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태권도 대표팀을 흔들고 있나?

그랑프리 앞두고 KTA가 혼란 부추겨
2015년 첫 그랑프리시리즈인 모스크바 대회를 50일 남짓 남긴 가운데 출전 선수 세컨드를 두고 국가대표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와 출전 선수 소속 팀 지도자 간 파열음이 일고 있다.

국가대표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2016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 랭킹 6위까지 주어지는 자동출전 티켓 확보의 사활이 걸린 그랑프리시리즈 출전을 앞두고 대표 팀과 소속 팀 간 관계를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오히려 부추겼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지난 17일 태릉 인근에서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와 그랑프리시리즈 출전 선수 소속 팀 지도자, 그리고 KTA 성재준 전무이사와 이상헌 경기부장을 비롯한 간부급 직원들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의 취지는 그랑프리시리즈 랭킹포인트 획득을 위한 대책 마련, 그리고 실질적으로는 그랑프리 출전 대표 선수단 세컨드 권한을 두고 의견을 취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결국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되었다.
세컨드를 누가 볼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개진되자마자 날선 발언이 나왔다.
소속 팀 선수들이 그랑프리선수단에 합류해있는 삼성에스원 오일남 감독은 지난해 그랑프리시리즈서 한국 선수들끼리 경합한 경기를 언급하며 “우리 소속 팀 선수 세컨드는 경기 중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입을 닫아 불이익을 당했다”며 “지금 대표 팀 코치 중 체급별 올림픽랭킹 8위까지 선수들 이름을 다 외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등 대표 팀을 몰아붙였다.
이에 박종만 총감독이 “지금 강화훈련단 잘 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러냐? 이럴 거면 처음부터 대표 팀 상시체제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나 역시 지난해 대표 팀 소속이 아니었지만 우리 선수를 대표 팀에 맡겼다”며 반박했다.
결국, 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서로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고, 강화훈련단 지도자들은 이미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KTA는 이날 간담회가 대표 팀과 소속 팀 간 의견을 취합하고, 조화로운 선택을 위한 과정이라고 수차례에 걸쳐 설명했지만 결국 KTA가 이 같은 혼란을 부추긴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속 팀 선수가 그랑프리 선수단에 합류해 있고, 해당 선수 지도자가 강화훈련단에 포함되지 않은 팀의 경우, 그리고 체급별 두 명의 선수가 그랑프리시리즈에 출전해 맞붙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소속 팀의 절박함은 당연하다.
KTA 역시 설명을 종합해보면 총 10명의 그랑프리시리즈 코칭스태프 엔트리 중 세컨드를 볼 수 있는 정원이 6명이기 때문에 강화훈련단서 감독을 제외한 코치 3명이 세컨드를 맡고, 자비로 대회 현지에 오는 소속 팀 지도자 최대 3명에게 세컨드를 볼 수 있는 코칭스태프 엔트리를 주는 것으로 윤곽을 잡아 놓았다.

17일 태릉 인근서 열린 간담회 장면.
문제는 소속 팀, 특히 한 팀의 절박함으로 인해 국가대표 선수단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KTA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임명된 강화훈련단 지도자들은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리우올림픽 대비 그랑프리 선수단까지 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A는 그랑프리시리즈 첫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강화훈련단이 대표 팀이 아니라며, 반드시 강화훈련단 코치가 그랑프리대회 코치를 맡는다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랑프리선수단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국고와 협회 예산으로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 실질적으로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자동출전 티켓을 따기 위한 대표 팀이다.
대표 팀이 아니라면 굳이 국고와 협회 예산을 통해 강화훈련을 하고, 대회 출전 경비와 기타 지원을 해가며 대회에 출전할 명분도 없다.
또한 선수들의 그랑프리 성적과 관계없이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와 소속 팀 간 갈등, 그리고 강화훈련단 내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미묘한 어긋남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지난 강화훈련단의 경험을 거울삼아 대표 팀의 화합, 그리고 확실한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얼마나 막중한 지 이미 드러났다.
따라서 그랑프리시리즈 세컨드 논의가 올림픽랭킹 포인트 획득의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면 그에 따른 세심한 접근과 절충이 무엇보다 먼저 고려되었어야 했다.
소속 팀의 절박함을 십분 이해는 하지만 KTA는 강화훈련단의 책임과 권한, 그리고 대표 팀의 사기를 더 고려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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