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GP] 김훈, 단짝 이대훈 꺾고 첫 월드GP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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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GP 세 번째 대결에서 첫 승… “이렇게 기쁠줄 몰랐다” 감격
예선서 마틴, 타제굴, 곤잘레스 잇달아 누르고 본선 진출

김훈이 시상식후 태권로봇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훈이 성인 국가대표가 된 이후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한국의 김훈(삼성에스원, 23)은 16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디나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5 WTF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1’ 남자 -68kg급 결승에서 ‘단짝’이자 2016 리우 올림픽으로 가는 길에 숙명의 라이벌이 된 한국 태권도 간판 이대훈(한국가스공사, 23)을 생애 처음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GP 출전 사상 첫 메달 입상이다. 또 이대훈과 월드GP에서 세 번째 맞붙어 처음으로 이겼다. 2011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이후 성인 국제대회에서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감격했다. 자신을 이긴 상대지만 이대훈도 경기직후 김훈을 진심으로 축하해 했다.
월드GP 사상 결승에서 한국 선수간에 맞붙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회전은 김훈이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시작과 동시에 왼발 밀어차기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에 이대훈이 오른발 밀어차기로 만회해 동점을 이뤘다. 이대훈의 공격을 김훈이 주먹득점으로 추가득점을 올렸다. 이어 왼발 변칙 몸통 옆차기로 득점을 추가하더니 왼발 앞발 머리공격을 성공해 단숨에 6대1로 점수차를 벌렸다. 또 왼발 앞발로 1점을 추가해 7대1로 승기를 잡고 경기를 마쳤다.
2회전은 이대훈의 반격이 시작됐다. 몸통 득점을 연달아 성공시켜 2득점을 만회했다. 김훈의 공격을 기다렸다는 듯 왼 주먹을 꽃아 첫 주먹득점을 얻었다. 이에 김훈도 오른 주먹으로 1점을 추가했다. 후반 이대훈이 몸통 밀어차기와 주먹, 돌려차기로 추가득점에 성공시키며 8대7로 점수차를 1점차로 좁혔다.

김훈(청)과 이대훈(홍)이 결승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3회전. 두 선수는 경기 시작 전 악수로 시작했다. 1점차로 뒤진 이대훈은 이전 회전과 다르게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뛰어 들었다. 더욱 날카로운 왼발 커트에 이은 밀어차기로 득점에 성공 8대8 동점에 성공. 승부는 원점이 되었다.
김훈도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집중했다. 상대가 이대훈이라도 쉽게 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회심의 오른발 돌려차기로 3점을 올려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이대훈이 몸통 득점으로 만회를 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김훈도 이에 질세라 주먹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를 임박하고 이대훈이 몸통득점을 추가로 올리고, 김훈이 경고누적으로 실점해 12대1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숙명의 라이벌이 된 김훈-이대훈의 승부는 ‘골든포인트(연장전)’로 갈렸다. 시작과 함께 공방을 했지만 유효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1분 29초를 남기고 김훈이 이날 주무기인 왼발 앞 발을 찬 순간 전광판은 멈췄다. 김훈의 발차기가 유효득점으로 인정된 것. 월드GP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이다.
우승 직후 김훈은 후배 이대훈에게 부상이 없는지를 묻고 격려했다. 이대훈도 선배 김훈이 자신을 이긴 것에 대해 불편할까봐 전혀 없다고 말한 뒤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선수는 한참을 이날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시상식을 준비했다.

김훈(좌)과 이대훈(우)이 서로 맞붙어 메달 색깔은 갈렸으나 여전히 친한 우정을 과시했다.
김훈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대훈이도 처음 이겨보고, 그랑프리에서 우승도 처음이다.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게 이렇게 기쁜 줄 오늘 알았다”면서 “늘 우승을 위해 기도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시리즈에서 랭킹점수를 잘 쌓아 파이널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예선에서 까다로운 이란 선수와 맞붙어 혹시 졌으면 랭킹점수도 못 챙길까봐 걱정했다. 결승에서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은메달이라도 축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선에서 경기를 하면 한 명은 (랭킹)점수도 못 얻어 마음이 불편한데, 서로 메달을 따서 좋다. 무엇보다 서로 다치지 않고 경기를 마쳐 다행이다.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훈의 경기력은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괴물’로 불리는 2012 런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2회 우승자인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을 16강전에서 16대9로 이기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 8강전에서도 런던 올림픽 -58kg급 우승자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닐랴를 연장 접전 끝에 주먹공격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이란의 아볼파즐 야고비 조이바르도 8대6으로 꺾고 우승을 향해 파죽지세로 달렸다.
김훈은 다음 달 터키 삼순에서 열릴 그랑프리 시리즈 2차전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무카스미디어 = 모스크바 | 한혜진 기자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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