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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챔피언 '우징위' 통곡케 한 ‘하민아’는 누구?

올림픽 챔피언 '우징위' 통곡케 한 ‘하민아’는 누구?

세계랭킹 96위 주목받지 못한 선수에서 단숨에 여자 경량급 다크호스로 주목


생애 첫 여러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하민아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중국 태권도 여제 우징위가 화장실에서 통곡했다. 결승전이 끝난 후였다. 기뻐서일까? 슬퍼서였을까? 아니면, 아쉬워서였을까? 분명한 것은 기뻐서 울었던 것은 아니었다. 왜냐면, 세계선수권 3회 우승 도전을 눈앞에서 잃은 직후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우징위는 옛 전성이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이번 대회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수많은 관중과 선수단에게 관심을 받았다. 스스로도 이번 대회 우승에 욕심이 컸다. 몸도 한결 가벼웠다. 대다수 선수들이 앞발 커트를 주로 기술을 펼치는데 반해 우징위는 송곳 같은 돌려차기와 주특기인 얼굴 발차기 기술로 시원한 경기를 펼쳤다.

이런 우징위를 꺾은 이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하민아’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파견된 한국 여자 선수단 중 우승후보는 아니었다. 성인 국제무대에서는 코리아오픈 동메달이 전부. 경험도 부족하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 체급에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 2회 우승에 빛나는 우징위를 비롯해 세계선수권 3회 우승을 한 백전노장 스페인의 브리히떼 야게 엔리께(세계랭킹 3위)와 이 체급 세계랭킹 1위 크로아티아의 자니노빅 누이자가 군림하고 있다.

이들 선수들에게 하민아는 한국 선수지만 풋내기. 고교시절인 2012 이집트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지만 그 여세는 성인무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 파견 국대 선발전에서 뼈아픈 패배는 하민아를 좌절케 하는 일이었다.

8강전에서 당시 월드챔피언에 오른 김유진을 상대로 5대1로 앞선 상황. 얼굴 발차기를 찬 상황에서 주심이 갈려를 선언했다. 그 발은 그대로 김유진의 안면을 때렸다. 김유진을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반칙패’를 당하고 말았다. 좌절은 곧 슬럼프로 이어졌다. 그가 이 체급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허물어졌다.

그리고 2년 후. 다시 일어섰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2진 국가대표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면서 다시금 국가대표 꿈을 키웠다. 실력도 많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 선발로 월드챔피언에 도전해야 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는 계기가 됐다. 정말로 국대 1진으로 선발돼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하민아는 우승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꿈’만 있었다. 그래서 우승 직후 믹스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자 첫마디가 “믿어지지가 않는다. 꿈만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하루사이에 무명의 선수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바뀌었다. 한국에 언론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국내 중앙 방송, 신문은 물론 전문지까지 하민아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우승 이튿날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민아는 인터뷰를 하는 상황에 대한 소감을 묻자 “신기하다. 내가 이런 곳에서 인터뷰를 할 줄이야”라면서 “어제 밤새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너무 기쁘고, 답장 하느라 잠도 못 잤다. 오늘은 외국인들도 나와 사진찍자고 해서 더 신기했다”고 말했다.

하민아(홍)가 우징위를 상대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결승전 3회전 우징위를 상대로 2점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 한편의 드라마같은 승부였다. 마지막 7초를 남기고 1점을 만회하더니 종료 부저가 울리기 직전인 1초를 남기고 동점을 만들었다.

이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이나 한국 선수단 모두 우징위가 결국에 이기겠구나 하는 예상을 뒤집는 순간이었다. 정작 본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본래 경기를 역전시키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3회전 종반 2점을 뒤지는 상황에 마음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 원래 국내 대회에서 역전을 많이 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태릉선수촌에서 자주 지는 상황을 놓고 막판 역전할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마지막 1초를 남기고 동점이 된 것은 뒤늦게 전광판을 보고 놀랐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세계랭킹 96위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하민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곧 10위대로 진입하게 됐다. 그랑프리 출전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서울체고 2년 선배로 마음이 잘 통하는 세계선수권 2연패의 김소희(한국체대)와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김소희와 경쟁에 대해 “소희 언니와 개인적으로 매우 친하다. 어젯밤에도 우승했다고 축하 문자를 보내주었다”면서도 “(이길)자신 있다. 언니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 집(울산) 앞이 바다이다. 가끔 고기도 먹고 그랬는데, 빨리 집에 가서 가족들과 (우승) 파티도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가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여자 경량급에 하민아의 가세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강호를 제압하고 새로운 월드 챔피언이 된 하민아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무카스미디어 = 러시아 첼랴빈스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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