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승품단 심사기준 완화 = 태권도 승품단증 가치 하락!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국기원, 시도태권도협회 중심 도장특위서 결정한 심사기준 완화 정책에 ‘불허’

국기원 심사 전경 (이 기사 내용과 무관함)
태권도가 저연령층 유아 체육화 되더니, 급기야 심사기준도 바닥으로 낮춰 태권도 승품단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가뜩이나 태권도 승품단 가치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일고 있는데 오히려 심사기준을 완화해 태권도 미래가 걱정된다.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가 국기원 승품단 심사를 위임받은 대한태권도협회와 가진 특별회의에서 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를 시도했다. 단적인 예로 기존 1품 심사를 보기 위해서는 태극 1장부터 8장 중 품새 두 개를 추첨해 진행했다. 그런데 개정안은 태극 5장을 필수로 하고 1장부터 4장 중에 하나를 지정하자는 것. 결과적으로 1품 심사를 보려면 태극 5장까지만 수련하면 된다.
이 같은 심사 완화 조치는 4세에서 7세 등 어린 수련생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범위가 5단까지 확대된 것 또한 문제다. 심사 합격률을 높이려다가 태권도 승품단 심사 가치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일부 태권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승품단 심사에서 탈락 현상을 걱정하며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에 국기원 승품단 심사 자격도 안 되는 수련생을 심사를 보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는 지도자도 다수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는 지난 19일 사무국에서 전국 17개시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 또는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2015년도 제2차 도장지원특별위원회(회장 김화영, 울산태권도협회 전무이사)’에서 1품~4품과 1단~5단까지 심사평가 방식을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준 완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태권도 수련생이 10년 전 초등학생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6~7세 미취학 아동으로 대폭 낮아졌으니 그 기준도 낮아져야 한다는 것. 8장까지는 범위가 넓어 어린 수련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부과하고, 흥미 저하로 퇴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러니 시대변화에 따라 국기원 심사기준도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는 도장 특별위에서 주장과는 반대 입장이다. 상당수 시도협회도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 이는 태권도 승품단 가치 때문이다. 엄연히 태권도 승품단 심사는 품단증의 권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은 심사 기준이 최소한 현행 기준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이날 장시간에 걸쳐 도장특위가 손질한 심사기준안은 국기원 측에 요구사항으로 전달됐다. 이에 국기원 측은 23일자 공문을 통해 ‘수용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국기원이 정한 심사규정을 철저히 따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KTA 도장특위 요청에 따라 참관한 국기원 국내사업팀 김일섭 팀장은 “연령이 낮아져 심사 기준이 어렵다는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원칙과 기준도 없이 완화하면 심사를 보는 의미가 없다. 게다가 2~3품, 5단까지 조정하는 것은 큰 문제다. 이미 1품의 경우 8장을 지정에서 시도협회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정 2개로 완화를 했다. 따라서 국기원은 원칙적으로 기존 방식대로 심사 기준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도장특위에서 결정한 내용은 KTA와 사전 협의 진행된 것 또한 문제다. 국기원 승품단 심사의 위임계약을 한 주체는 KTA다. 따라서 시도협회와 재위임계약을 위해서는 KTA 주도로 시도협회의 의견을 청취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심사 기준이 완화되면 일선 도장에 큰 도움이 될까. 기준이 완화되면 불합격률이 줄겠지만, 걱정은 학부모들에게 1년 이상 수련해야 승품할 수 있다는 명분이 사라진다. 태극 5장까지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며칠간 국기원과 KTA에 민원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낮추는 것이냐고.
태권도는 단순히 스포츠가 아니다. 엄연히 승품단 체계가 있는 무예다. 그러므로 심사는 적어도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태권도가 살아남을 수 있다.
춤을 춰도, 품새를 틀려도, 격파에 실패해도 승품단증을 받는 수련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과연 좋을까. 그리고 이후 이들은 태권도를 어떻게 생각할까. 태권도 권위는 수련생과 학부모가 아닌 지도자와 관련 기관에서 먼저 지켜야 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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