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입찰방해’ 간부 약식기소… 국기원은 '모르쇠' 일관

업무상 범죄로 벌금형 300만원 이상이면 ‘해고’… 문체부, 중징계 지시

입찰 비리로 대회 개최 전후로 논란을 빚은 2014 포항 세계태권도한마당 개막식 전경
지난해 전 세계 태권도인의 제전이라 할 수 있는 ‘세계태권도한마당’에 이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특정 회사를 대행사로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조작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도 국기원은 수사기관이 아니기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니 징계 처리를 미뤄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6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2014 포항 세계태권도한마당’ 개폐회식 대행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심사 채점표를 조작해 입찰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를 한 이 모 사무처장(이하 ‘이처장’)을 벌금형 400만원의 약식기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검찰이 벌금형 400만원을 약식기소 한 것은 맞지만, 법원이 최종 판결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약식기소는 번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벌금이 낮아질 가능성도 없다.
이처장은 <무카스>와 8일 전화통화에서 “자꾸 주변에서 벌금형 400만원을 받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아직 난 통지문을 정식으로 받지 못했다. 변호사를 통해 그 정도라고 들은 게 전부다. 받으면 난 정식재판을 요청할 것”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 태권도인이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감사원,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기관에 이처장의 비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국기원의 쇄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지난 5일 제출했다.
<무카스>가 입수한 탄원서 내용에 따르면, 국기원의 끊임없는 내용에는 권모술수가 능한 ‘이 처장’이 직위를 이용하여 국기원의 각종 사업에 개입하여 편리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많은 접대와 향응 또는 편취를 통해 태권도 본산 국기원의 비리 소굴로 변질하고 있으니 정부기관이 특별감사와 수사를 통해 국기원을 정상화해줄 것을 바란다는 내용이다.
국기원 이사장 임면권과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이 같은 문제를 확인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난 5일부터 관련 사항을 자세히 검토한 후 8일 국기원에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당사자에 대해서는 관련규정에 따라 중징계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경북 포항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한마당 개·폐회식을 총괄 운영할 대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총 네 곳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이 처장을 포함한 9명의 심사위원이 업체별 프레젠테이션을 근거로 채점했다.

조직위원회 내부에서 이처장의 채첨표 조작 사실을 발각해 경찰에 제출한 증거자료
그런데 채점이 모두 완료된 후 이처장과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S업체’가 뒷순위로 밀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존 채점표를 없애고 새로 평가해 1위 업체가 뒤바뀌었다. 조직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국기원에 문제를 제기해 조직위 사무총장을 교체했다. 결국 조작으로 1위를 한 업체는 스스로 계약을 포기해 탈락한 2위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어 포항북부경찰서는 대행사 선정 입찰방해와 관련, 관계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해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다. 대회가 끝난 후에는 미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 모 사범이 대행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평가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이처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처장이 벌금형 400만원이 확실하다면 중징계는 불가피하다. 국기원 취업규칙 제51조 12항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 뇌물수수, 횡령 등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서는 해고할 수 있다는 규정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 처장은 지난 2012년 △허위경력 기재 △인사기록카드 임의변경 △공문서위조 등의 이유로 해고 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국기원에 제기한 소송으로 서울북부지법으로부터 징역 6개월의 선고 유예를 판결 받았다.
그러나 이처장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로 조정 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거치면서 내부의 정치적 상황에 관여하면서 논란 끝에 2014년 1월 복직했다. 이후 계속해 실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처장으로 각종 사업에 관여하는 등 계속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한마당 입찰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아 온 당사자를 국기원은 여전히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 다음 달 말 평택에서 열릴 세계태권도한마당 사업 총괄 위치에 그대로 일하고 있다.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다’.
실제로 허위경력과 공문서 위조 혐의로 징역 6월의 선고유예를 받았고, 국기원에서 여러 사유로 해고를 당한 바 있으므로 이번 한마당 입찰비리가 확정되면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이제는 국기원이 두 번이나 부정비리를 저지른 이 처장에 대해 규정대로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한마당 사건과 별개로 이처장의 업무상 비리 혐의를 내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6년부터 12년까지 이처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업 관련 계약서와 자료를 확보해 검토를 마치는 대로 곧 관련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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