입장에서는 결국 이 대회서 랭킹포인트 20점을 챙길 경우 엄청난 보너스가 된다.
문제는 이 대회 참가 자격이 되는 현역 군인 신분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물론 각 국가의 국방 및 병역체제가 상이하다는 점은 살펴볼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태권도는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이 출전한다. 그러나 한국과 다른 병역체계를 갖고 있는 국가의 경우는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다.
상비군 체제가 아닌 예비군 체제에서 유사시 상비군을 동원하는 경우의 국가도 있어 대회를 앞두고 예비군들을 현역인 상비군으로 신분을 전환시키는 경우도 있고 브라질처럼 일반인을 현역 군인으로 계약한 뒤 출전하기도 한다.
이번 대회 현장에서는 이와 관련 프랑스와 중국, 그리고 브라질 등의 올림픽 상위 랭커 선수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중국 여자선수들의 경우 -49kg급에 출전하는 94년생 리 자오이(올림픽랭킹 16위)는 소위로, +73kg급에 출전한 87년생 리 동하(올림픽랭킹12위), -62kg급에 출전한 90년생 장 후아(올림픽랭킹 6위), -67kg급 91년생 구 윤 페이(올림픽랭킹 9위), -73kg급 94년생 쳉 슈인(올림픽랭킹 9위)은 사관생도로 대회에 출전했다.
프랑스 여자선수들의 경우 +73kg급에 출전한 83년생 글래디스 에팡(올림픽랭킹 2위)은 하사로, -49kg급에 출전한 91년생 아지에즈 야스미나(올림픽랭킹 4위)는 일병, 브라질서 -46kg급에 출전한 90년생 이리스 실바 탕 싱(올림픽랭킹 6위)은 하사 계급으로 출전했다.
-62kg급에 출전한 이집트의 93년생 헤다야 아메드 말라크 와바(올림픽랭킹 6위)는 병역기록이 없었다.
남자 선수들 중에도 몇몇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리우올림픽 자동출전권 경쟁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이 선수들을 전략 선발했다는 정황이다.
현장의 반응은 두 가지다.
우선 일부 순수하게 군인 선수들이 출전한 국가들의 경우 대회의 취지가 바래졌다는 점을 든다.
해외에서 온 한 코치는 “내가 있는 곳에서는 대표급 선수들을 이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군 신분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경우 대표 선수들에게 군 신분을 주어 출전이 가능토록 하다보니 실력의 격차고 크고, 대회의 취지도 변질되었다. 현역 군인의 신분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올림픽 랭킹포인트를 쌓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표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참가할 수 있도록 소속 국가에서 협조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이에 속한다.
이와 관련 WTF 양진방 사무국장은 “사실상 이 대회의 장점들이 있어 G2 등급이 주어졌지만, 막상 랭킹포인트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또한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민감한 반응들도 있어 내년 리우올림픽이 끝난 후 이러한 것들에 대해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군인인 듯 군인 아닌 군인 같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 향후 대회의 취지도 살리고, 내실도 키우는 합리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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